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6, 190호] 박정권, 참복의 투어 스케치 36 (계곡 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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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6, 190호] 박정권, 참복의 투어 스케치 36 (계곡 다이빙)
  • 박정권
  • 승인 2020.06.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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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바다 스케치

글, 사진 박정권

겨울바다 특히 동해의 겨울바다는 사흘이 멀다 하고 요동치기 일쑤다. 육상기온이 내려가고 덩달아 수온 또한 곤두박질치면서 수중생물들에게 있어서는 생명태동의 최적 환경이 되어주기에 때문에 이거대한 자연의 순환 관점에서 볼 때 이렇게 차가운 시절은 어쩌면 절대 필요한 구간일 것이라 생각된다.
어김없이 매년 12월 즈음이 되면 바다에서 민물로 귀환하는 연어 무리가 있으며, 뒤를 이어 각종 어류들과 두족류인 대왕문어까지 수심이 얕은 곳으로 일제히 산란을 위해 돌아오는 것을 보다보면 질서정연하게 순환하는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계절이 봄을 지나면서 동해안에도 건강하던 해조류가 녹아내리고 조류의 바뀜 현상이 겹쳐져서 부유물과 함께 초록의 바다로 바뀌어간다. 게다가 바람이라도 드세게 불어올 때면 여지없이 하얀 포말이 거세게 일렁이는 성난 바다가 바다를 그리워하는 다이버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이런 시절에 다이버에게는 어쩌면 계곡의 맑은 물이 잠시 쉬어가는 작은 소에서도 충분히 기분 좋은 유영을 만끽할 수 있으니 민물이라고 마다할 다이버가 있겠는가. 게다가 자주 접했던 바다의 생태와 연계해서 민물의 생태를 엿보고 느끼는 과정이 곁들여지니 자연의 섭리가 민물에서도 그 신비로움은 큰 감동으로 전해질 것이다.

 

해마다 4~5 월경이면 천연보호종인 열목어의 산란철이기에 온갖 장애물을 힘겹게 오르는 열목어 무리들을 잠시 만나볼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원시의 자연에서야 그들이 기억하는 회귀지점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본능이 작용할 뿐, 환경훼손이라는 장애물은 크나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각종 난개발과 수렵이 더해져서 1급수의 수질과 수온 20도 이내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제약적 환경이 계속적으로 좁아지고 있음을 보고 또 들을 수 있는 현실이기에 안타깝기만 하다.

홍천 칡소 폭포의 실태 모니터링겸 현장방문으로 문제점들을 이야기해보며 산란철을 맞아 나름 많은 열목어의 통로가 되고 있는 그곳의 수중을 살펴보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수백 마리의 무리들이 2미터 남짓한 칡소폭로를 뛰어 오르기 위해 널찍한 광장에 모여서 숨고르기에 여념이 없을 시기라는데 이날은 5마리 정도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왜일까? 하류에서 어떤 장애물을 만나 여기까지 당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수중에서 1시간여 동안 주변을 살피며 다이빙을 해보았지만 그 후로도 새로이 합류하는 열목어들은 만날 수가 없었으며, 예전에는 하얗게 쏟아 붓는 폭포를 온몸으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모습도 볼 수가 없었다. 저 높은 곳을 거슬러 올라야 자갈과 모래가 적당히 섞여있는 잔잔하고 나지막한 산란 터를 만날 것인데 대체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러시아를 비롯하여 냉수가 흐르는 지역에서는 열목어가 흔한 어류지만 국내에서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서쪽지역, 즉 홍천 을수천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물이 팔당댐을 거쳐 한강으로 흐른다하니 대략 백두대간 동쪽에서는 서식이 확인된바 없으며 그것이 학계의 정설로만 알고 있다. 홍천 칡소의 4월 초순열목어 상태는 시간을 두고 5월 하순까지 필자는 일주일 주기로 해서 꼭 열목어의 움직임을 모니터링 해볼 계획이다.

 


백두대간 동쪽에 해당하는 강원도 고성군 깊은 산자락 어느 계곡을 고향으로 둔 지인의 열목어에 관한 귀띔으로 단숨에 달려갔던 그곳. 오랜세월 세찬 물줄기가 큰 바윗돌에 물길을 만들어지고 떨어지는 작은 폭포에 자연스럽게 웅덩이가 생겼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수해본 그곳에는 열목어와 산천어 30여 마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었다.

지인의 이야기로는 수십 년 전, 어릴적 부터 이곳에서 수영을 하면서 자랐던 그 시절에도 열목어는 분명 오르내렸었다는 이야기에 잠시 혼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백두대간 동쪽에도 오래전부터 열목어가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관할 지자체 등에 방류사업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졌지만 어릴 적부터 보아왔다는 이야기며 정확하게 서식지를 찾아내는 현지인의 관찰기록은 무엇보다 정확하기 때문이다. 이토록 거대한 자연의 속살은 때론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고성군 계곡의 만남이었다.

열목어와 함께 산천어가 섞여서 함께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기에 잠시 쉬고 있는 모습과 맑은 물은 분명 청정 1급수의 깨끗함이 온몸으로 전해지기에 충분했다. 산란기를 앞둔 보호종 어류들에게 스트레스를 덜하고자 오래 머물지 않고 수중 스케치정도로 다이빙을 마쳤지만 산란철이 끝나는 5월경 까지는 오지의 민물생태를 좀 더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물론 동해바다가 요동치는 날이면 더욱더 고요하고 투명한 계곡의 민물 수중이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며, 반드시 깨끗하게 지켜져야 할 우리 모두의 자산임을 느끼게 할 것이다. 한번 훼손된 환경은 그 복구나 복원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다이빙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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