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미잘과 불볼락 _박정권
상태바
말미잘과 불볼락 _박정권
  • 수중세계
  • 승인 2020.08.10 1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 7/8, 191호] 참복의 투어스케치 37
글, 사진 박정권

 

 

∷∷∷ 겨울과 봄을 지나면서 비로소 여름의 문턱에 다다라서야, 동해의 수온은 평균 4~5도 정도 상승하였다. 어느덧 바닷가를 찾는 다이버들의 웻슈트차림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도 상승한 수온을 말해주는 듯 한낮의 높은 기온과 더위를 온몸으로 적셔가며 수중여행을 탐닉하는 소위 다이빙 시즌이 도래한 것이다.

수중 물색은 아직까지 강원 양양을 중심으로 볼 때 녹색의 변화무쌍한 시계와 함께 물때에 따라서 시야가 결정되어지는 구간을 지나고 있다. 4월에서 5월 사이에 태어나는 동해의 대표 어종중 하나인 불볼락 치어들이 협곡 자연암반이나 각종 어초들을 보금자리삼아 한껏 귀여움을 발산하며 세상 또렷한 눈망울을 하고 꼬리짓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히드라 가지에는 왕벗꽃갯민숭이들의 산란으로 바쁘기도 한 계절이다.

 


수심 20미터를 기준으로 볼 때 수온이 10도 정도에서 최근에는 15도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낮은 수온에서 지난겨울부터 최근 봄의 구간을 흐드러지게 만개하여 다소 삭막할 수 있는 동해안의 풍경을 대표하며, 다이버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사진가들에게도 자주 찾는 피사체가 되어주었던 섬유세닐 말미잘들도 마치 찐방의 모양으로 움츠려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은 어쩌면 한여름 내내 웬만히 깊은 수심대가 아니고서야 또다시 돌아올 겨울을 기다려야하는 아쉬움의 대목이기도 하다. 섬유세닐 말미잘은 마치 제주의 대표 수중생물로 생각할 수 있는 형형색색의 연산호나 수지맨드라미의 자태처럼 수온이 낮은 동해안에서는 다이버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수중생물이 아닌가 한다.

 

 

갓 태어난 불볼락 치어무리를 만날 때는 세상에 태어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그야말로 첫 만남들이 되어서인지 가까이 다가가도 거부감 없이 작은 호기심만 보이듯 서로 눈 맞추기만 해볼 뿐 경계행동을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나 수중의 어류들이나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겪게 되는 모든 일들이 경험이 되고 교육이 되면서 비로소 그들만의 행동습성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지는 것일 것이라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 탄생의 의미는 성스러움이요, 하나같이 귀여움과 신비로움을 전해준다.

 

요즘에는 바다를 즐기는 방법 중에 수중환경 보존과 개선차원에서 자발적 쓰레기 수거다이빙을 하는 개인다이버나 동호회 또는 주기적 행사를 통해 많은 양의 수중쓰레기들을 땅위로 건져 올리고 있다. 바다를 좋아하고 또 좋아하고 즐기는 만큼 신음하는 바다의 환경에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보다 쾌적한 자연환경이라야 생태계의 건강함도 지켜질 것이고, 그 건강한 생태계의 세상에서 아름다운 많은 여행지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이나 수중생물들이나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지켜져야 할 서로의 공존협약과도 같은 것일 것이다.

 

장도에 따라서는 위험하리만큼 열악한 환경에서도 새로 태어난 많은 수중생물들의 힘찬 호흡들을 마주할 때면 아쉬운 탄식과 함께 즐거워야할 레저다이빙, 그 설레는 수중여행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없을 때를 자주 경험하곤 한다. 그래도 관심과 삼삼오오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 점차 좋아질 거라는 기분 좋은 희망을 품어보기도 하며 필자역시 손이 모자라고 미미하지만 감당할만한 부피의 쓰레기는 주워서 나오려한다.

이제 본격적인 다이빙 시즌이 되면서 항로가 막힌 해외투어를 계획했던 다이버들까지 국내의 바다가 포용하려면 올여름 3면의 바다는 꽤나 붐빌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동해는 이제 각종 어류들의 산란 및 부화시기가 지나가고 새로 태어난 생명들이 한여름 활기찬 호흡과 함께 북적이는 여름을 함께할 것이다.

 

동해남부에서 북부에 이르기까지 이 계절이면 마치 동해의 상징적 이미지로 섬유세닐 말미잘들의 거대한 군락 또는 붉고 초록에 순백색의 말미잘까지 잘 가꾸어놓은 정원을 돌아보는 느낌을 전해주는 풍광과 태어난 곳 주변에서 올해 또는 내년까지 터전삼아 성장을 이어가는 불볼락들과 함께 건강한 여행, 아름다운 추억들이 가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다이빙 되세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