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7/08, 197호] 윤혁순, 십 각 동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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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7/08, 197호] 윤혁순, 십 각 동화로
  • 윤혁순
  • 승인 2021.11.0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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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es Culture Museum | 물고기문화박물관
글, 사진 윤혁순

다큐멘터리스트 작품 : 월리스라인의 원시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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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추운겨울엔 이웃집 사랑방에 모여 가운데 화로를 두고 군밤, 고구마, 감자, 가래떡 등 화로에 올려놓고 옛날이야기로 밤을 보내는 즐거움은 경험하지 못한 요즘 세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노변정화(爐邊精話)라고 호랑이, 불도개비, 처녀귀신, 온갖 구전문화의 성지였고, 마치 일가친척같이 나누던 정감들은 화로 속 감자, 밤 익는 냄새와 같았으며, 문살이 창호지 바람에 윙윙하여도 화로의 온기는 따뜻하였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변하여 화로가 사라지면서 우리의 겨울밤 정감어린 몇 가지의 문화도 함께 사라져 버렸다. 


화로에는 부삽과 부젓가락이 늘 함께한다. 부삽은 밥주걱모양으로 타고난 재를 숯 위에 꾹꾹 눌러 연소를 막아 주어 숯이 오래 타도록 하고, 부젓가락으로는 뜨거운 숯을 잡고 옮겨 담거나 할아버지 곰방대 담뱃불을 붙이는데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온돌주거생활에서 바닥을 데우고 난 뒤 방안의 공기를 데우던 화로는 중요한 생활 기물이었으며, 추운 겨울 운치를 더해주었다. 한국의 미는 논두렁 밭두렁 같은 곡선에 있다고 하신 최순우 전 중앙박물관장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곡선의 느긋한 아름다움은 우리 민족의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십 각 동화로는 매우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곡선과 직선이 교차하지만 직선은 나타나질 않는다. 둥근 원에 10각의 면은 곡선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전체적인 원형은 부드럽게 어울린다. 우리의 민예품에는 실용성이 우선하면서도 보면 볼수록 더욱 단순하고 수수한 조형미는 현대적인 생활기물에 적용하여도 아무런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돌화로는 8각이나 동화로는 10각으로 만들어지는데 민간 신앙에서는 8은 풍요를 상징하고 10은 우리민족문화에서만 볼 수 있는 숫자로 대표적으로 십장생도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완전함을 표 현하는 그림으로 신선사상이 표현 된 것처럼 10은 또 다른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10각 화로에서 2개의 면에는 박쥐 문양 투각에 손잡이를 붙이고 4자의 한자와 4개의 사물과 수복강령 문자를 그려 넣었다. 


수복강령은 조선시대의 기본적인 바램이다. 그리고 박쥐를 중국에서는 편복(蝙蝠)이라 하는데 편복의 복은 우리나라의 복(福)과 동음이기 때문에 손잡이에 부조되어 그 집에 다복 기원한다. 소나무는 지조와 절개를 비롯해 장수를 상징하는 의미이다. 대나무 역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며 또한 축원의 의미이다. 상징의 보고인 물고기는 표상적인 상징으로는 여유(餘裕)이다. 그리고 매우 복잡한 상징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여(如)와 어(魚)는 발음이  같아 송축의 의미도 지닌다. 그러나 10각 동화로의 물고기는 불과 상반된 물을 대신하여 화재를 예방하고 마음의 위안으로 새겨졌다. 예를 표했던 화로는 상류가정에서 주인이 아랫목에 앉아 손님을 맞을 때에는 화로를 손님 가까이 놓는 것을 예의로 삼았으며, 서민층에 서도 화로를 연장자나 손님 곁으로 밀어주어서 따뜻한 정을 표하였다. 


세상은 변한다. 정과 존경이 점점 사라지는 지금 이 시대가 지난 다음에는 어떤 세상으로 다가올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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