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7/08, 197호] 첫 200시간 요가 강사 과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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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7/08, 197호] 첫 200시간 요가 강사 과정 후기
  • 김선영
  • 승인 2021.11.01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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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합에서 열린 최초 한국인 프리다이버 요가 강사 트레이너의
첫 200시간 요가 강사 과정 후기

글 김선영
프리다이빙 한국 여자 기록 17회 갱신(AIDA&CMAS대회) & AIDA, PADI freediving instructor

어느 날, “카톡 왔어요”하고 한국에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1년여 전 비앙카 요가 코스 수업을 들은 후 한국으로 돌아간 학생의 상담 요청이었다. 그는 프리다이빙 학생들이 요가도 가르쳐보라고 하는데, 잘못 가르치면 위험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비앙카 우주 요가 협회”든 뭐든, 비앙카가 주최하는 요가 강사 과정을 다합에서 열 계획이 있다면 참여해서 심도있게 요가를 경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는 6개월 동안 주말에만 열리는 과정인데, 인도나 인도네시아처럼 한 달 집중 과정을 해보며 몸의 변화를 관찰해보고 싶다고 했다. 


계획은 있었다. 그러나 10년 후 쯤 일어날 수 있는 꿈 중에 하나였다. 처음 반응은 “지금은 말도 안돼!”였다. 아직은 요가를 만난 지 7년도 채 안되고,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되물었다. ‘그 준비는 언제 되는 건데? 언젠가 하고 싶은 꿈이면 지금부터 알아보면 어때?’ 

 

그리하여 요가 얼라이언스라는 협회에 등록하는 방법부터 알아보았다. 요즘 요가 학원에서는 강사 채용 시 자격증을 요구 하는 곳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그러다보니 나처럼 명성이 전혀 없는 요가 강사가 요가 강사 과정을 열거라면 공신력 있는 요가 협회 자격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갖추어 두면, 신뢰를 줄 것 같아 마침 리드 트레이너로서 자격은 갖추어진 상태이니 등록 절차를 시작했다. 공인 받은 요가 학교로 인가받는 절차를 보니, 리드 트레이너로서 해야 하는 역할에 엄청난 부담이 밀려왔다. 이 많은 내용을 내가 다 가르칠 수 있을까? 오래 전에 배웠던 요가 해부학, 요가 철학, 요가 역사 등등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아 보였다.


그렇게 첫 상담 문자를 받고 다음 상담 일정을 만들어 화상 회의로 이어갔다. 그 대화에서 그 분의 요가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나에게서 배운 요가를 계속해서 한국에 돌아가서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이제는 그 요가를 가르쳐보고 싶다는 분께 “안 되겠습니다. 제가 아직…” 은 답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같이 답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았다. 명상 수련하며 깨우쳐 왔듯, 갈등하는 나의 모습을 밖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그 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 인 생에서 이미 여러 번 경험한 바 있듯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니, 내맡겨라.”와 근사한 완벽한 선생님으로 보이기 위한 “에고ego를 버려라.”를 실천했더니 슬슬 불가능이란 단어를 설렘이란 단어가 역전해 갔다. 역시나 잘 흘러갔다. “아직 준비되지 않았어.” 로 그치는 일들은 간절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것 같다. 이 좋은 것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은 많은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해주었다.

 

돈을 벌어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려 했다면, 이번 과정의 내용은 무척 달랐을 것이다. 함께 하게 된 3명은 나에게 의미 있는 존재들이었다. 요가 강사 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요가를 통해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을 체험하고 실천해 갈 수 있길 바랐다. 준비과정은 긴 항해 출발 전의 설렘으로 가득 차 갔다. 그래서 비건 식단도 경험해보고, 실제 생활에서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수업, 내 몸을 혹사시키지 않고 휴식을 줄 수 있는 여유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는 수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사진 이수열_프리다이브 아지트
사진 이수열_프리다이브 아지트

 

비건 메뉴 식단 예약은 다합 물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었지만, 최고로 주문했고, 마지막에 사막 환경의 장점을 살려 사막 요가 명상 리트리트(retreat) 시간을 준비해 힐링 시간을 마련해 프로그램 질을 높이고 싶었다. 한 달의 긴 요가 강사 과정 중 과도한 긴장감과 집중 수련으로 몸과 마음 을 혹사시키지 말고 사랑해주라는 의미로 마사지 테라피 세션도 예약해 두었다. 이 모든 것은 상업형 인간에서 나올 수 없는 삶을 사랑하는 사람의 열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인생에서 많은 선생님들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배웠는데 이것을 한 달간 체계적으로 공유할 생각을 하니 용기와 열정이 더욱 생겼다. 내가 가진 것을 100퍼센트, 아니 120퍼센트 나누고 싶은 생각이들자 아직 요가 강사 트레이너로서 부족하다는 생각은 사라졌다. 오히려 모르는 부분은 이들에게 모르게 두는 것이 아니고 손 내밀어 함께 알아가는 방법으로 감추지 말고 진실하게 만나기로 다짐했다. 이는 내 미래에도 훨씬 많은 용기와 자신감을 가져다 줄 것임을 확신했다. 내 맡길 수 있는 용기에 확신이 더해졌다.


7년 동안 한국에서 추운 겨울 역경을 이겨내고 세상에 고개를 내민 푸르른 생명들을 맞이할 때쯤인 3월이 되면 고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을 맞이하며 새 학기를 시작했다. 이번 요가 강사 과정도 비슷한 시기에 맞이하게 되었다. 이 곳 시나이 사막 다합의 3월 아침에는 서늘한 날씨라 아사나 수련하기 더 없이 좋았고, 낮에는 포근했다. 바람 없는 날은 호수처럼 조용하게 펼쳐진 바다 앞에 앉아 레몬 바질 민트 쥬스를 마시며 야외 수업을 진행했다. 고등학교 음악교사 시절, 꽃이 만발하는 4월이 되면 아이들 가슴에도 그 꽃과 넓은 자연세계가 드리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삼, 사십여명의 등치 큰 남 자 고등학생들을 앞장세워 기타를 둘러매고 학교 뒷동산으로 야외 수업을 나갔던 기억이 났다. 이 기억은 학생 인연으로 만난 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퍼주는 해바라기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데 한 몫 했다.

 

한 달간 항해에 오른 인원은 모두 나에게 다합에서 처음 요가를 배운 한국인 3명이었다. 모두 아침형 인간이란 공통점이 있었고, 내 삶의 주체자가 되어 흔들림 없이 자신의 인생을 주관 있게 나아가고 있던 이들이었다. 그리고 뭔가 하나에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들이라 프리다이빙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사까지 되었고, 이제는 요가를 배워보니, 그 매력에 점점 심취되어 더 깊이 배워보고 싶어 했다. 희광, 진슬은 프리다이빙 강습생들에게 요가를 함께 가르치고자, 혜미는 본인의 심도 있는 수련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동기로 요가 강사 과정을 지원하게 되었다. 결국엔 혜미도 영어 튜터링 선생님에게 요가를 가르쳐주고 싶어,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영어로 요가를 가르치는 데에 열정을 보였다.


요가 수트라 1장 2절에서, YogasCittaVrttiNirodhah 라고 했다. 프리다이버인 이들 셋은 몸과 마음에서 느껴지는 마음 작용을 “물”에서 느끼고 그것을 억제해 가는 과정을 “물” 에서트레이닝 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요가를 심도 있게 수련해 가면서, 그 마음 작용 과정을 매트 위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나의 내면과 마주하면서 불편한 순간을 만날 때, 이미 물에서 느껴보아 힘들어하는 강도가 살짝 덜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프리다이빙 강사는 무조건 지식 전달이 아닌 물 안에서 일단 교육생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하는 고민을 만나게 된다. 특히 물을 무서워하는 이를 만나면 더욱 그렇다. 그러다보니 이들 셋 모두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고 능력이 길러져 있었다. 요가 수업 중에도 다들 되는 이 동작이 왜 안되시나요라는 접근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은 요가 강사가 되기 위해 갖추어진 큰 이점이었다. 프리다이빙 강사는 안전에 대한 책임감도 늘 뒤따라 다니는 직업이라 요가 강사에게 필요한 수련생의 부상에 대한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잘 정립되어갔다. 

 

프리다이빙 강사가 요가 강사가 되고 나자, 프리다이빙을 단순히 스포츠로 바라보지 않고, 바다에서 마음 작용의 억제 공부하는 수단으로 프리다이빙을 만나도록 학생들을 안내하는 안내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뿌듯해 했다. 무엇을 가 르칠지를 얻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스스로 자체도 힐링 생활을 경험해봐 할 것 같았다. 요가 강사 과정동안 짧은 시간에 지식을 배우고 암기해서 시험을 보는 방법은 스트레스를 유발할 뿐 나의 취지와 거리가 멀어질 것 같았다. 그 래서 점심 식사 후에 편안한 침대나 요가 매트에 누워 30분 이상 1시간 이내로 반드시 누워서 온몸에 힘을 빼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유도 명상, 수면 요가로도 알려진 요가 니드라(Yoga nidra)를 하며 의식을 깨어있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데려다 놓고 머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엄청난 중요한 수련을 이어갔다. 이 시간은 점 점 더 짧은 시간에 더 깊은 이완에 이를 수 있고, 프리다이빙에서도 낯선 환경에서 빠르게 내가 원하는 마음 상태로 데려갈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기술이다. 과정 시작 전, 슬럼프를 마주할 때 극복할 수 있는 각자의 무기를 잘 마련해 두 시라 안내했다. 우리 4명 모두 한 달간 하루도 결석하는 이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마친 데 큰 기여한 힐링 시간이었다고 믿는다.

 

우리 몸은 나무와 같다. 사막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다르게 길러주어야 한다. 우리 몸도 모두 다르다. 인도전통의 학인 아유르베다에서는 우리 몸을 생물학적 기질에 따라 바타(Vata), 피타(Pitta), 카파(Kapha) 세 가지로 분류한다. 요가 강사 과정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적절한 식이 요법을 통해 생활 습관을 형성하라는 메시지도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꼭 비건을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 몸에 맞는 식단을 찾기 위해, 비건 생활을 한 달간 하면서 내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를 관찰하도록 했다. 다합에 있던 요가 강사가 운영하는 비건 레스토랑에 한 달간 음식을 특별 주문해 맵지 않고, 달지 않고, 기름지지 않는 요리를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어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점점 몸이 가벼워진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매일 식사 전, 식단표에 맞추어 비건 메뉴 재료와 레시피 설명을 들으며 점심 식사를 시작했다.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 은 식재료와 메뉴제목은 매우 길고 어려웠지만, 먹는건 어렵지 않았다. 크리미드리미 버섯 스트롱 오프 Creamy Dreamy Mushroom strongoff (요가 강사이자 식당주인 엘렌의 어린 시절 특별 레시피 Recipe from Elen’s Childhood)와 같은 재치 있는 주제로 요기를 위한 식탁을 한 상 꾸며 준비해주었다. 재료는 템페(콩으로 만든 인도네시아 발효식폼) 나페스 토(바질 식물과 견과류 그리고 오일을 으깨서 뒤섞어 놓은 이탈리아식 양념장) 등 엘렌이 직접 재배한 식물, 야채, 꽃을 이용해 비비고 볶고 구워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형형색색 어우러진 식사시간은 눈, 코, 입의 감각이 함께 호강하는 즐거움을 주었다. 이는 요가 강사 과정 일정 중 또 하나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날이 갈수록 오후 수업 티칭 때 점점 자신감을 얻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서로 상호작용하는 모습과 안 되는 동작들이 점점 되어져 가는 모습을 볼 때 흐뭇함을 넘어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들의 눈빛과 표정, 수련 중 호흡하는 모습, 사고과정까지 나와 비슷해져 가고 있었다. 조금 더 매사에 신중, 진중해져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껴졌다. 이렇게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니 신기했다.


그러나 그 모습이 “내가 아닌 내”가 아니길 바랬다. 남들이 생각하는 오직 반듯한 모습, 요가 강사에게 기대하는 그런 요가 강사다운 모습만의 내가 아니길 바랐다. 물론 요가, 명상 수련하는 모습이 전형적인 요가 강사가 하는 일상이다 보니 그렇게 비친 요가 강사의 모습이 김선영 전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쫓아 하다 보니, 그것이 직업이 된 것이다. 그들도 요가 강사 과정이 요가 강사 모습과 닮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행복해 하는 그들의 모습을 찾아가길 바랐다. 그런데 진짜 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3명 모두 각자의 주관을 가지고 각자의 요가의 의미를 마주하고 있었다.

요가를 배우는 것은 단지 “나”의 수련만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요가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유하고 싶은 요가의 세계를 확실하게 정립해 나간 후,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단지 요가 동작 시범을 잘 보여주는 강사가 아니라, 평소에 야마(Yama, 금계, 외적인 관계를 맺고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규범) 와니야마(Niyama, 권계, 개인의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자 할 때 지켜야 하는 권장사항)를 실천하는 요가 정신, 철학을 담고 살아가길 바랐다. 그리고 그 향기를 공유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요가 강사가 되기를 바랐는데, 3명 모두 그 길에 들어서 있었다.

 

 

평소 요가 수련 중 나에게 만트라챈팅 시간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간이다. 성악 전공자의 버릇인 바이브 레이션, 두성 공명등 최대한 기교를 빼고, 자연스럽게 내가 가진 소리가 단순히 호흡을 통해서 목청으로 그냥 통과하라고 주문해야하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가르치는 챈팅을 성악 전공자가 가르치는 어려운 수 업으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하며 맨발 산책 중에 코믹하게 접근했는데, 모두가 깔깔 웃으며 척척 잘 따라왔다. 허허벌판에 대고, 시원하게 목청껏 소리 질러 보게도 했다. 어른의 가면 벗고 숨 쉬는 천진난 만한 행복한 어린 아이들로 돌아간 듯 해 보였다. 그 소리를 카팔라바티(정뇌호흡) 프라나야마 호흡처럼 스타카토로 배를 튕기며 몸을 깨워보기도 했다. 진슬이는 “고등학교 음악 시간 이후로, 남들 앞에서 절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기로 다짐한 삶을 살아왔는데, 요즘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라 며 즐거워했다. 우리는 남들에게 잘하는 모습만 보이길 원한다. 그리고 남들 눈에 판단되어지는 것이 두려워 서툰 모습은 숨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음악이 얼마나 사람을 신나게, 또는 마음을 열고 나를 표현하게 해주는지 많은 이들이 안다. 나에게는 춤이 그런 존재이다. 나는 몸이 둔하다. 몸은 나의 마음과 전혀 따로 놀지만, 음악에 맞추어 둔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나면 어린 아이처럼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나의 속마음을 다 표현해 낸 것처럼 후련하고 시원할 때도 있다.

 

 

 

혜미는 “요가 수업 시작을 챈팅으로 시작할 시도는, 저에게 나를 내려 놓고 진실 되게 수련생을 만나기로 내 마음과 약속하는 것 같은 의미 로 다가오고 있어요.”라고 했다. 그렇게 강요하지 않은, 주입식 암기 교육이 아닌, 실제 마음에서 각자의 의미를 담은 만트라를 소리 내게 하는 수업이 진행되어 갔다. 그리고 슬슬 아침 수련 전 기나긴 산스크 리트어 오프닝 만트라를 자연스럽게 다들 줄줄 외워서 함께 따라 하 기 시작했다. 성악 전공이 요가 수업에 도움이 되었으니 세상에 배워서 버릴 건 정말 없구나, 내 장점이 이렇게 발현되는구나 싶었다. 석양을 배경삼아 자전

거를 타고 일렬로 행렬해 라구나 해변에 도착해 맨 발 산책을 이어간 만트라챈팅 시간은 모두 재미있던 시간으로 기억되 리라. 이 시간은 행복했던 음악교사 시절 가창 수업을 상기시켜 주었고, 즐겁게 따라와 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을 향한 해바라기 사 랑은 더 쑥쑥 자라나고 있었다.


돌아가면서 태양경배 자세, 사바아사나 부분을 리딩해 나가며 마지막 수업 시연 준비가 시작되었을 때다. 갑자기 영어로 리딩을 준비해온 걸 보자, 내 마음속에 그들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들 의 무한한 능력을 한없이 끌어내고 싶어진 것이다. 그래서 요가 강사 과정을 마치고 바로 강사로서 수업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해 조심스레 던져보았다. 혹시 인원이 많이 올 것을 대비해 넓은 장소 섭외도 해두고 세 명이 하루씩 돌아가며 한 시간 반 짜리 실제 수업해볼 수 있는 경험을 얻어가게 하고 싶어졌다. 한 달 과 정 후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당장은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 않을 까싶어 강요할 수는 없었지만 내 마음은 간절해지기 시작했다.

고맙게도 그들 셋은 전굴, 후굴, 프라나야마 호흡 이렇게 세 가지 색깔 의 주제로 “신선하고 다양한 아침 요가”수업이란 제목을 만들어 다합 커뮤니티에 홍보도 하며, 열심히 실제 수업 준비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코랄코스트에서도 새롭게 탄생한 요가 강사의 실제 수업을 요가 강사 과정 이후 곧바로 이어나가도록 하고 싶다는 나의 취지를 잘 이 해해주어 무료로 장소를 지원해주고 홍보에도 적극 동참해주었다. 수업은 아침에 무료 나눔으로 진행되었다. 요가 스튜디오는 점점 꽉차 가고, 외국인과 이집트인의 숫자가 더욱 많아지기 시작했다. 3명의 강사에게 자연스럽게 영어 어학 연수를 겸한 시간이 펼쳐져갔다.

 

마침 희광은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 영어를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서 학습하는 사람들을 위 한 영어교육)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희광을 영어선생님으로 다시 탄생시켰다. 다합에서 한국인 영어선생님으로 새롭게 탄생한 희 광에게 맞춤식 영여 과외를 받기 시작했다. Which를 포함한 부장가 사나 동작 설명처럼 요가를 주제로 한 영어 과외수업을 받아 바로 다음 날 수업에 적용해가는 날이 이어졌다.

 

아침에 요가 스튜디오에 찾아오는 수련생들과 새롭게 탄생한 요가 강사들이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일찍 나와 향을 피우고, 잔잔한 음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았던 2주는 한 달의 요가 강사 과정 때보다 더 설렜던 시간이었다. 수련생을 맞이하러 빈 요가 스튜디오에 도착해 기다리는 시간에 드는 설렘, 긴장감, 행복감과 수련이 끝난 후 느껴지는 보람과 성취감을 이들과 나눌 수 있게 되어 또 한 번 가슴이 벅차올랐다. 노련하게 본인이 준비한 시퀀스로 한 시간반씩 수업을 진행 해가는 가운데, 한 달 동안 내가 그들에게 무엇을 쏟아 부었는지가 보였다. 그것은 요가 지식뿐 만이 아니라 열정과 사랑이었다.


2주의 나눔 수업이 끝나고 여전히 초보 강사 3명은 누구나 그러하듯 과연 내가 노련한 요가 강사 들처럼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서 있었다. 그래서 혜미는 다합의 어느 한 호텔 루프탑에서 야외 선셋 요가를 기부 나눔으로 진행하기 시작했고, 진슬이는 프리다이빙 센터에서 기부 나눔으로 요가 수업을 이어갔다. 희광은 태백에 돌아가 작은 요가 스튜디오 만들기 작업에 착수했다. 우리 4명 모두 근사한 요가 수업을 위해 계속 미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었을텐데,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더니, 이 모든 일이 척척 풀려갔다.


요가 강사 과정 하루의 마지막 일과는 하루를 돌아보며, 한 명씩 돌아가며 “오늘의 깨달음 (Today’s Enlightenment)” 이라는 주제로 나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는데 서툴렀지만, 조금씩 더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솔직하게 쏟아내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가끔 울컥했다. 내면과 만나고 있는 그들의 성찰이 느껴졌다. 그들은 내가 나누고 싶었던 것을 요가를 통해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내가 공유하고 싶은 것이 전달되고 있는게 느껴지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기적이었고, 나만을 생각하며, 한국을 떠났을 때, 삶을 포기 하려고 했던 나였다. 이 시간은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고, 왜 살아야하는지를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혼자서 배우고 느끼고 행복해하는 것이 아니고 행복은 나눌 때 진정한 행복이 된다는 것을 알려준 이들은 내 인생의 스승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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