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가치를 조명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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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가치를 조명하며
  • 차순철, 전재경
  • 승인 2020.06.15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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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을 서울에서 홍천으로 이전한 후에 칡소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1998년 봄, 마치 칡즙을 풀어놓은 듯 한 검푸른 물결의 웅덩이엔 을수계곡의 맑은 물이 쏟아져 내리고 아름드리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폭포의 물살을 거슬러 오르려는 열목어들의 힘찬 몸짓이 이어지고 있었다.

물속 또한 보기 드문 대형의 열목어와 어름치, 꺽지, 수수미꾸리. 금강모치, 버들치, 쉬리, 퉁가리, 미유기, 돌고기, 피라미, 갈겨니, 둑중개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한국고유종을 한자리에서 모두 관찰하고 촬영할 수 있는 생물상을 보여주었다. 칡소의 수중환경에 매료된 이날 이후 22년 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 수없이 이곳을 방문하여 수중환경을 지켜보고 변화를 기록한 경험을 바탕으로 칡소에 다가온 위기와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현재 계방천일원의 홍천 명개리 열목어서식지는 1994년 9월23일 강원도지방기념물 제67호 로 지정되어 문화재보호법(문화재보호구역)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축사육제한구역) 하천법(내린천 하천구역)의 적용을 받고 있음을 밝힌다.

2015년 봄 칡소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상류의 농경지개간과 난개발, 위락시설들이 들어서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물이끼(?) 가 바닥지형의 암반 전체와 자갈층에 대량 번식하고 시야는 극도로 나빠졌으며(2~3미터) 13종 이상이 관찰되던 민물고기는 6종 이하로 감소하였다. 칡소의 수중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원인은 상류를 탐방해보면 쉽게 유추가 가능하지만, 본인에게는 연구용역으로 발생한 과학적인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과 루트가 없으므로 자료사진과 영상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인 자료로 객관적인 사실만을 기술하기로 한다.

2018년 때 이른 5월의 폭우이후 칡소의 물속은 그야말로 열목어로 가득 찬 기현상이 벌어졌다. 1998년 부터 이곳을 수없이 많이 드나들며 일정한 규모의 열목어 개체를 보아왔었는데, 유례없이 엄청난 규모의 열목어들이 칡소에 몰려든 것이다.
 

매몰 전
매몰 전
매몰 후
매몰 후

 

열목어의 병목현상

섣부른 추론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오랜 기간 이곳을 관심 있게 살펴온 본지 발행인을 비롯한 몇 분의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보면 먼저 그 원인을 이르게 상승한 수온변화를 꼽았다. 다만 이렇게 떼 지어 몰려든 경우는 처음이라 산란을 위해 상류로 오르는 통로인 다른 하천이나 지류가 더 이상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 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훼손되어 그나마 정도가 나은 이곳으로 몰리는 병목현상이 아닌가라는 의문도 제기가 되었다.
따라서 칡소주변 특히 상류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열목어를 비롯한 그밖에 생물종과 주변 환경에 대한 심도 있는 실태조사가 시급함을 토로 했고 수중세계 2018년 7~8월호에 “홍천 열목어의 눈물”이라는 제목 하에 기사화 하였다. 많은 관심과 반응이 줄을 이었고 기사를 보고서 형식으로 환경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에 배포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편집자 주

이후 장마와 기습폭우가 반복되면서 칡소폭포에는 다량의 토사가 밀려 내려와 전체 면적의 절반정도가 매립되어 풍부한 용존산소 속에서 열목어가 머물며 휴식을 취하던 공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2020년 3월과 4월은 과거와 달리 열목어 개체가 크게 줄어들어 칡소폭포를 지키고 보존하려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긴장하고 안타까워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과거의 영상자료에서는 이시기 수십 마리 이상의 개체가 수온에 상관없이 올라와 상류로 오르려 머무르고 있었기에 과거대비 10마리 이내로 줄어든 모습은 환경당국과 매스컴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예년에 비해 이른 봄에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수위가 크게 상승해 상류로 이동하는 시기가 늦어졌을 것이라는 추론이 제기되었는데, 5월 9일 현재 개체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수중환경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예전과 달리 수서곤충(강도래류 등등)이 대량으로 번식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는데 수중시야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점과 더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단일장소에 가장 많은 개체의 열목어가 모여 있고,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한국고유종들이 한자리에서 모두 서식하며 관찰할 수 있는 소중한 자연유산인 칡소폭포의 자연환경을 지켜나가고 보존하려는 방안과 관련하여 단기적으로 매몰된 칡소를 친환경적인 준설을 통한 면적회복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장기적으로 오대산 국립공원의 확장, 문화재보호법의 보수적인 적용과 규제, 을수계곡일대의 토지수용, 국민신탁 등의 방안이 모색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칡소도 지켜나가고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도 침해되지 않는 현명한 정책결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상류의 토사 등이 밀려 내려와  열목어의 휴식 공간이 크게 줄어든 지난 4월 황량한 칡소폭포의 수중
상류의 토사 등이 밀려 내려와 열목어의 휴식 공간이 크게 줄어든 지난 4월 황량한 칡소폭포의 수중
5월9일 열목어의 개체수는 예년과 비슷하다. _사진 이선명
5월9일 열목어의 개체수는 예년과 비슷하다. _사진 이선명



 

생태계서비스의 주역 열목어와 그 서식지 및
이동통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

수중 생태계를 잘 아는 다이버들이 열목어 서식지를 지키려 함은 열목어 자체의 소중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열목어를 축으로 형성되는 하천과 산림 및 해양의 생태계와 그로부터 유출되는 생태계서비스(ecosystem services)를 유지・증진시키는데 이바지하려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서비스"란 인간이 생태계로부터 얻는 ㈎식량, 수자원, 목재 등 유형적 생산물을 제공하는 공급서비스, ㈏대기 정화, 탄소 흡수, 기후 조절, 재해 방지 등의 환경조절 서비스, ㈐생태관광, 아름답고 쾌적한 경관, 휴양 등의 문화서비스 ㈑토양 형성, 서식지 제공, 물질 순환 등 자연을 유지하는 지지서비스와 같은 자연의 혜택을 말한다(생물다양성법 제2조제10호).

칡소폭포 바로위 상류의 개발된 밭과 직할천
칡소폭포 바로위 상류의 개발된 밭과 직할천
아직도 훼손되고 있는 상류
아직도 훼손되고 있는 상류

 

인류는 생태계서비스 없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야생은 인류에게 필수불가별한 생태계서비스를 창출하는 생태계의 주역들이다. 자연의 주인공들을 보호하기 위하여서는 울타리를 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환경법은 직접적인 생물종 보호장치와 함께 토지소유자나 지역주민들이 야생 보호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생물다양성법에 따른 생태계서비스지불제와 국민신탁법에 따른 보전협약 제도가 그것이다.

정부는 각종 생태계서비스의 체계적인 보전 및 증진을 위하여 생태ㆍ경관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 자연공원, 야생생물보호구역 등의 소유자ㆍ점유자 또는 관리인과 자연경관 및 자연자산의 유지ㆍ관리, 경작방식의 변경, 화학물질의 사용 감소, 습지의 조성, 그 밖에 토지의 관리방법 등을 목적으로 생태계서비스지불제 (payment for ecosystem services) 계약을 체결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같은 계약의 체결을 권고할 수 있다(제16조제1항).

국민신탁법에 따르면, 자연환경국민신탁(법인)은 자연환경자산의 효율적인 보전ㆍ관리를 위하여 문화유산 및 자연환경자산의 소유자ㆍ점유자 또는 대리인과 협약[보전협약]을 체결하고, 소유자ㆍ점유자 또는 대리인이 그 자연환경자산을 성실하게 보전ㆍ관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하거나 같은 자연환경자산을 대차하여 직접 보전활동을 실시할 수 있다(제19조제1항). 아울러 국민신탁은 생물다양성법에 따른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실시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았다(제16조제4항).

환경부[원주지방환경청], 강원도 또는 홍천군 등 관계 행정기관들이 자연환경보전법이나 야생생물보호법 등에 따라 열목어와 야생어류들을 직접적으로 보호한다면, 국민신탁은 민간 차원에서 생태계서비스지불제와 보전협약제도를 활용하여 칡소 폭포 주변지역 및 상류의 토지 소유자나 경작자 또는 주민들과 함께 열목어 서식지와 이동통로를 보호하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나아가 국민신탁은 야생보호에 뜻이 있는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CSR) 및 다이버들의 자원봉사 활동과 연계하여 열목어 생태계를 보전하는데 동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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