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월이 갈수록 점점 실현되기 힘들어지는 꿈이 있다. 바로 살아있는 화석 실러캔스와의 만남이다. 어지간히 수중세상의 진객을 마주하다보니 전설 같은 물고기에 까지 너무 멀리 잡은 희망사항으로 뒤늦게 조바심마저 난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지 아니면 꺼져가는 열정이 되살아났는지 이번 장거리 원정은 포기가 아닌 이에 한 가지를 더하게 만들었다. 바로 돛새치를 향한 새로운 열병이 도지기 시작하였다. 막달레나의 청새치와 혹등고래, 그리고 투명한 시야에 때로 몰려든 모블라레이의 유혹도 이를 대신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전설 같은 물고기 돛새치를 만나기 위해 다시 먼 길을 나서리라는 욕망이 꿈틀거린다.
수중세계와 해양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김동식 수중촬영감독, 스쿠버넷 최성순 대표 등과 함께 바하 칼리포르니아 청새치 투어를 다녀왔다. 청어, 전갱이, 고등어 등 물고기들이 생존본능으로 군집을 이루고, 이들을 쫓아가며 큰 무리를 갈라 치거나 지치게 만들어 잡아먹는 포식자들의 행동이 처절하 게 보이기보다는 경이로웠다. 먹잇감을 공격하면서 둥그렇게 모아지는 bait ball, 쫓고 쫓기는 치열함 이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외지에서나 드물게 볼 수 있었던 광경을 과연 우리도 마주 할 수 있 을 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떠난 먼 길이었기에 단 한번이라도 만나고 단 한 장의 사진이라도 건질 수 만 있다면 후회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기에 그 감동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했다. 베이트 볼과 이를 사냥하는 여러 포식동물을 촬영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 여러 곳에 있지만 이 번에 선택한 곳은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 남부(Baja California del sur)의 막달레나 베이 (Magdalena Bay)이다. 산호세 델 카보(San Jose del Cabo) 공항에서 차로 6시간 거리에 있는 산 카를로스(San Carlos)가 청새치 투어의 시작점이다. 공항에서 산 카를로스까지 이동하는 경비는 혼자 간다면 거의 국제선 항공료 보다 비싸기에 단체로 가야 할 이유가 있었다.
산 카를로스에는 1~2월에는 귀신고래 투어, 11월에는 청새치 투어를 진행하는 업체들이 마니아 손님을 안내하고 있다. 대부분 이곳의 호텔이나 리조트에 머물면서 매일 떠나는 당일코스로 청새치 투어를 하게 되지만 우리는 목적지와 배로 40분 정도의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푸에르토 막달레나 (Puerto Magadalena)에 숙소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투어를 진행하였다. 산 카를로스를 베이스로 하 면 여러 가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일정이 해 뜨기 전에 출발하여 어둑어 둑해지는 저녁에 돌아오기에 다이빙 외적인 즐거움이나 여유를 즐기기에는 시간은 물론 여력도 없을 정도로 강행군의 연속이다. 따라서 미리 알고 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루에 2시간 정도를 아낄 수 있기도 하지만 이점은 바다에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지고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 이 늘어 탁월한 선택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판잣집 같은 분위기에서 촛불하나에 의지한 채 피곤한 몸을 누일 수 있었던 며칠과 세일요트인 노틸러스 리브어보드에서 편안하게 숙식을 해결하며 지낸 모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정리하면 산 카를로스에는 호텔과 리조트가 있으나 이번에 머문 푸에르토 막달레나는 시골의 아주 작은 어촌 마을이라 제대로 된 숙소가 없다.
도착 후 이틀은 팡가보트 선장의 오두막을 빌려서 사용 했으나 두세 군데의 캠핑장이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쿠버넷은 다음 시즌 투어를 위해 최근 현지 파트너와 함께 글랭핑 캠프를 사용하는 것으로 협의를 했는데 화장실과 샤워장 등의 시설 이 괜찮고, 셰프가 식사를 제공하며, 리브어보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를 다녀와 들 었다. 인터넷과 와이파이도 가능하다고 한다.


청새치를 만가기 위한 긴 여정
이번 여행의 주된 목적은 망망대해에서 만나는 베이트볼과 이를 노리고 모여드는 청새치를 비롯하여 상어나 물개 같은 포식자를 촬영하는 것이었다. 특히 청새치가 최고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투어를 진행하 는데 있어 이 한 가지 상품만으로는 모객이 힘들기에 청새치를 만나기 위한 긴 여정 라파즈 리브어보드 투어와 함께 몰아서 진행하였으며 수중세계도 취재팀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따라서 라파 즈에서의 리브어보드 투어에 관해서는 사진으로 대신하겠다. 다만 이왕 나서는 장거리 여정이라면 계절을 잘택하여 라파즈의 물개, 카보풀모 Bull Shark과 잭피시를 한 묶음으로 볼 수 있는 리브어보드를 택하고 뒤이어 막달레나 청새치까지 이어서 일정을 잡으면 좋다고 본다. 청새치투어는 고래관광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팡가(Panga)라고 하는 배를 사용하는데, 이는 라파즈나 카보 풀모 등 바하칼리포르니아에서 일일 다이빙을 할 때 사용하는 전용선과 동일하다. 보통 여섯 명의 손님들이 탈 수 있으며, 선장과 가이드가 동행한다. 물론 스쿠버 아닌 스킨다이빙만 가능하다.
카보풀모와 마찬가지로 산 카를로스에도 선착장 시설이 따로 없어서 비치에서 배를 띄우기 위해서는 트레일러를 이용해야 하는데 장비와 사람들이 모두 타고 있는 채로 바다로 띄운다. 푸에르토 막달레나에서는 보트를 그냥 비치에 접안하여 타고 나가는 거와 다르다.

동트기 전부터 해가 지기까지
일반적으로 산 카를로스에서 출발하는 청새치 추적 프로그램은 오전 7시에서 오후 5시까지 10시간 동안 진행된다. 앞서 말했듯이 푸에르토 막달레나에서는 거리가 짧아져서 왕복 2시간 정도를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베이트 볼이 형성되어 청새치들이 나타나는 장소는 시즌에 따라 차이가 좀 있지만 보통 산 카를로스에서 망망대해를 향해 50마일 정도 떨어진 곳으로 그때그때 더 멀리 나갈 수 도 있기도 하다.
6시간을 오고가며 이동하는데 만 걸리는 시간이기에 실제 청새치 관찰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입수했다가 실패하고 다시 찾아 나서기를 반복하다보면 수중에서 청새치를 앵글에 담을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일반 다이빙 같이 다이빙을 마치고 느긋 하게 쉬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 하겠다.
여러 날에 거쳐 계속 해야 할 이유로는 날씨도 관계가 있지만 때에 따라 청새치를 계속 따라 다니다가 그칠 수도 있는가 하면은 어떤 날은 베이트 볼을 한곳에 몰아 놓고 여유롭게 사냥하는 장면을 한동안 마주 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첫날에 가장 기회가 좋았고 갈수록 촬영이 힘들어지기도 하였 다. 하지만 대신에 고래를 자주보거나 모블라가오리 떼의 이동을 맑은 시야에서 마냥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행운이 따라 주었다.

행복한 피로와 영광의 상처
이동하는데 왕복 6시간, 다이빙하는데 4시간, 도합 10시간을 흔들리는 작은 배 위에 있는 것은 멀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적도에 가깝지만 이동시간에 추위도 예상외의 복병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뱃멀미를 못 느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심각하게 고민 해볼 필요가 있겠다. 멀미예방용 약물에 의존 할 수도 있겠지만 사전에 경험을 쌓고 체력을 길러서 미리 대비하고 여정에 나서기를 권한다. 그만큼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기에 멀미가 걸림돌이 되기에는 너무나 아깝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프리다이빙용 long fin을 사용하기를 권한다.
다만 최고급형이며 고가인 카본 재질보다는 일반 강화 플라스틱이 유리하다. 순간적으로 빠르게 킥을 할 때가 대부분이고 오리발을 착용한 채 배에서 대기하거나 이동하고 오르고 뛰어드는 등 오리발이 찢어지거나 부서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무거운 스쿠버다이빙용 오리발은 한마디로 무용지물이다. 한 예로 함께한 동료가 첫날 첫잠수에 오리발이 벗겨 져 잃어버리는 일이 생겼다. 아무튼 오리발용 버선을 빌려 주다보니 맨발로 여러 날을 청새치를 쫓다보 니 어지간히 군살이 박혔다 생각 했는데도 불구하고 발가락이 까져서 다시 군살이 박히는 일도 있었다.
은근히 영광의 상처라는 객기가 발동하여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였다. 그만큼 탈진에 가까운 체력소모가 따랐지만 숙소에 돌아와서 느끼는 피로감은 오히려 행복하게 느껴졌다.

어둑할 때 출발하여 가는 길에 일출을 감상할 수 있었고, 모불라 무리를 만나 점프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면서 넓은 태평양 위를 달리는 것이 그동안의 답답했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어 좋았다. 대양을 회유하는 바다거북 과 사냥을 위해 외해로 나가는 바다사자 무리, 돌고래 무리를 보면서 같은 목적의 이동이라는 동질감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망망대해에서 청새치 찾기
그 넓은 바다에서 청새치는 어떻게 찾을까 궁금했는데 우선 청새치를 노리는 낚싯배를, 그 다음에는 새들이 수면 에 가깝게 무리지어 나는 것을 찾는다. 특히 군함조들이 빠르게 선회하며 모여 있는 곳을 찾아가면 베이트 볼과 이를 쫓거나 사냥하는 청새치들이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낮게 나는 군함조들이 있으면 거의 100% 에 가까운 확률이었다. 청새치나 베이트 볼이 수면으로 튀어 오르기도 한다. 청새치 다이빙을 안내하는 배를 참고하기도 하지만 이곳에서도 치열한 기득권경쟁으로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다른 팀이 있으면 어딘가 눈치가 보이며 선장들끼리 가끔 언쟁도 벌인다. 정말 BTS급의 유명인을 대상으로 하는 취재경쟁 같은 분위기이다.
선장과 가이드들은 경험이 많아서 입수할 타이밍을 정확히 알려준다. 입수와 동시에 100m 달리기 하듯 그야말 로 미친 듯이 지시하는 방향으로 킥을 차다보면 청새치가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고 더 따라가면 베이트 볼과 먼저 도착한 청새치들의 사냥 장면을 마주 하게 된다. 하지만 물고기 떼가 깊은 곳으로 내려가거나 더욱 빨리 도망쳐 시야에서 사라지면 다시 배 위로 올라 다음 기회를 노리고 대기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Dynamic과 Static
청새치 다이빙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bait ball과 이를 쫓는 청새치들을 같이 쫓아가며 구경하는 다이빙을 ‘다이내믹’이라고 하며 베이트 볼이 아직 힘이 있을 때는 포식자들을 피해서 빠르게 달아나는데 이때 베이트 볼은 매우 빨라서 왠만해서는 쫓아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때는 포식자들도 매우 빠르게 쫓아가며 사냥하는데 말 그대로 다이내믹하면 이를 보려면 다이버 역시 핀킥을 매우 잘해야 하고, 지구력이 따라야 하기에 다이내믹한 동작은 필수이다. 이렇게 한참을 포식자와 베이트 볼이 쫓고 쫓기다 보면 베이트 볼의 물고기들이 점차 지쳐서 한 자리에 머물게 되며 포식자 들은 손쉽게 사냥을 하게 된다.
이때를 ‘스태틱’이라고 한다. 체력이 달려서 다이내믹하게 쫓아가지 못하는 다이버들도 가까이 접근하여 구경할 수 있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다이버들 한꺼번에 몰리기도 한다. 베이트 볼을 찾지 못 한 다른 팀 배들까지 합류하게 되면 종종 아수라장이 되기도 한다. 다이버들이 너무 많이 몰리면 청새치 등 포식자들이 사냥을 멈추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이럴 경우에는 베이트 볼에서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면 청새치들이 다시 돌아올 때도 있다. 핀수영에 자신이 있고, 체력이 따라준다면 다이나믹을 권장하기도 하지만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평소 수중촬영에 쓰지 않던 빠른 셔터속도가 요구되며 역광이나 순광, 그리고 수면 위와 아래의 노출 차로 좋은 장면을 건지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다만 다이내믹으로 쫓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베이트 볼이 스태틱으로 안정화될 수 있기도 하다. 그래도 끈기 있게 쫓다 보면 어느 순간 이동을 멈춰 독점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잘 차려진 밥상을 앞에 놓은 듯 충분히 관찰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딱 한번 기회가 있었다. 스태틱으로 전환되었을 때 다른 동료 다이버들에게 알려서 불러들일 수도 있기에 체력이나 핀 킥에 자신 없다면 이때를 노리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흥분하거나 욕심을 부려 처음부터 다이나믹으로 체력을 다 소비 하거나 멀미로 막상 한 곳에 모여 있을 때 포기해버리는 일은 없어야겠다.
청새치 관찰 다이빙은 선장과 가이드의 남다른 경험과 다이버의 순간적인 역량과 의지가 성패를 좌우한다.

베이트볼의 종류
베이트 볼을 구성하는 물고기들의 종류는 청어, 전갱이, 고등어 등이다. 베이트 볼의 크기도 그때그때 달랐는 데 크기가 작아도 포식자들이 활발하게 사냥을 하는가 하면 크기가 커도 포식자들이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것도 있었다. 베이트 볼의 크기보다도 포식자들의 활성도가 더 중요한 듯했다. 베이트 볼의 주 포식자는 청새치들이지만 바다사자가 합류한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만새기(dorado)도 만났다.
이번에 관찰한 바로는 청새치가 베이트 볼을 공략해서 먹이를 낚아채는 확률이 생각보다는 높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청새치가 먹이를 입에 물고 있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은 단 두장 정도가 전부였다. 청새치의 자세한 사냥 방법에 대해서는 문헌을 찾기 힘들었기에 나름 관찰한 기억을 바탕으로 그 방법을 추정 할 수 있었다. 뾰족한 주둥이는 베이트 볼을 뚫고 들어가면서 상처를 입히거나 찌르는 역할을, 빠르게 이동할 때는 등지느러미를 접고 가는데 비해 사냥을 할 때는 항상 활짝 펼치는 것으로 보아 무리를 갈라놓거나 와류현 상을 유발해 먹이를 혼란에 빠트리는 방법으로 보였다. 물론 등지느러미도 먹이에게 칼 같이 부딪치거나 상처 를 입혀 잡아먹는 것 같았다.
물론 꼬리지느러미도 먹이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기절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기능 을 발휘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먹이라 할 수 있는 물고기들은 대량생산과 빠른 이동의 군집이라는 생존의 방 법을 택했으며 청새치는 이를 먹이로 삼으면서 좀 더 효과적인 형태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오늘에 이른 것 으로 보였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돌고래, 고래, 상어, 참치, 바다새 등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번에 만나진 못했다. 돛새치를 꼭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좀 더 기회를 많이 갖는다면 범고래까지 다양한 포식자들을 만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고래와 모불라레이
고래와 모불라레이는 청새치보다는 섬에 더 가까이서 관찰되다. 이들은 막달레나 섬과 산타마르가리타 섬 사이의 채널 근처에서 주로 관찰되는데 푸에르토 막달레나에서는 1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청새치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혹등고래를 보고 쫓아가서 다이빙을 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혹등고래 를 주목적으로 길게 시간을 두고 찾아보는 것을 권한다. 모불라레이도 마찬가지로 청새치 트립과 별도로 하루 정도 혹등고래와 모불라레이를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외해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사실 청새치관찰은 워낙 먼 외해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먼 바다 기상에 전적으로 의지 할 수 밖에 없다. 바람과 파도가 거친 경우에는 돌아오는 시간이 3시간에서 5시간으로 길어질 수도 있으며 이런 날은 섬 근 처에서 고래와 모불라레이만 찾아 나서는 것도 투어를 알차게 보내는 방법이다. 막달레나 베이에는 버드 아일랜드와 맹그로브 습지, 사구 등 육상 관광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버드 아일랜드에는 브라운 펠리컨을 비롯해서 다양한 바닷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조류 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좋은 장소다. 그리고 태평양의 파도와 바람이 육지에서 쓸려 내려온 퇴적물 들을 막아서 만든 사주가 엄청난 스케일로 해안선을 따라 발달해 있다. 이곳에 맹그로브 습지가 번성하고, 바람이 모래를 움직여 사구를 만들었으며 규모가 엄청나 마치 사막처럼 보인다.
한나절 관광을 하기에 좋으며 날씨가 좋지 않은 날 대체프로그램으로 해도 좋지만 청새치 투어를 하루정도 포기하더라도 꼭 한번 색다른 시간을 가져보기 바란다.



2022년 11월 스쿠버넷 라파즈 리브어보드 + 청새치 투어 _ 11박 12일
•일 정 2022년 11월 8일~19일 막달레나베이 청새치, 고래, 모불라레이 투어 4일
라파즈 리브어보드 5박 6일 4일 다이빙: 바다사자, 모불라레이, 햄머헤드 등
•투어비 $4,670 = 약 560만원
•포 함 리브어보드, 막달레나 글램핑+스노클링, 육상이동
•불포함 항공, 파크피($30), 퓨얼차지($60), 나이트록스 ($100), 팁: 10% 권장
리브어보드($2,540+이동비용)만 또는
청새치($1,950+이동비용)만 선택 가능(별도 문의)
에필로그
청새치를 촬영하면서 머릿속에는 포식자의 게걸스러운 눈초리와 죽음의 공포에 질린 먹잇감의 눈동자를 사진으로 표현해보겠다는 또 다른 사냥꾼의 눈매를 지니고 임했다. 하지만 결론은 기대와는 정반대의 모습이 마치 인두로 지진 듯 가슴 깊숙이 뜨거운 잔상으로 남았다. 매우 큰 규모의 베이트 볼에 수십 마리의 청새치가 사냥하는 다이내믹 상황을 따라갈 때였다. 힘에 부쳐 무리와 점점 멀어지니 수많은 물고기 비늘과 살점들이 마치 폭설이 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장면과 오버랩 되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내리꽂히는 빛 폭포를 따라 흐르며 반짝이는 수많은 은빛송이는 바다가 애초부터 가지고 있던 본래의 모습이기에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나 뒤이어 미세플라스틱의 바다를 힘겹게 헤엄치며 겨우 연명하는 그런 장면과 다시 오버랩 됨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 그래서 처절함보다는 건강함을, 잔인함 과 공포의 느낌보다는 바다가 벌이는 축제의 한마당에 특별히 초대받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 베이트 볼이 무리에서 갈라치기로 떨어져 나와 작은 군집을 이루고 이동할 때는 오히려 사냥하기 쉬울 듯 했지만 청새치는 물론 행동이 상대적으로 느린 물개나 다른 포식자도 그냥 방치하고 있었다. 마치 먹잇감에 대한 예의와 자비는 아닌지. 다음세대를 위한 배려라면 마구잡이식의 인간보다는 훨씬 더 성숙한 진화의 산물이 이들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바탕 먹고 먹히는 광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잠깐의 소강상태였다. 물고기 군집이 수면을 향해 가지런히 원을 그리더니 몇 마리씩 차례로 무리를 떠나 수면의 먹이를 취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거듭하였다. 청새치로서는 절호의 기회 였지만 공격을 일부러 멈춘 것 같았다.
그리고 내 눈에는 전쟁통 같은 상황에 먹고살기 위한 행동보다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잘 차려입고 질서정연하게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는 모습으로 보였다. 태초부터 내려온 방식대로 말이다. 2주간에 걸쳐 마주한 수많은 잊지 못할 장면 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순간이었다는 대답이 이번 취재여행에 대미였음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