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종길
도시와 자연연구소 소장
한국생태관광협회 회장
서울대학교 해양생태학 박사 CMAS과학다이버(국내1호)
AUSI(호주수중강사협회)오픈워터강사
한국수중레저협회 고문
前 대한수중협회 부회장
前 한국수중과학회 회장
前 국회바다포럼 회장
前 안산시장
지구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무척추동물
바다에서 미생물을 제외하고 동물군 단위로 보면 연체동물 다음으로 많은 무척추 동물은 절지동물이다. 그러나 지구 전체로 보면 1위는 단연 절지동물이다. 육상의 곤충들이 이 절지동물문에 속하기 때문이다. 과학자에 따라 종 수를 추정하는 방식과 입장이 매우 다르지만 가장 종 수가 많은 곤충류이고, 이 곤충류가 있어 절지동물군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니까 곤충류는 현재 100만종 이상이 보고되어 있으나 현존하는 곤충 종의 1/5 정도라는 견해도 있고 앞으로 그 비중이 조금 줄 수도 있다(바다 생물들이 더 많이 알려지면). 현시점에서 보자면 동물 세계에서 절지동물이 전체 종 수의 75%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바다에서는 우리가 잘 아는 게, 새우, 갯가재, 따개비류가 포함된 갑각류와 바다거미, 투구게 등 이 절지동물의 대표적인 무리이다. ‘절지동물 1’에서는 전체 동물군의 개요와 곤충류 그리고 갑각류를 제외한 두 무리 – 투구게류와 바다거미류를 소개하고, ‘절지동물 2’에서 갑각류를 다루려고 한다. 곤충류는 절지동물 중에 가장 큰 무리이지만 대부분이 육상에서 살아가므로 이 연재에서는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고 해안가의 곤충류 일부만을 언급하고자 한다.





절지동물들은 무척추동물로 척추, 즉 등뼈가 없다. 공통 특징은 절지 즉 다리 등 부속지가 마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외골격이 있다는 점이다. 즉 단단한 갑옷을 가지고 있다. 마치 중세시대의 기사들을 닮았다. 몸의 모든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갑옷을 입었는데 팔과 다리를 접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까지 절지동물과 기사가 비슷하다. 갑옷을 디자인할 때 딱정벌레와 같은 곤충이나 게들을 보고 착안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거미와 같이 외골격이 없는 무리도 있다.
절지동물의 조상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삼엽충은 지구상에 몇 차례의 대멸종을 겪으면서 거의 5억여년간 바다 환경에서 살아남았고 때로는 지배를 했다고 할 정도로 번성하였고 다양했다. 그러던 것이 약 2억 5천만 년 전인 페름기 대멸종 시기에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아마 전 동물군에 걸쳐 가장 오랫동안 해양환경에서 가장 번성한 동물군으로 추정된다. 외골격, 즉 갑옷 전략이 통한 것이라 봐도 된다.
갑옷을 입은 동물
그러나 절지동물(節肢動物 Arthropoda)이 다른 동물과 뚜렷이 구분되는 점은 단백질이 복합 당 형태로 결합한 키틴으로 된 외부 골격 덮개가 있다는 점이다. 이 무리의 이름을 정하는 데 있어서 삼엽충의 후손들임을 고려하고 갑옷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음에도 접히는 다리를 가진 동물이라는 점을 우선하였다. 물론 삼엽충도 마디가 있는 다리를 가지고 있다. 절지동물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마디가 있는, 즉 관절(árthron)’이 있는 ‘다리(pous)’를 가진 동물이라는 뜻에서 독일 동물학자인 ‘칼 지볼트(Karl Siebold)’는 1848년에 동물문 이름을 ‘아쓰로포다(Arthropoda)’라 지었다. 이 무리는 외형적으로 보면 모두 단단한 외투로 속살을 보호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중세 기사들과 같다. 기사들의 갑옷을 떠올려보자. 머리에 투구를 쓰고 팔과 다리도 단단한 금속 갑옷으로 온몸을 가리고 있다. 그러나 상대방을 바라 보아야 하니 눈으로 내다볼 수 있는 틈이 투구에 있다. 그리고 팔과 다리가 잘 접혀서 창과 칼을 잘 쓸 수 있게 되어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절지동물과 빼닮았다. 하지만 기사들은 자연계에서 살아가는 절지동물들만큼 활동이 자유롭지 않았다.
절지동물 대부분은 분절된 부속지를 통해 움직이 고, 내부와 부착된 외골격과 근육이 함께 지렛대 역할을 한다. 절지동물의 외부 골격은 작은 동물 을 위한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외골격은 근육과 부착을 위한 넓은 표면적을 제공하며, 지지 기능 외에도 외부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부속지의 원통 형태는 굽힘에 강하며 좌굴(*축 방향에 압력을 받는 기둥이나 판이 어떤 한계를 넘으면 휘어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골격양만 투여해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외부 골격은 특히 육지에 사는 절지 동물의 경우 최대 크기에 제한을 둔다. 가장 큰 절지동물은 바다에 사는데 부력으로 상당한 지지를 받아서 가능하다. 육지에서는 큰 덩치를 지탱하기 위해 과도한 양의 골격이 필요하며, 또한, 탈피 때 약하고 부드러운 새 골격은 붕괴할 수 있다.
이들 무척추동물의 외골격은 기저 표피(다른 동 물의 피부에 해당)에서 분비된다. 절지동물들은 기고, 달리고, 날고 먹이를 잡기 위해서 몸통이 다릿마디, 즉 관절을 잘 움직이고, 내부 장기들과 근육을 잘 보호해야 한다. 이렇듯 절지동물은 분할 된 몸과 관절과 마디가 있는 다리나 촉수를 가졌다. 외골격 또는 외피는 글루코사민(glucosamine) 의 중합체인 키틴질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갑각류와 일부 진드기와 노래기류의 외피는 탄산칼슘으로 생광물화(*생명체가 광물을 형성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 과정을 통해 생명체의 조직 단단한 경도를 가지게 됨) 된다. 즉 외피가 단 단해지는 생물학적인 과정을 거친다. 기존의 외골격 아래에서는 성장할 수 없으므로 주기적인 탈피를 통해 외피를 교체하면서 성장한다. 일부 종에서 외부로 나온 날개가 있다. 외골격은 단단한 채로 성장할 수 없다. 동물은 먼저 주외골격 아래에 부드러운 외골격을 충분히 키워야 한다. 그리고 동물은 오래된 외골격에서 새로운 부드러운 외골격을 가지고 기어 나온 다음 외골격은 단단해진다. 새로운 외골격은 일반적으로 탈피 당시 동물과 비교하면 너무 커서 동물은 새로운 외골격으로 맞게 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탈피 이후에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완전한 생물체가 된다. 절지동물이 탈피한 직후에는 외부 골격이 유약해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에 적의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절지동물의 일반적인 특성
절지동물문(phylum Arthropoda)에는 일반적으로 전갈류, 진드기류, 응애류, 거미류가 포함된 거 미강(또는 주형강 蛛形綱이라고도 함)과 바다거미강, 투구게가 속한 퇴구강을 포함하는 협각류 와 게, 새우 등의 갑각류, 곤충류, 다지류(노래기 류와 지네류)를 현존하는 네 무리가 있다. 과거 분류학에서는 협각류 전체는 협각아문(subphylum Chelicerata)으로 그리고 나머지 세 무리를 대악아문(subphylum Mandibulata)의 부속 강들 (classes)로 보았다. 그러므로 이러한 구분은 최신 학문적인 구분이라기보다는 일반인들의 이해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여러 첨단 기술에 따르면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게 구분되고 이러한 분류 체계는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화석종으로 지구상에 가장 먼저 출현한 절지동물의 조상 무리라 할 수 있는 특별한 종들로 구성된 삼엽충아문(subphylum Trilobita)이 있다. 삼엽충류는 고생대 초기(5억 4100만~2억 5,190만 년 전)에 번성했던 동물이었으나 고생대 말 페름기(2억 9,900만 년에서 2억 9,190만 년 전)에 멸종했다. 앞의 두 아문과 삼엽충아문을 추가하여 세 아문으로 구분하였지만, 최근에는 다섯 아문 – 삼엽충 아문, 협각아문, 다지아문(subphylum Myriapoda), 갑각아문(subphylum Crustacea), 육지아문(subphylum Hexapoda, 곤충류)으로 나누기도 한다.

앞의 대악아문을 세분하여 다지류와 곤충류를 각각의 아문으로 한 것인데 이 체계도 나중에 달라 질 수 있다. 하지만 분류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삼엽충류를 포함한 이 다섯 구분만으로 절지동물을 이해해도 충분하다고 본다. 하늘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서식지에서 절지동물들이 발견되며 다지류들은 돌이나 쓰러진 나뭇등걸 아래와 떨어진 잎사귀 밑에 산다. 특히 곤충은 하늘을 포함한 모든 유형의 육상 서식지에서 살아가며, 일부는 담수에도 적응했다. 그러나 바다는 갑각류의 영역으로 남아 있고, 그 가장자리에서만 사는 일부 곤충 무리가 있다. 절지동물들은 일반적으로 단일 계통으로 간주한다. 탈피와 외골격 탈피로 성장하는 유사한 형태적인 특성들을 가진 동물들이 있는데 절지동물, 선형동물, 유선형동물, 유조동물, 동문동물, 새예동물 등으로 이들을 탈피동물 (Ecdysozoa)이라 한다. 최근 첨단과학으로 탈피 동물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정확한 계통을 찾으려면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절지동물 내의 그룹 간의 관계도 여전히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또 절지 동물은 환형동물문(phylum Annelida)과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 절지동물과 환형동물은 모두 체절성이며, 다모강(class Polychaeta 갯지렁이류)의 구성원은 각 체절에 한 쌍의 부속지가 있다. 절지동물의 신경계 체계는 환형동물의 것과 매우 유사하며 두 그룹의 기본 체계에는 등쪽에 관모양의 심장이 있다. 그러나 일부 종에서는 소실되었거나 변형되기도 한다. 환형동물은 절지동물에서 배아에만 존재하는 강 (coelom, 일종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 그것의 부재 \는 아마도 외골격의 진화와 운동 모드의 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본다.
절지동물의 몸은 좌우 대칭이며, 마디로 분절되어 있는데 보통 머리, 가슴, 배 또는 머리와 가슴이 융 합된 머리가슴 또는 두흉부(頭胸部)와 배로 나뉜다.

각 마디는 쌍을 이루는 관절을 가진 부속지가 있다. 절지동물 체내의 공간으로 주로 혈관계로 이루어진 혈강(haemocoel)이 있고, 유사 혈액이라고 할 수 있는 헤모림프(haemolymph)로 채워진 개방된 순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외부에서 보는것과 마찬가지로 절지동물의 내부 기관도 마디마다 있어 일반적으로 반복된다. 신경계도 마찬가지인데 ‘사다리’ 모양을 하고 있으며, 한 쌍의 복부 신경 코드가 모든 체절을 통과하고 각 체절에는 쌍을 이룬 배 쪽 신경인 복신경색(ventral nerve cord)이 전 체절을 관통하고 각 체절에는 신경절이 있다. 머리는 여러 개의 분절이 있는데, 뇌는 이들 분절의 신경절과의 융합되어 형성되고 식도를 둘러싼다. 호흡기 관. 소화기관, 배설기관들도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소속된 아문 별로 다르다. 시각은 겹눈과 색소 덩이라 할 수 있는 홑눈(ocelli)의 다양한 조합에 의존한다. 대부분 종의 홑눈은 빛이 오는 방향만 감지할 수 있으며, 겹눈은 주된 정보를 감지한다. 거미 경우는 홑눈이 주된 것으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회전하며 먹이를 추적할 수 있다. 절지동물 역시 광범위한 화학적 그리고 기계적 센서 기능이 있는데 대부분 표피에 난 털들이 기능하는 것이다.
절지동물의 번식과 발생 방법은 다양하다. 모든 육상 종은 체내 수정을 하지만, 종종 부속지 등을 통해 정자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물속에 사는 수서 종은 체내 또는 체외 수정을 한다. 거의 모든 절지동물은 알을 낳으나, 전갈은 알이 어미 몸 안에서 부화한 후에 새끼를 낳는다. 부화 절지동물은 성체처럼 생긴 새끼에서부터 관절이 없는 유충과 애벌레에 이르기까지 생김새가 다양하며, 최종적으로는 완전한 변태를 거쳐 성체가 된다. 부화 전후 모성 보호 수준은 대부분 존재하지 않으나 전갈처럼 장기간 의 보호하는 경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탈피는 호르몬 조절하에 있으며 그 과정에 앞서 긴 준비 단계가 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특정 내분비 센터에서 분비되고 혈액에서 순환되는 에크디손 (ecdysone *주요 곤충 탈피 호르몬의 스테로이드성 호 르몬임.)은 탈피에 직접적인 개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탈피의 실제 타이밍은 다른 호르몬과 일반적으로 환경 요인에 의해 조절된다. 탈피 사이의 간격은 어릴 땐 짧지만 성장할수록 더 길어진다. 대부분 거미와 곤충과 같은 일부 절지동물들은 성적으로 성숙해 지면 탈피를 멈춘다. 랍스터와 게와 비롯한 갑각류 등은 평생 탈피를 한다. 예를 들어 온대 지방의 큰 거미류는 대부분은 성적으로 성숙하기 전에 약 10번의 탈피를 한다. 탈피의 결과로 길이와 부피는 단계 적으로 증가하지만, 내부 조직은 다른 동물과 마찬 가지로 지속해서 성장한다.
절지동물의 세계
절지동물의 종 수에 대한 추정치는 앞서 말한 대로 일정치 않은데, 대개 약 120만 종 내외지만 일부 과학자들이 500만에서 1,000만 종을 추정하는 등 그 추정 폭이 대단히 넓다. 48,000여 종이 보고된 진드기류 앞으로 몇 배의 종이 추가될 수도 있다고 추정 하기도 하고 해양의 절지동물 수도 많이 늘어날 수 있다. 현재까지 보고된 수치도 동물계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것이다. 코스타리카에서 1992년에 진행되었던 한 연구에 따르면 확인된 500,000여 종 가운데 365,000여 종이 절지동물이었다. 그러나 한 나라에 종 수뿐 아니라 전 세계 종을 정확하게(아니 엇비슷하게) 판정하기가 대단히 힘든 것은 전문가부족과 제대로 된 표본 확보의 어려움 등 여러 가지 장애나 사정이 있다. 어떤 나라도 동식물 전체를 조사하다 보면 종 수로는 곤충류가 가장 많지만, 종을 바르게 동정한 것인지 확인하는데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지역의 곤충류를 다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다. 해양산절지동물은 전체의 10% 전후로 비중이 낮은 편이다.
절지동물들은 해양, 담수, 육지 그리고 공중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다. 이 무척추동물군에 속한 종들은 지구상의 어떤 서식지에서도 나타나며, 매우 다양하고 성공적인 적응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무리가 바다와 민물 환경에 살아가고, 또 다른 무리는 지상에 거주한다. 곤충 무리중 일부 무리는 비행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어떤 절지동물들은 활발한 공생생활이나 기생 생활을 한다. 사 과 같은 건조한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한 단 두 개의 주요 대 동물군 중 하나가 절지동물의 곤충류 이다. 다른 하나는 양막동물(amniote 羊膜動物)이며, 현존하는 동물 중 여기에 속한 동물군은 파충 류, 조류, 포유류가 있다.
갑각류에 속하는 요각류(copepods)는 주로 해양 표층수에서 발견되는데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동물 중 하나다. 여러 갑각류가 수심 4,000m가 넘는 심해저에 서식하는 반면, 곤충과 거미류는 에베레스트산에서 6,700m보다 높은 곳에서 발견되었다. 또톡토기와 옴진드기류의 일종은 남극 대륙의 거주 자다. 염분의 변화에 적응한 새우는 일부 염수호에 서 발견되며, 딱정벌레, 진드기 그리고 여러 갑각류가 온천에서 채취되기도 한다. 작은 갑각류는 세계 여러 지역의 지하수에 서식하며, 사막에는 곤충과 거미류가 잘 적응해서 산다. 절지동물은 날 수 있는 유일한 무척추동물이다.
특히 곤충류는 육지와 담수 환경의 모든 생태학적 지위에서 종 수가 늘 가장 풍부한 동물이다. 곤충은 대개 가볍다. 가장 가벼운 곤충의 무게는 25㎍(백 만 분의 1g) 미만이며, 가장 무거운 곤충의 무게는 70g이 약간 넘는다. 그러나 바다에서 사는 갑각류 중에는 훨씬 더 크고 무거운 종들이 많다. 예를 들어, 울진대게나 큰 꽃게 그리고 바닷가재 등은 훨씬 크고 무겁다. 일본 거미게의 다리는 최대 4m에 이르고, 모든 절지동물 중 가장 무거운 미국 바닷가재 성체는 20kg 이상 나가기도 한다. 적응력이 뛰어난 절지동물은 대부분의 생태계에서 우점적인 지위를 누린다. 절지동물들이 다리의 손상은 활동 중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로, 게와 같은 일부 절지 동물은 포식자가 붙잡으면 부속지를 스스로 절단하기도 한다. 얼마 후 손상된 부위에 작은 젖꼭지 모양의 돌기가 형성되는데 이 지점에서 재생이 시작 된다. 새롭게 생긴 다리는 이전의 외골격 아래에서 자라고, 이후 탈피할 때 완전해진다.
절지동물은 직접 식량자원으로 그리고 더 중요하 게는 농작물의 수분 매개자로서 간접적으로 인류의 식량 공급에 이바지해왔다. 일부 종은 인간, 가 축 그리고 작물에 심각한 질병을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지동물이 탈피한 직후에는 갑각이 유약해진다. 이때 잡아 튀긴 요리를 ‘소프트 크랩 (soft crab)’이라고 하며, 미국 동부 연안에서 인기가 높다.
살아있는 화석 투구게
투구게류(horseshoe crabs)는 창게라고도 하는데, 해양이나 기수지역에 산다. 이들은 분류학적으로 협각아문(subphylum Chelicerata), 퇴구강(class Merostomata), 검미아강(劍尾亞綱 subclass Xiphosura), 검미목(order Xiphosura), 투구게과 (family Limulidae)에 속한다. 검미목에는 현존하는 1개과(투구게과)에 3개 속을 가지고 있다. 투구게는 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갑각류에 속하는 일반 게들과는 완전히 다른 계통이다. 퇴구류들은 모두 저서 생활을 하였으며, 과거에 번성 했으나 지금은 투구게 등을 제외하고는 절멸되었 다. 퇴구강에 속한 종들은 5~6쌍의 복부 부속지가 아가미로 변형되었으며 몸 뒤쪽에는 뾰족한 미부 돌기(꼬리)를 가진다. 퇴구강은 검미목과 광익 목으로 나뉜다. 투구게는 외형으로 보면 유사한 면이 있지만, 절지동물 중에서 거미류와 바다거미 류가 포함된 별도 아문인 협각아문에 속한다. 투구게가 속한 퇴구강에는 지금까지 존재한 절지동 물 중 가장 큰 종류였던 바다전갈(sea scorpion)이 라고도 하는 멸종된 무리가 있는데 이들 바다전갈류는 광익아강(廣翼亞綱 subclass Eurypterida)에 속해 광익류라고도 한다. 투구게는 바다전갈과 자매 퇴구류로 검미아강에 속한다. 그러니까 퇴구강에는 두 개의 아강이 있고, 현생 종은 모두 검미류에 속하는 투구게들뿐인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퇴구강에서 광익류를 거미류와 더 가까운 연구결과가 있어 나중엔 이들 두 무리가 계통이 분리될 수도 있다.

최초의 투구게 화석은 약 4억 5천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 후기의 지층에서 발견되었다. 바다전갈이 속한 광익류는 고생대에 번성하였다. 이들은 모두 멸종되었지만 큰 어류들을 포식한 종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기가 컸던 야이켈롭테루스(Jaekelopterus) 속의 바다전갈은 몸길이가 2m 이상에 달했으나 그 밖의 종들은 대부분 20㎝ 내외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생김새는 전갈과 닮았지만, 분류학적으로는 투구게와 가깝다. 화석으로만 남아 있는 카스마타스피다다목(order Chasmataspidida)의 종들은 투구게와 바다전갈 무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아직 이들의 정확한 분류학적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과학계가 남겨놓은 수수께끼 중 하나다.



투구게의 몸은 딱딱한 등 갑각(껍데기)으로 보호된다. 갑각에는 각각 약 1,000개의 옴마티디움(ommatidium *절지동물 겹눈이 구성 요소로 지지세포와 색소세포로 둘러싸인 광수용기 세포 클러스터를 포함.)로 구성된 두 개의 겹눈을 가지고 있다. 가시광선과 자외선을 모두 감지할 수 있 는 한 쌍의 중앙 눈, 단일 내구 안구 및 한 쌍의 기초적인 측면 눈이 두흉부 앞쪽에 있다. 후자는 배아가 부화 하기 직전에 기능한다. 또한, 한 쌍의 복부 눈은 입 근 처에 있으며 꼬리에 광수용체 클러스터가 있다. 상대적으로 시력이 좋지 않은 이 동물은 알려진 동물 중 가장 큰 간상세포(rod cell)와 주상세포(cone cell)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인간이 가진 세포 크기의 약 100배이다. 이들의 눈은 낮보다 밤에 빛에 백만배 더 민감하다. 투구게는 음식을 입으로 옮기기 위해 한 쌍의 작은 부속 물인 협각을 사용한다. 그 다음 다섯 쌍의 부속 기관은 첫 번째는 집게발(pedipalps)이고, 다음 세 쌍은 이동하는 다리(보행 다리)로 사용한다. 입은 다리의 중앙에 있 으며, 그 밑 부분은 턱받이(악기라고도 함)라고 하고, 턱과 같은 기능을 하고 음식을 갈아준다. 수컷의 집게 발은 짝짓기 중에 암컷을 잡는데 사용되는 권투 글러브 모양의 걸쇠가 된다. 수컷과 암컷의 마지막 다리는 해저를 걸을 때 밀기 위해 사용되는 주요 다리이다. 다리 쌍은 끝에 약한 발톱이 있다. 손상된 다리나 꼬리 마디는 서서히 재생될 수 있으며 껍데기의 균열도 치유할 수 있다.
투구게의 다리 뒤에는 호흡기 가스를 교환하는 서폐 (書肺 book gills)가 있으며, 때때로 수영에도 사용된다. 다른 절지동물과 마찬가지로 진정한 내골격은 없지만, 신체는 서폐를 지지하는 연골판으로 구성된 내골격 구조로 되어 있다. 이들은 해저에서 더 많이 생활하며 그들의 주요 먹이는 벌레류와 연체류이지만 갑각류와 심지어 작은 물고기까지 섭식할 수 있다. 투구게는 일반적으로 배쪽을 위쪽으로 해서 거꾸로 유영하며 머리가 꼬리보다 위쪽에 놓여 그 기울기가 약 30°다. 약 10~15cm/s의 속도로 움직인다.
암컷은 수컷보다 약 20~30% 더 크다. 제일 작은 종은 맹그로브투구게(Carcinoscorpius rotundicauda)이 고, 가장 큰 종은 중국투구게(Tachypleus tridentatus) 이다. 맨그로브투구게 수컷의 평균 수컷의 체장은 꼬리를 포함하여 30cm 이상이고, 꼬리는 대략 15cm 다, 그리고 껍데기(갑)의 너비는 15cm 정도다.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서식하는 대서양투구게(Limulus polyphemus)의 일부 남부 개체군은 다소 작지만, 다른 지역의 개체군은 크다. 가장 큰 종인 중국투구게 암컷은 꼬리까지 포함하여 79.5cm에 달하고, 무게는 4kg이나 된다. 이것은 대서양투구게와 인도-태평양 투구 게(T. gigas)의 가장 큰 암컷보다 약 10~20cm 더 길지만, 무게는 대략 두 배나 된다. 어린 개체가 성체가 될 때까지 탈피할 때마다 33% 정도 더 커진다. 대서양투구게는 7월 말에 탈피한다.

번식기에 투구게는 얕은 해안으로 이동한다. 작은 크기의 수컷은 특수한 앞발톱을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큰 암컷의 뒤쪽에 달라붙어 모래에 알을 낳을 때 수정한다. 암컷에게 붙어 있지 않은 ‘위성 수컷’이라고 하는 다른 수컷이 짝짓기하는 쌍을 둘러싸고 난자를 수정하는 일을 돕는다. 젊은 암컷은 정합 자국의 부재 여부로 식별한다. 한 번에 수천 마리가 집단으로 60,000에서 120,000여 개의 알을 놓는다. 대성양투구게는 알이 부화하는데 2주 정도 걸린다. 바닷새 들은 부화하기 전에 알을 잡아먹는다. 유충은 처음 1년 동안 6번 탈피를 하고, 처음 3~4년 후에는 매년 탈피한다. 가두어진 상태에서 투구게는 자연 번식을 하기 어렵다는것 이 입증되었다. 일부 증거에 따르면 투구게의 알이 부화할 모래나 진흙이 있을 때만 짝짓기가 이루어진다. 투구게가 감지할 수 있는 모래 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어떻게 감지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투구게는 헤모시아닌을 사용하여 혈액을 통해 산소를 운반한다. 헤모시아닌에 존재하는 구리 때문에 그들의 피는 파란색이다. 혈액 중에 포함된 아미보싸이트(amebocyte) 라는 면역세포가 있는데 척추동물의 백혈구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대서양투구게(Limulus amebocyte)의 혈액에 서 추출한 혈액 세포인 아미보싸이트의 수용성 추출물인 LAL(Limulus amebocyte lysate)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추 출물은 의료 응용 분야에서 박테리아 내 독소 검출되는 귀한 물질이다. 그러므로 혈액에 대한 수요가 높아서 산업적으로 혈액을 추출하기 위해서 투구게 개체들을 모아서 채혈한 다음 다시 바다로 풀어주는 작업을 한다. 대부분의 개체는 그 과정에서 살아남지만 죽는 개체들도 있다. 사망률은 개별 동물에서 추출한 혈액의 양과 취급과 운송 중에 겪는 스트레스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혈액 채취 후 사망률의 추정치는 3~15%에서 10~30%까지 다양하다. 이를 위해 매년 약 500,000마리의 대서양투구게를 포획한다.
이런 채혈은 암컷 투구게의 산란을 저해하거나 산란 때 알의 수를 감소시킨다. 의생물 산업계에 따르면 개체마다 최 대 혈액의 30%까지 추출하며, 바다로 되돌리기까지 1~3 일이 걸린다. 아가미가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면 육지에서 나흘 동안 생존할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특정 회사가 투구게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대신 낚시 미끼로 판매한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최근엔 혈액 채취가 줄어들고 있다.
2013년 LAL를 대신할 대체품의 제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직 남아 있지만, 투구게 채취는 현저하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게 투구게는 낚시 미끼, 비료, 의학 연구재료(특히 LAL)로 사용된다. 최근 몇 년 동안 해안서식지 파괴와 남획의 결과로 크게 개체군 크기가 감소했다. 그리고 테트로도톡신은 투구게 중의 한 종인 맹그로브투구게에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다.
투구게는 장어(대부분 미국에서)와 대형 고둥류를 잡는 미끼로 사용된다. 미국에서만 매년 거의 1백만 마리의 투구게가 미끼로 포획되어 생의학 산업에 의한 사망률을 무색하게 한다. 그러나 2008년 뉴저지에서 투구게를 이용한 낚시는 투구게의 알을 먹는 도요•물떼새를 보호하기 위해 수확이 무기한 금지되었다. 특히 델라웨어만의 낮은 개체 수가 붉은가슴도요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고 과학 자들은 생각한다. 붉은가슴도요를 비롯한 장거리 이동 철새인 도요•물떼새는 뉴저지와 델라웨어의 해변에서 기착 하는 동안 단백질이 풍부한 알을 채식한다. 도요•물떼새 이동을 보호하는 주된 방법으로 만에서 투구게 포획을 조절하는 ‘순응 관리 계획(adaptive management plan)’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해안을 개발하는 것은 투구게 의 산란 공간을 줄이고, 서식지 환경을 악화시킨다. 개발로 생긴 격벽은 투구게들이 조간대로 접근하는 것을 방해 하기도 한다.
투구게 요리는 많은 아시아 해안지역에서 진미로 취급한다.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살은 거의 없지만 다른 해산물 요리와 비교하면 꽤 비싸다. 대부분 알을 먹는다. 투구게의 알은 배 쪽에 있으며 주로 녹색 또는 주황색이다. 주황색 알이 녹색 알보다 맛이 좋으며, 일반적으로 짠맛이 난다. 어떤 식당에서는 투구게를 삶거나 굽고, 다른 곳에서는 껍데기에서 알을 꺼내서 따로 먹거나,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다. 어떤 종은 알에 독성이 있다.

네 쌍의 장다리를 가진 거미꼴 절지동물
바다에서는 간혹 상상을 초월하는 희한하게 생긴 생물들을 대하곤 한다. 바다거미가 그중 하나다. 처음 보는 순간, “갑각류인데 거미를 닮았다.”라고 생각했다. 벌써 40여 년 전의 일이다. 당시 한국과학기술원 해양연구소에서 아르바이트할 때인데 전국에서 채집이 되어서 온 저서생물 표본들을 일차 분리해 낼 때이다. 즉 온갖 저서생물들이 모여 있는 덩어리에서 강 단위로 크게 분류군별로 구분하는 일이었는데 벌레형이 아니면 마디가 있는 생물체는 일단 절지 동물 갑각류 칸에 두었다가 전문 연구자에게 보내어 종 동정을 하게 하는 일이었다. 하루는 아주 특이한 생물체를 만났는데 도감을 여러 번 뒤지고 나서야 이들이 피크노고니드스(pycnogonids), 즉 바다거미 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자주 볼 수 없는 이 생물체를 어쩌다 보면 반가웠고, 이 생물을 전공해볼까 할 정도로 매력을 느꼈었다.
바다거미류는 절지동물문 바다거미강(class Pycnogonida)에 속하는 바다거미목(order Pantopoda)의 종들이다. 전 세계의 어떤 바다에서도 발견된다. 다리는 1mm에서 70cm 이상으로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은 크기가 작지만, 남극과 심해에서는 상당히 크게 자란다. 바다거미는 진정한 거미나 그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거미류는 아니지만 협각류에 포함된다. 계통은 곤충이나 갑각류와 같이 잘 알려진 절지동물 그룹보다 실제 거미에 더 가깝다는 뜻이다. 그러나 유전적 증거가 모든 살아있는 다른 절지동물의 자매 집단일 수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에 여전히 바다거미의 진화과정에 많은 논쟁의 여지가 남겨두고 있다.
외부에서 보면 바다거미는 작은 몸집에 비해 다리가 아주 길다. 걷는 다리의 수는 보통 4쌍이지만 5쌍과 6쌍이 있는 종이 존재하고 다리와 닮은 부속지를 가지기도 한다. 두흉부와 훨씬 작은 복부를 가진 극도로 축소된 몸을 구성하고 있다. 비석회질 갑각의 등쪽에 있는 홑눈(단안) 한 쌍 또는 두 쌍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 종은 특히 심해에 사는 종들에서는 눈이 없는 때도 있다. 복부에는 부속지가 없으나 대부분 종에서 줄어든 흔적만 남아 있다. 이 협각류의 기관은 몸이 너무 작아서 모든 부속물을 단독으로 수용할 수 없으므로 대부분 부속지 안으로 확장되어 있다.
바다거미류는 일반적인 호흡기관이 없다. 직접 확산을 통해 호흡이 발생하도록 매우 적합한 표면적 대 부피 비율을 가진 형태를 가졌다. 산소는 다리에 흡수되어 혈림프를 통해 신체의 나머지 부분 으로 전달된다. 가장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노폐 물은 소화관을 통해 몸에서 빠져나가거나 탈피하는 동안 소모된다. 작고 길고 가느다란 심장은 분당 90~180회 박동으로 격렬하게 박동하여 상당한 혈압을 발생한다. 개방된 순환계와 두 개의 복부 신경삭에 연결된 뇌로 구성된 신경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차례로 특정 신경과 연결된다.

모든 바다거미는 한 종을 제외하고는 암수딴몸이다. 암컷은 한 쌍의 난소를 가지고 있고, 반면 수컷은 소화관 등 쪽에 있는 한 쌍의 정소를 가지고 있 다. 번식은 ‘간단한 구애’ 후 외부 수정을 한다. 수컷은 수정된 알과 새끼를 돌본다. 유생은 짧은 장을 가지고 있으며, 몸은 머리와 세 쌍의 두부 부속지로만 구성되어 있다. 협각, 유영, 난각. 흉부 부속지가있다. 먹이를 포획하는데 사용하는 한 쌍의 부속지와 이동에 쓰는 두 쌍의 부속지가 있는 어린 개체로 생활을 시작하며,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체절과 체절 부속지가 점차 추가된다.

A: 머리 B: 가슴(흉부) C: 꼬리마디
1. 주둥이 2. 협각 3. 수염 4. 난각(oviger, 卵脚) 5. 난괴(알덩이)
6. 네 쌍의 걷는 다리
특정 바다거미류는 매우 작아서 각각의 아주 작은 근육은 결합 조직으로 둘러싸인 단 하나의 세포로만 구성된다. 협각(chelifores)과 수염(palps)이 부족한 종에서 주둥이가 잘 발달하여 있어 더 잘 움직일 수 있으며 유연하다. 종종 입 주위에 수많은 감각 강모와 강한 뾰족한 융기로 장착되어 있다. 주둥이(proboscis, 문관 吻管이라고도 함)는 무척추동물의 부드러운 몸 에서 영양분을 빨아들인다. 이들의 소화기관은 다리 속으로 확장된 일종의 공간인 게실에 있다. 마지막 마디(꼬리 마디 또는 미절)는 등 쪽으로 돌출한 항문을 가지고 있다.
이 독특한 절지동물들은 북극과 남극 해역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해역에 분포하고 있다. 수심이 얕은 천해에서 흔하고, 수심 7,000m에 이르는 심해 그리고 하구 서식지에 이르는 모든 해역에서 발견된다. 바다거 미는 해안선을 따라 발견되는 해조 숲과 바위 밑에서 잘 위장하여 산다. 바다거미는 아주 긴 다리로 바닥을 따라 걷거나 우산을 펄럭이는 동작을 사용하여 바닥 위로 떠서 유영한다. 바다거미는 대부분 육식성 포식자 또는 부패물식자인데, 자포동물, 해면동물, 갯지렁이류 그리고 태충동물등이 먹이 생물이다. 큰 말미잘에 들어가 근육을 흡수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말미잘은 이 시련에서 살아남아 자연스럽게 숙주가 된다.
바다거미강은 1,300종이 넘는 종으로 구성되며, 일반적으로 86개의 속으로 나눈다. 동물군 내의 정확한 분류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으며, 또한 합의된 목(order)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과(family)는 단일 목, 판 토포다목(order Pantopoda)의 일부로 간주한다. 바다 거미류는 투구게, 거미, 진드기, 응애, 전갈, 하베통거미(Sabacon makinoi) 등을 포함하는 주형강(class Arachnida)과 함께 협각아문(subphylum Chelicerata) 에 속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간주했다.
가장 초기의 화석은 캄브리아기 화석으로 스웨덴에서 발견되었고, 영국과 독일에서는 약 4억 년 전인 초기 데 본기 화석이 나왔다. 이들 표본 중 일부는 복부 뒤에 더 긴 '몸통'을 가지고 있었고, 그중 두 개의 화석에서는 몸이 꼬리로 끝났다. 이러한 특징은 살아있는 바다 거미에 서는 본 적이 없는 것이다.

바다 곤충류
곤충류의 강인한 생존력과 엄청난 번성에도 불구하고, 매우 적은 수의 곤충들이 수생 생활을 한다. 분류된 전체 100만여 곤충 종 중 30,000-40,000종만이 수서생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 100여 종 정도만이 해양 환경에 적응하고 산다. 바다 곤충류는 조간대 상층부에서 대양에 이르는 모든 서식지에서 생활주기의 적어도 일부를 보내는 곤충을 말한다. 연안의 서식지는 보통 염분 또는 조수 특성과 연계하여 구분한다. 보통 기수지역과 해수와 담수 사이에 있는 지역으로 바다보다는 염분이 낮으나 수역별로 변화가 많은 기수지역 그리고 바닷물이 주기적으로 들고나는 조간대 지역과 연안 수역을 비롯한 해역으로 나눌 수 있다. 기수역 과 조간대는 하루 중에도 염분이 변화가 심하다. 바다 곤충 대부분은 조간대와 육지 쪽 주변부인 조상대에 서 생활한다. 식생이 있으면 유형에 따라 보다 세분할 수 있다. 곤충 무리별로 보면 벌이나 파리류도 서식 하지만, 톡토기목(order Collembola), 돌좀목(order Microcoryphia) 그리고 좀목(order Thysanura) 등의 종들도 나타난다.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원양에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양 곤충은 ‘바다 스케이터(sea skaters)’라고도 하는 노린재목(order Hemiptera)에 속한 할로바이테스 (Halobates) 속의 종들이다. 그러나 그들조차도 물 속에 살지 않다. 민물 호수에서 소금쟁이가 하는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수표면에 산다. 이들 무리는 다리에 있는 작은 발수성 털 덕분에 물 위에서 미끄러지듯 움직일 수 있으며 몸 주위에 공기층을 가지고 있어 부 력을 갖게 된다. 주변을 빠르게 돌아다니며 갇힌 곤충과 죽은 유기체를 먹는다. 그리고 떠다니는 잔해 위에 알을 낳는다. 바다 표면에서만 여행하고, 먹이를 먹고, 번식할 수 있는 유일한 해양 무척추동물이다. 단 하나 의 속에 40여 종이 있으나 5종만이 원양에 산다.
국내에서는 모래 해안이나 사구 지역에 서식하는 곤충들이 여러 종 보고되어 있다. ‘정부희’의 글에 따르면 여러 종이 서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쪽에서 저쪽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모래거저리, 코딱지 처럼 자그마한 모래거저리붙이, 연탄집게 같은 꼬리 털이 명품인 큰집게벌레, 배속에 폭탄 숨기고 다니는 폭탄먼지벌레, 풀잎 뒤에 숨어 귀 따갑게 울어대는 좀 매부리, 제 몸보다도 훨씬 긴 더듬이 휘휘 젓고 다니는 바다방울벌레, 사슴벌레만큼이나 크고 쭉 빠진 몸매가 빛나는 큰조롱박먼지벌레……. ” 이들 중에 큰조 롱박먼지벌레는 이 서식지에서 이름난 포식자다. 그 밖에도 길앞잡이류가 있는데 닻무늬길앞잡이는 해안 서식지 훼손과 파괴로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현재는 멸종위기 곤충이다.

많은 바다 곤충은 초식성으로 해조류를 먹으며, 소수 종은 해안에 떠오른 사체를 먹는다. 그리고 이들 자체는 새와 다른 해양 동물의 먹이가 된다. 육상의 곤충들과 마찬가지로 바다 곤충들은 유기물을 분해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먹이원으로도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이 작은 곤충들은 해안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해안 1m에 수만 마리가 있다. 해변으로 떠밀려온 축축한 다시마 조각을 뒤집으면 수많은 구더기로 볼 수 있다. 식물체를 분해하는데 매우 효 과적으로 작용한다. 분해된 물질은 다시 바다로 들어가 바다를 비옥하게 한다.
* 이 글은 Wikipedia 등의 자료와 동물분류학(김훈 수 등, 1988)을 인용하거나 참고하여 정리하였음을 밝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