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5/06 160호] 박정권, 참복의 투어스케치 6(부채뿔산호 군락지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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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5/06 160호] 박정권, 참복의 투어스케치 6(부채뿔산호 군락지를 찾아서 )
  • 박정권
  • 승인 2020.04.2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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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다 스케치

글, 사진 박정권

부채뿔산호 군락지를 찾아서

 

다이빙을 하면서 웅장하고 때론 아기자기한 형상의 자연암반을 만나게 되면 그 갖가지 기묘한 모양새에 감탄하기도 하고 혹은 자연이 빚어놓은 웅장함에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마치 관목이 우거진 풀숲을 지나 찬란한 태양빛을 받으며 초록빛 대지 위에 펼쳐진 어느 그림 같은 대자연 앞에 서있어 보는 것을 꿈꾸며 늘 가깝고도 반복 될 수도 있는 포인트를 접하면서 그 꿈이 현실이 되어주기를 소망하기도 한다.

 

수온과 해류의 흐름이 만들어주는 생태계의 순환 탓에 국내 바다에서는 그리 화려한 색채를 만나기가 제주도나 경남 남해안 지역을 제외하면 매우 어려운 조건이다. 자연광이 차단되는 수심으로 내려가면 모든 것이 초록의 동색이 되어 수중 생태계의 디테일한 색감과 각 개체들의 살아가는 모양새가 하나로 뭉뚱그려지는 것에 감흥이 반감이 되기도 한다.따라서 대부분의 다이버들은 수중랜턴을 구비하게되는데 이것은 수심에 관계없이 수중생물들의 본래의 색감을 구별하고 섬세하고 신비로운 생존방식의 일부를 관찰하는데 용이하다.

 

특히 수중사진을 즐기는 다이버들에게 다양한 색감을 지닌 생물체는 언제나 만나고 싶어 하는 최고의 피사체가 되어준다. 각지역에 자생하는 수중생물체 중에서 아름다운 색채를 띄고 살아가는 생명들과 함께 호흡해가며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아름다움의 일부를 사진에 담는다.

그중에 동해에서 쉽사리 만나볼 수 있는 것으로는 하얀 촉수다발을 펼쳐 수중에 떠다니는 유생이나 플랑크톤을 먹이 삼아 살아가는 섬유세닐말미잘이 있고, 그 형태와 색상 또한 녹두색과 붉은색 그리고 하얀색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잘 가꾸어진 꽃밭을 연상케 하기에 자주 앵글에 담아보곤 한다.

 

군락이 위치하는 형태나 서식지에 따라서 아기자기하고 때론 웅장한 모습 등 다양한 연출소재가 되어주기에 다소 척박한 동해바다의 환경에서는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 추위를 감내하며 만개한 수중 꽃밭을 자주 찾곤 한다.

 

또 하나 선홍색을 띄고서 암반이나 인공어초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부채뿔 산호가 그것이다. 푸른 바다에 강열하게 대비되는 붉은 부채뿔 산호들의 군락을 만날라 치면 때론 그 독특한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쩌다 협곡을 이루고 있는 자연암반을 사이에 두고 겹겹이 늘어져있는 군락지를 만나고 또 그 붉은 가지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푸르고 푸른 바닷물이 조화를 이루어 줄 때 잠시 머릿속을 비우고 타이트한 그 앵글 하나에 두 눈은 행복감으로 가득 채워진다.

특히나 부채뿔 산호가 갓 봉오리를 틔우는배 꽃잎 마냥 하얀 폴잎을 펼치고 있을 때면 영락없
는 수중의 꽃나무 군락이 아닐 수 없다.

 

통영지역에서 다이빙을 할 적에는 수심 약 5미터의 자연암반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높낮이를 반복하는 남해안의 특성상 다이빙 사이트마다 관심만 기울이면 만나볼 수 있는 수중생물이다. 그리고 그 부채뿔 산호를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예쁜 생물이 주홍토끼고둥인데 흔히 개오지라 칭하는 녀석들이다. 부채뿔 산호의 폴잎을 갉아먹으며 살아가기에 하얀 폴잎이 사라지고 붉은 가지만 덩그러니 남아있음은 주홍토끼고둥들이 느릿느릿 삶을 살아낸 흔적이라 할 수가 있다. 산호의 색상이 붉은색인지라 고둥이 보드라운 외투막을 감추고 패각을 드러내면 빨간색이 되기에 그야말로 완벽한 보호색으로 부채뿔 산호는 최적의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겨울은 주홍토끼고둥들의 집중적인 산란철이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이듬해 봄까지 산호가지 여기저기에서 산란 중인 몸짓을 쉽게 볼 수가 있으니 진귀한 구경거리가 아닐 수 없다.
포항지역에서는 연두색을 띄는 히드라에서도 같은 종의 토끼고둥을 만난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녀석들이 외투막을 벗어낸 모습의 패각은 영락없이 그 히드라의 연두색을 띄고 있음에 작디작은 미물과도 같은 생명들의 생존방식에 감탄을 했던 경험이 있기도 하다.

동해안 다이빙을 하면서 남단 양포지역부터 북단 강원 고성지역까지 자주 수중여행을 해본 경험으로는 강원 문암지역을 기점으로 그 북단에서는 부채뿔 산호가 군락을 이루는 것을 아직 만나보지를 못했었다. 혹자는 가진 지역을 기점으로 동해를 감싸고 흐르는 해류의 영향이라고도 설명하지만 아무튼 고성북단 지역에서만 4년 정도 집중적으로 입수를 하고 관심을 가지고 찾아봤지만 그저 소량의 부채뿔 산호 그것도 한두 그루 정도에 불과했으며 대신에 그 넓고 기묘함을 이루는 암반을 형형색색의 말미잘들이 자리를 채워 아름다운 자태를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문암 지역의 포인트 중에 금강산 혹은 낙산대기라 불리는 포인트의 부채뿔 산호 군락은 이제껏 만나본 군락 중에 가장 방대한 범위가 되어준다. 또 얼마 전 다이빙에서는 문암과 인접한 청간정에서도 아름다운 산호 군락지를 만났듯이 수중에는 이 지역을 이어주는 거대한 수중산맥이 존재해서 생명 순환의 매개체가 되어 이러한 절경과 장관을 만나불수 있는 조건이 되어주는 것 같았다. 수심 25 미터를 시작으로 협곡을 이루고 이곳저곳 솟아있는 봉우리마다 중심부에는 형형색색의 말미잘이 자리하고 그 가장자리에는 빨간 부채뿔 산호들이 둘러싸듯 자라고 있는 모습은 색깔이 있는 수묵화 한 폭을 바라보는 듯하다.

필자가 다시 찾은 문암의 낙산대기는 시기가 다이버들이 말하는 소위 아카시아꽃이 피어나는, 그래서 아카시아 물때라 하는 5월초 순이었기에 푸르고 청명한 바다에서 보기에 따라서 생소하겠지만 이즈음에만 만나볼 수 있는 초록의 바다였다. 그 나름 신비로운 자연의 순환이라 여기면 그 초록의 바다는 또 하나의 경이로운 만남이 되어준다.

동해안은 이제 그 초록의 바다에서 5월 하순을 넘기면서 남단지역에서부터 다시금 푸르른 바다의 본래 청명함을 되찾는 순환을 이루어 주니 언제고 그 빨간 꽃나무들이 끝 없이 펼쳐진 협곡과 기묘한 봉우리들이 시선을 이끄는 장관의 바다 속을 다시 만나보고 싶어진다.

덤으로 그 지역의 수심 15에서 20여 미터 남짓 되는 일명마이산이라고 하는 포인트에서는 이름 그대로 마이산의 돌탑들 마냥 키 작고 폴잎 다발을 꽃다발처럼 펼치고 올망졸망하고 산맥 줄기를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말지말 군락지를 만날 수가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화려해 보이는 촉수다발 사이로 하얗고 기다란 촉수관이 1~2 미터 가량 늘어져 나오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그 말미잘 군락을 찾았을 때의 수온은 3~4도 사이로 말미잘들이 만개할 조건이 되는 수온이기에 암반을 빼곡하게 뒤덮은 형형색색의 말미잘 군락지의 장관을 만끽할 수가 있었다.

주거지에 따라 동해안이 일상탈출의 목적지로는 다소 먼 거리라면 바다환경이 허락하는 한 이런 두 가지의 커다란 여행목표를 충족시켜주기에는 더 없이 좋은 수중환경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딘가에 다이빙 여건의 제약과 한계 탓에 그저 신비롭게 자리하고 있는 황홀한 부채뿔산호 군락지가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해외투어에서 만나보는 대형 씨팬 앞에서 우리는 맨손다이빙을 한다. 장갑을 끼든 벗든 안전을 위하고 수중생물을 만지지 않아 서로 보호하자는 취지이기에 그저 국내 다이빙에서 쉽게 때로는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부채뿔 산호라고 예외이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나부터도 핀킥 한 번의 물살에 여린 부채뿔 산호가지가 맥없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늘 반성과 감사의 마음으로 전유물이 아닌 자연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 한다.
독자 여러분도 늘 즐겁고 안전한 다이빙하세요.

LF문암리조트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괘진길66

010-9326-8162 (김동석 대표)
010-9491-9303 (조승모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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