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88호] 동해에서의 첫 DSLR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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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188호] 동해에서의 첫 DSLR 사용기
  • 수중세계
  • 승인 2020.01.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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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상훈 _ PADI 강사

∷∷∷ 그동안 똑딱이로 사진을 찍다가 우연치 않게 정선봉강사가 DSLR로 사진을 도전해 보라고 “캐논 5D Mark2”바디를 주었다. 정선봉 강사하고는 작년 민물다이빙에서 처음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서 1년째 만남을 유지하고 있다. 인연이 된지 1년 밖에 안 된 나에게 선뜻 DSLR 카메라 바디를 선물해 주었다. 물론 중고이지만 깨끗하게 사용한 바디는 흠집 하나 없는 새 제품과 같았다. 나의 다이빙 열정을 높이 평가해서 더 좋은 사진을 찍어 보라고 준 선물을 받고, 카메라에 맞는 중고하우징, 거기에 필요한 렌즈를 검색해 보았다. 단종된 제품이다 보니 하우징 구하기도 쉽지가 않았다. 더군다나 렌즈를 살 생각을 하니까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드는 것 같아서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에 제주도의 이운철 작가에게 연락이 왔다.

정선봉 강사한테 받은 바디를 처분하고 중고로 카메라부터 렌즈 그리고 하우징까지 한꺼번에 저렴한 매물이 나왔으니 한번 생각해 보라는 연락이었다. 처음에는 많은 고민을 하였고, 정선봉강사도 자신이 준 거지만 더 좋은 사진을 위해서 처분하고 이운철 작가의 얘기대로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갖고 있는 돈을 다 털어서 니콘 D7200과 같이 나온 매물인 노티캠 중고하우징까지 구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나의 DSLR 카메라의 시작은 우연치 않은 기회에 입문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노출 값과 셔터스피드를 스스로 조절할 필요 없었고, 자동으로만 카메라를 사용하다가 일일이 상황에 맞게 조작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함께 과연 내가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두려움은 배가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카메라에 대한 설명서를 읽어도 어려운 용어에 답답한 마음을 갖고 이운철 작가에게 전화도 여러 번하면서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강원도 고성의 금강산 포인트에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게 되었다. 12월의 겨울이라고 하기엔 그리 춥지 않은 바다와 잔잔한 바다는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이 부족함이 없었다. 단지 처음이라는 두려움과 설렘 그리고 잘 찍고 싶은 욕심이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하는 내내 교차하였다.

카메라도 정말 무거웠다. ‘이렇게 무거운 걸 갖고 수중에서 사용을 한다면 한 손으로는 가능 할까?’, ‘카메라에 정신이 팔려 다이빙이 위험하지는 않을까?’, ‘아직 카메라의 기능도 다 모르는데 과연 얼마나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등등 여러 생각들을 안고 차가운 겨울 바다로 입수를 시작했다. 수중 시야는 나쁘지는 않다. 첫 수심은 30미터에서 시작을 한다. 카메라의 전원을 키고 세팅을 하면서 바닥에서 천천히 이동해 본다. 처음 뷰파인더에 얼굴을 대고 파인더 너머로 피사체를 쳐다보고 셔터를 눌렀다. 매번 액정 화면만 보면서 사진을 찍다가 뷰파인더를 보니 적응이 안 된다. 나는 분명히 똑바로 찍은 것 같았지만 피사체가 한쪽으로 쏠려있다. 이럴 때 대략 난감이라고 했었나... 답답한 마음에 카메라 기능을 액정으로 보는 걸로 바꿔서 찍어보았다. 훨씬 편하다. 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뷰파인더를 보면서 보면서 물안경에 물도 들어온다.
처음 접한 카메라는 화각이 엄청 넓다. 그동안 사용하던 똑딱이 카메라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 잘못해서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 나도 모르게 마구 찍힌다. 어쩔 때는 내 오리발도 같이 사진에 나온다. 어이없이 웃으면서 그리고 상승하면서 혼자 찍은 사진을 살짝살짝 보면서 묘하게 신비한 기분을 안고 첫 다이빙을 마쳤다.

두 번째도 다시 금강산을 가기로 했다. 다시 깊은 수심으로 떨어져서 차차 낮은 수심으로 이동을 하면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 본다. 첫 다이빙에 비해서 무감압 한계 잠수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짧아진다. 화려한 부채뿔산호가 봉오리마다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다. 처음보다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은 서툴다. 아니, 서툴다 못해 카메라 조작하는 데만 정신이 없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곳 금강산 포인트를 좋아한다. 설악산의 줄기가 동해바다까지 이어져서 바닷속도 계곡이 있고 그 사이사이를 유영하면서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는 금강산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해본 다이버들만 느끼는 희열이 아닐까 한다.
리조트에 앉아서 창밖을 보고 있으면 바닷가의 경치 좋은 카페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오고, 따스한 커피한잔을 같이 하고 있으면 다이빙도 즐겁지만 수면 휴식 시간 또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직은 나의 DSLR 카메라가 서툴지만 때로는 욕심이 생겨서 더 멋진 장면을 찍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두 번이나 금강산 포인트를 찾아 갔다. 금강산 포인트는 사진 찍기에 더없이 좋은 포인트였고, 나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동해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바다에 묻혀 있는 곳이었다. 언제쯤 나도 프로 작가들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다음에도 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차가운 바다 속으로 퐁당거리며 들어 갈 것 같다. 그리고 서툰 카메라 작동법에 빨리 적응이 되기를 희망해 보면서 나의 첫 DSLR 카메라를 사용한 사진과 그리고 두 번째 찍었던 나의 사진 몇 장들로 멋진 금강산 포인트의 여운을 여러분들께 남겨 드리고 싶다. 나의 실력이 아직은 모자라서 더 아름다운 모습을 담지 못한 아쉬움이 파도치듯 밀물처럼 밀려온다.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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