KOREA CUP 2020, AIDA DEPTH COMPETITION
상태바
KOREA CUP 2020, AIDA DEPTH COMPETITION
  • 수중세계
  • 승인 2020.11.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리다이버, 10월의 제주
그 바닷속으로

글 _ 김정아
FREEDIVE SUPERHOME team 소속 선수
現 AIDA 수심 전종목 한국기록 보유자
Korea Cup 2020 통합 공동 우승자

사진제공 _ 디퍼프리다이브
사진촬영 _ 이종기, 이수열, 이수연

∷∷∷ 한국 프리다이버로서 그동안 해외에서 개최된 프리다이빙 대회만 참가하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 바다에서 트레이닝을 시작하고 제주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내게는 새로운 바다,
제주 서귀포에서 지난 10월 24, 25일 열린 <KOREA CUP 2020> AIDA DEPTH COMPETITION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제주 바다는 어때?

이 곳 제주에서 트레이닝을 시작하며 가장 많은 들은 질문 중 하나가, 해외 바다에 비해 제주 바다는 어떠냐는 것이었다. 물론 프리다이빙도 기록 경쟁에 있어서 환경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는 스포츠다. 수온이 따뜻한 필리핀 바다 또는 조류가 없는 이집트 다합의 블루홀을 선호하는 많은 프리다이버들 사이에서 나 역시 한국 바다는 그저 ‘춥다’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프리다이버로서 경험한 제주 바다는 그렇게 한 문장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의 특성상 높은 너울이 있기도 했지만, 때로는 너무나 잔잔한 호수와도 같았다. 또 조금씩 떨어지는 10월의 아침 기온에서 상대적으로 물속은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조류와 함께 흘러가며 다이빙을 하는 드리프트 다이빙을 하는 경우엔 강한 조류는 느껴지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한라산을 바라보며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큰 매력이었다.

KOREA CUP을 주관하는 디퍼프리다이브가 올해 드리프트 다이빙을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열정적인 한국 프리다이버들의 PB(Pesonal Best, 개인 최고 기록) 경신이 계속되었고, 10월이 되자 심판, 세이프티팀, 의료팀, 미디어팀 그리고 참가 선수들이 이곳 서귀포로 모여들었다.

 

KOREA CUP, 한국을 대표하는 수심대회로!

40여 명의 프리다이빙 선수가 참가한 KOREA CUP은 201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AIDA 공식 수심대회다. 참가 선수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엄격하게 국제 AIDA 경기 규정을 따르는 것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경험이 많은 메인 세이프티들을 주축으로 강도 높은 세이프티 팀트레이닝이 이루어졌으며, 대회 2일 전 대회 메인져지(심판)이자 주최자인 김봉재 AIDA 트레이너가 웨비나(Webina)를 통해 대회 규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온라인을 통해 AIDA 대회 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대회 사전 브리핑 및 질의응답을 통해 이해를 돕는 이런 방식은 무척 새롭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나와 같은 참가 선수들에게 정말 유익한 내용이었다.

올해부터 대회 참가 필수 서류인 의료진술서와 면책동의서 외에 ‘Competition Form’이 새롭게 추가가 되어 3개월 이내 트레이닝 기록과 다이빙으로 인한 상해에 대한 내용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는 선수의 상태와 경기 능력을 파악함으로서 안전한 대회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대회 전 날 오후, 선수 등록과 랜야드(Lanyard, 안전장비) 체크, AP(Announced Perfomance, 경기 전 선수는 본인이 다이빙 할 종목과 깊이를 미리 써 제출한다.) 제출을 마치면 다음 날 경기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Start list가 발표된다. 나를 비롯한 10명의 선수가 대회 첫 날, KOREA CUP 대회 최대 수심인 60m를 다이빙할 것이라고 발표됐다. 올해는 많은 다이버들이 이미 트레이닝을 통해 60m 이상의 다이빙을 제주 바다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예상했던 일이었고, 한국 프리다이빙의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5,4,3,2,1 Official Top!

대회당일 아침. 가을바람의 쌀쌀함이 조금 느껴지긴 했지만 화창한 날씨 덕분에 기분은 가벼웠다. 서귀포항에 마련된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경기를 하는 선수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긴장을 풀 수 있었다. AIDA 대회에서 선수는 본인의 경기 최소 1시간 전에 반드시 체크인을 해야 하는데, 종종 이 시간에 늦어서 경기를 하기도 전에 레드카드(실격)을 받고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있다. 다행히 이번 대회는 대회 규정 웨비나 덕분인지 그런 불상사는 없었다.

상승하고 있는 선수와 세이프티들
상승하고 있는 선수와 세이프티들

 

서귀포항에서 20분 간격으로 선수들을 실어 나르는 셔틀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니, 문섬 뒤 바다 한 가운데 선수 대기 보트와 대회 메인 보트인 꿈꾸는 고래호가 보였다. 메인 보트가 플랫폼이 되어 Counter Ballast System(경기가 치러지는 official line 반대편에 웨이트를 설치해 응급 상황에서 선수를 구조할 필수 안전장치로, AIDA 대회 개최 시 반드시 필요한 장치다.)을 갖춘 두 개의 경기용 Official line과 노란색 모자와 래시가드를 입은 심판진, 의료팀, 진행팀을 싣고 있었다. 메인 보트 옆으로 세 개의 웜업 부이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었고, 형광색 래시가드를 입은 9명의 세이프티 다이버들이 이른 아침부터 바다에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아쉽게도 이번 대회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선수 코치 외에는 대회 참관이 허락되지 않았다.)

바람과 너울이 있던 날. 혹시라도 바람소리에 경기 카운트다운이 선수에게 제대로 들리지 않을까봐 있는 힘껏 “2minites to the Official Top!”을 외치던 심판들의 목소리가 눈을 감으면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바람의 소리까지 더해져 수면은 조금 어수선할지 몰라도, 다이빙이 시작되면 바다 속은 상대적으로 더 고요하게 느껴진다.

경기 직전의 긴장감, 그리고 2분 남짓 동안 깊은 바닷속으로 사라졌다가 세이프티 다이버들과 함께 올라오는 한 명의 프리다이버.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심판을 향해 “I’m okay" 사인을 보내는 것 까지. 결과를 떠나 모든 프리다이버는 도전했다는 것만으로 이 바다에서 축하와 환호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마지막순서의 선수와 다함께 상승중인 대회 세이프티들
마지막순서의 선수와 다함께 상승중인 대회 세이프티들

 

본인이 발표한 수심까지 하강해서 택을 뜯어와 심판에게 보여주며 판정을 기다리는 선수들

 

심판으로부터 화이트카드를 받고 기뻐하는 선수와 축하해주는 스태프들

 

프리다이버를 빛나게 하는 것들
KOREA CUP 2020에서 참가 선수들은 수심 10m에서 60m까지 다양하게 자신의 경기 수심을 발표해 안전하게 경기를 마쳤고, 마지막 순서의 선수가 모든 세이프티 다이버들과 함께 상승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끝으로 이틀간의 대회는 마무리되었다.
제주 바다에서 프리다이버들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수많은 준비와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KOREA CUP 주관 센터 디퍼프리다이브와 심판진, 세이프티팀, 기술팀, 의료팀, 미디어팀 그리고 꿈꾸는고래호와 순연호, 스쿠버스토리호 등 선장님들을 비롯한 30여명의 모든 스태프들께 이 글을 빌어 깊은 감사를 전한다.


프리다이빙을 할수록 그저 다이빙의 깊이나 대회 결과가 반드시 행복한 다이빙을 말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좋은 바다가 아니라 좋은 사람들이 함께할 때 가장 행복한 다이빙을했다. 내년에도 제주에서 이 이야기가 계속 되기를, 그리고 그 바다 안에 내가 있기를 바란다.

필자 김정아
필자 김정아

 

대회 스태프프진(심판, 세이프티, 의료진, 미디어팀 등)
대회 스태프프진(심판, 세이프티, 의료진, 미디어팀 등)
* KOREA CUP 2020은 39명의 선수가 이틀간 총 77번의 다이빙을 시도해 54개의 화이트카드, 10개의 옐로우카드, 14개의 레드카드가 나왔다.

대회는 프리다이빙 수심 4개 종목(CWT, CWTB, FIM, CNF) 중 선수가 선택해 다이빙할 수 있으며 종목별 차등 포인트를 두어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대회를 주관하는 김봉재 디퍼프리다이브 대표에 따르면, 2021년 KOREA CUP 최대 수심은 70m로 상향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기사

당신만 안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