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6 190호] 양돈영의 우연히 만난 카약14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 챌린지 카약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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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6 190호] 양돈영의 우연히 만난 카약14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 챌린지 카약 일기)
  • 수중세계
  • 승인 2020.08.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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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양돈영
영남대학교 탐험대2대 대장
(주)코오롱근무
사이판 양스다이빙클럽 운영
캐나다 로키 트래킹 가이드
기전대학 응급구조과 강의전담교수
PADI강사, CMAS강사, IANTD강사

知者樂水仁者樂山 지자요수인자요산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 논어(論語) 옹야(雍也) 편

1일차 _ 2020년 7월 16일(목요일)
07:20 태안군 신진도 안흥항 출발.
바다는 아름다우며 평화롭다. 우리 카약커들은 이런 바다를 `장판`이라 부른다. GPS에서는 매 500m에 한 번씩 총거리, 총 운동시간, 현재속도, 전체 평속을 알려 주도록 설정 되어 있다. 패들을 120번 젓고 알림이 오면 대략 시속 7~8km/h이다. 140번을 젓고 알림이 울리면 시속 6km/h 전후 일 것이다. 150번 이상을 젓고 알람이 울리면 맞바람, 혹은 조류의 영향을 받기 시작 한다는 뜻이다. 500m를 통과하는 패들질의 숫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체력의 부담과 바다환경이 조류, 맞바람 등으로 급속히 나빠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때부터는 어려움이 따르며 위험을 대비 하여야 한다는 신호나 마찬가지이다.

오늘은 패들질 110번에서 120번 사이에서 알람이 현재 상황을 알려준다. 대략 시속 8~9km/h 이상으로, 전진 속도는 선전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작의 페이스는 너무나 좋았다. 물때표상 06:41 간조(썰물끝)에서 정조시간중 만조로 가기 전에 출발했어야 하는데 예정의 07:00 보다 20분이나 늦었다.

 

∷∷∷ 카약을 타면서 출정식이라는 건 생소한 경험이다. 태안군 가세로 군수께서의 힘찬 격려사가 가슴을 벅차게 한다. 격렬비열도는 대한민국 국토 최서단에 위치하며 서해의 독도라 불리고, 영해를 결정하는 기점이 됨으로 영토 보전, 수산자원, 해양관광자원 등으로 온전히 보호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또한 중국 어선으로부터 어족자원의 보호와 지리적 군사적으로도 요충지인 격렬비열도의 중요성을 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그 목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기에 격렬비열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여 이러한 챌린지가 기획 되었다는 군수께서의 출정사에 나라 사랑, 국토 수호의 결의가 크게 느껴졌다. 이제 우리들 격렬비열도 챌린지 전사들은 스스로의 체력만으로 동력의 도움 없이 직선거리 120km를 2박3일 동안 무사히 돌아 와야만 한다.

다행히 걱정했던 해무도 걷혀 주기시작 하고 바람조차 없다. 또한 덥지도 아니하였다. 행운의 출발이다. 바다에서 이런 날씨와 환경은 1년 365일 중에 90일도 채 안 된다는 사실은 바다를 아는 이들은 누구나 다 행운의 날씨라는 것을 알 것이다. 기상예보는 하늘에서 주신 행운과 축복의 날씨이다. 마지막 날은 평소에도 조류와 바람이 거칠기로 악명 높은, 오래된 해저 난파선에서 고대 청자유물이 쏟아져 나온 서해의 버뮤다라고 불리는 관장목 부근을 헤쳐 나와야 할 것이다.

총 46명의 카약커들이 출발하였다. 장관이다.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많은 숫자의 카약커들이 동일한 목적과, 동기부여로 대형 선단의 장거리 챌린지 카약을 들어 본적이 없다.
엄밀히 44명의 카약커와, 카약보다 훨씬 체력적 소모가 요구 되는 2명의 오어보드로우어(OraboardRower)가 참여한 것이다.

 

사진으로만 알고 보아왔던 오어보드는 쉽게 본다면 좌우 2개의 긴 패들을 사용하는 1인승 조정과 같았다. 2척의 호비세일링카약, 1척의 스피드 보트, 멀리서 카약커들의 항로를 보호 관찰 하여 주는 해경 선박의 보호와 함께 할 수 있으니 이런 호화스런 카약 투어가 또 있을 수 있을까 안도 하였다. 따라서 안전에 관해서는 완벽 하였다. 각양각색의 자태로 아름다운 카약과, 멋진 카약커들 중에는 3명의 여성 카약커들도 참여 하였고, 필자는 자랑스럽지는 못하지만 챌린지 참여자 중에 제일 연장자였다.


12:52 궁시도 도착. 직선거리 28km.
52분이나 늦게 1차 목적지에 도착한다. 출발 시간도 늦었고 벌써부터 엘보에 문제가 생긴 대원이 발생 했다. 전체로 본다면 크게 2팀으로 나누어 출발하였었다. 1팀은 1,2,3,4조, 2팀은 5,6,7,8조. 필자는 6조에 속하였는데 6조에 속한 한 동료의 엘보 컨디션이 나빠진 것이다. 2팀의 리더는 카리스마 넘치는 최고의 카약커 '모닥불'님이었다. 상황을 전달 받고, 인지한 경험 많은 리더 '모닥불'님은 즉시 엘보가 아픈 그를 선두에 세우고 모두들 보조를 맞추게 배려하였다.

 

챌린지 중 2박을 야영 하여야 하는 궁시도는 새들의 천국이었다. 대다수 갈매기와 몇몇 가마우지, 기타 바닷새들이 이렇게 시끄럽게 느껴지는 곳은 처음이었다. 그들은 그들의 영역에 들어온 이방인에 대한 경계였으리라. 1차로 도착한 궁시도에서는, 1시간 내에 카약을 안전지역까지 올리고, 각자의 카약에 싣고 온 온갖 캠핑장비들을 궁시도 중턱 막영지로 올렸다. 텐트를 고정하고 지원선에서 지원 받은 도시락을 빠른 시간에 먹고 출발 하여야만 하였다. 모두들 전국에서 카약 좀 탄다?는 카약커들이었다. 거의 군사작전에 버금가는 노련함과 빠른 진행이 있었음으로 시간 내에 출발이 가능하였을 것이다.

 

14:15 궁시도 출발
궁시도에서 첫째 날 오후의 목적지인 석도까지는 직선거리 16km이다. 내내 측면에서 밀어주는 조류로 인하여 예상 하였던 3시간을, 그나마 30분을 넘겨 17:45분에 도착하였다. 석도에서 야영이 되면 좋았겠지만 석도는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외딴 도서지역에만 발견 되는 '섬개개비'라는 새가 서식 하는 곳이라 '특정도서'로 지정 되어있어 야영을 할 수 없는 곳이다. 전체 일정을 감안 한다면 1일차에 석도까지 도착을 해야만 2일차 및 마지막 3일차의 예정항해가 가능 하였다. 석도에 카약을 안전하게 안치시키고 커약커들은 지원선에 타고 궁시도 까지 돌아와 야영을 하고 내일 다시 궁시도에서 지원선을 타고 가서 석도에서 부터 2일차의 항해를 시작하게 된다.

오늘의 격렬비열도 항해는 태안군 신진도 안흥항에서 석도 까지 46km를 10시간25분 항해 하였다. 짧지 않은 거리였지만 좋은 날씨에 감사하였다. 10시간25분의 긴 항해였다. 과연 몇 번이나 바닷물을 패들로 저었을까? 별은 아름다웠고 어마하게 웅장 했던 마흔여섯개의 텐트촌은 하나 둘씩 실내등이 꺼져간다.

 

 

∷∷∷ 20년 5월14일 13시30분 네이버 카페 X-TRIP 카약클럽에 흥미진진한 공지가 하나 떴었다.
"태안군 공식행사 <격렬비열도 챌린지> 참가자를 모집 합니다. 20명으로 계획 합니다."라 글을 공지 하게 된다.
닉네임 '금수박'님은 박금수박사 이다. 서울대학교 체육학 박사이고 많은 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카약 동호인이다.
어렵고도 생소한 많은 전제된 조건들이 있었다.

-공식 훈련을 참석해야 합니다.
-레스큐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최소한의 간식, 비상식량, 식수, 안전장비들은 개인이 지참 하여야 합니다.
-각자의 캠핑장비들은 각자가 지참하고 2박3일 카약킹을 하여야 합니다.
-카약커에게는 꿈의 '서해의 독도'라 불리는 '격렬비열도'이다.

도전의 공지에 필자는 18번째로 댓글을 달았다. "일단 훈련 공지 되면 훈련부터 참석 해 보겠습니다." 이후 카톡에 단톡방이 개설되었고 전국에서 참여 희망자들의 수많은 의견들과 준비 과정이 머리 아플 정도로 많은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1차 훈련은 6월13일/14일 2회를 필자의 거주지인 대구에서 294km 거리인 태안군 연포해수욕장이었다. 13일에 도착하여 훈련 진행 상황을 보고 14일에 참석하려 마음을 먹고 새벽에 도착한 연포 해수욕장에는 친분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미리 온 김에 참석하자는 동료들의 부추김에 무사히 첫날 30km의 훈련을 마쳤다. 더 욕심을 내어 둘째 날 14일에도 32km, 2일간의 훈련을 겸한 이틀간 테스트를 무사히 마쳤다.

서해를 자주 경험하지 못한 필자로서 6월13일 훈련은 무섭기 조차한 경험이었다. 서해의 버뮤다로 불리는 '관장목'과 '미친여'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으며 '조금 물때'라 하였지만 예상과 상상 그 이상이었다. 사방에서 튀고 밀어대는 파도와 조류는 감당키 어려운 두려움이기 까지 하였다. 지나치는 어선에서 경고 방송을 한다."여기가 어딘줄 알기는 합니까?" 파도와 여울이 크고 길며 힘찬 동해나 거제도 부근의 파도의 질과는 차원이 달랐었다.

테스트를 패스 하고서도 초장거리에 대한 체력적 부담과 현재 소유한 지금의 카약과 장비들에 대한 의구심으로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서질 않았다. 적당히 가볍고 부피적은 각종 장비들을 실어야 하고 속도와 운영에 적절하고 체형에 잘 맞았어야 함으로,,, 과연 지금 보유한 이 카약으로, 이런 상태로 격렬비열도를 다녀올 수는 있을까? 하루 동안은 어떻게든 항해를 할 수 있겠지만 연3일의 장거리를 과연 지금의 체력이 견디어 줄 수는 있는 것일까? 스스로 확신과 자신감이 서지를 않았었다.


 

 2일차: 2020년 7월 17일(금요일
좁은 1인용 텐트에서의 새우잠은 겨우 5시간 20분을 잤다. 온몸이 쑤신다. 오늘은 직선거리 45km이다. 3일간 항해 중 거리상 가장 길며, 변화 심한 조류로 가장 길고 힘든 날이 될 것이다. 바람은 없다.

4시에 기상하여 필자와 동료의 엘보를 단단히 테이핑 하였다. 테이핑으로 조여 맨 엘보가 오늘 하루를 잘 견뎌 주어야 할 것이다. 궁시도에서 3척의 지원선으로 참여자들을 석도까지 이동하였다. 07시15분에 석도를 출발하여 격렬비열도로 향한다. 오늘도 바다는 장판 이었다. 여전히 모닥불님이 2팀의 선단을 이끌었다. 카약과 결혼한 베테랑 여성 홍유님이 간간이 선두에서 속도 조절을 하고 2팀은 힘차게 무리지어 나아갔다.

원해에서 사방을 수평선으로만 바라 본 적이 있었던가? 사방이 수평선인 한바다에서 GPS만으로 항로를 만들어 항해 하고 있다. 필자는 대게 이런 혼자의 시간에는 추억에 대한 만감이 스친다.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며 좋은 추억과 나쁜 기억, 후회스러움을 속죄의 기분으로 한번, 또 한 번의 패들질을 더하여 108배로 사죄하듯 공을 들여 패들을 저어 본다. 조용히 패들 브레이스에 부딪치는 물소리가 아름답다. 이런 물 튀기는 소리가 마음을 평온케 하고 또한 아름다운 나만의 즐거움이다.

5월 14일 네이버 엑스트립카약카페의 격렬비열도 공지를 본 후 다른 어떤 생각을 할 겨를 없이 이번 행사에만 몰두 했다. 기쁨도 슬픔도 아쉬움도 또 다른 미래도 다 잊고 격렬비열도 챌린저만을 생각했다. 지금이 아니면 또다시 갈 수 없는 곳이라 각오를 다지고 다지며 집중하였다.

∷∷∷ 섬은 아주 오래전 산봉우리였을 것이다.
많은 부분 수장 되고 남은 산봉우리들이 수면 위에 솟아있고, 세월이 또다시 많이 흐르면 수면 아래로 잠길지, 다시 또 다른 웅장한 모습으로 솟아오를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멋진 바위들은 애써 부딪히는 파도를 잡으려 하지 않고, 바다도 애써 바닷새들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시간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평화롭다. 서서히 격렬비열도가 다가오고 있다. 가세로군수님은 지원선으로 동격렬비도 부근에서 한명, 한명 모든 카약커들과 주먹인사를 나누어 주신다. 일찍 출발하여 무사 진행을 기원 하여 주시니 이 또한 생각지 못하였던 응원이 아닌가!.

동격렬비도는 아름다운 바다절벽이 인상적이었다. 카약커들만이 꼭 들어가 볼 수 있는, 들어가 보고 싶어 하는 길게 찢어진 해식동굴 또한 아름답고 웅장하였다. 참가자 모두가 해식동굴을 통과 하여 보는 짜릿한 경험도 하였다. 카약커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장관과 즐거움이다. 등대가 위치한 북격렬비도를 접안 상륙하기 전에 부산 광안대교 아래에서 매년 3.1절 등 국경일에 태극기 퍼포먼스로 유명한 부산낭만카약클럽 카약커들의 해수면에 펼쳐진 대형태극기 퍼포먼스는 감동 그 자체였다. "여기는 대한민국 영토이다~"

 

상륙한 북격렬비도의 등대에서 태안군 가세로군수님의 환영사와 격렬비열도 사랑을 확인 하는 시간이었다. 격렬비열도는 멀리서 보면 세 마리 기러기가 북쪽을 향하여 열을 지어 날아가는 형상이라 하였다. 태안의 신진도에서 서쪽으로 직선거리 55km 떨어져 있다. 충청남도의 최서단으로 등대섬인 해발101m의 북격렬비도와 동,서격렬비도 등
3개의 섬이 삼각 형태를 이루며 3개의 섬 모두 대부분 경사가 급하고 평지가 거의 없다.
*북격렬비도, 동격렬비도, 서격렬비도, 이렇게 세 섬을 격렬비열도라 부른다.

 

든든히 점심을 마친 12시45분 이제는 궁시도로 돌아가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한 방울의 에너지도 쏟아 부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름답고 평안한 바다를 바라보며 시작하였지만 내내 조류에 대한 걱정을 아니 할 수 없었다. 직선거리 28km라고 하지만 알 수 없는 조류로 얼마나 더 흐르고 돌며 항해를 해야 하는지, 과연 체력은 견디어 줄 수 있을지, 그저 수평선을 바라다보며 말없이 패들을 젓는다. 바다는 평균적으로 아무리 좋은 날씨라 해도 대게 오전시간의 좋은 환경이라 해도 오후2시가 지나면 대부분은 바람이 분다. 대기의 변화, 기온과 바다수온의 차이에 인한 것이리라. 바람이 불면 당연히 파도가 높아질 것이다.

계속되는 변화무쌍한 좌우로 교차하며 흐르는 조류에 고생하였다. 쉬는 시간 정지하면 카약이 뒤로 밀렸고, 또 다른 곳에서는 목적지를 바라보며 조류가 빠르게 좌로 우로 마구 흘렀다. 다행히 큰 편차 없이 항해 하였지만 시속 2km로 진행한 곳도 있었고, 마지막 웅도에서 궁시도까지의 역조류는 참으로 힘들었다. 일몰이 19시51분인데 궁시도에 마지막 카약이 도착한 시간은 19시35분이었다. 오늘의 항해는 석도에서 동격비도, 북격비도에서 중식을 하였고 웅도를 거쳐 궁시도까지 도착하였다. 직선거리 45km를 역조류와 측조류로 인하여 12시간을 항해하였다. 

 

∷∷∷ 엑스트립 칵약 클럽에서는 6월21일 영종도 을왕선착장에서 선미도까지 직선거리 31km, 왕복 62km 도전과 격렬비열도 사전훈련을 한다고 공지 되었다. 을왕리선착장까지는 대구에서 편도 326KM 거리를 운전을 해서 가야만 했다. 이번 선유도 왕복을 성공 하게 된다면 격렬비열도를 향하는데 강한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20명의 회원은 경험 많은 모닥불님의 리드로 극심한 해무를 뚫고 계회된 항로에서 편차 없이 나아갔으며 중식을 마치고 회항하는 길에는 계속 되는 좌측, 즉 북쪽에서 남으로 흐르는 파도와 조류에 고생하였다. 진행 방향에서 거의 90도 측면에서 계속 흘러 주는 조류는 처음이다. 서해였음으로,,,

중식을 위한 선미도 도착 시 카약을 들어 올리다가 실수로 삐끗한 테니스엘보의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쉬는 시간 간간이 찬 바닷물로 적셔 찬물 마사지를 해 보았지만 부상당한 엘보의 고통으로 패들링의 속도와 리듬을 잃었다. 항해 리더인 모닥불님은 결국 필자를 견인(부상이나 체력저하로 카약을 동료의 배를 끌어주는 행위)을 하기로 결정한다. 자력으로 천천히 돌아 올 수야 있었겠지만 바뀌는 물때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을 것임으로 ,,,

대략 6명의 카약커가 교대로 필자의 카약을 견인하여 주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고, 부끄럽고, 송구하였다. 도착 지점으로부터 약 2km 정도 전방부터는 자력으로 들어 왔다. 오늘은 64km를 다녀왔다. 일일이 감사의 말씀도 드리지도 못 하였다. 자괴감 이란것이 이런 것일까? 격렬비열도 챌린지를 포기해야 하나? 과연 격렬비열도챌린저를 해 낼 수는 있을 것인가?



3일차: 20년 7월 18일 10시 출발
동료 조원들과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며 대화가 길어져 지난밤에도 잠이 턱없이 모자랐었다. 온 몸이 한없이 무겁다. 잡다한 캠핑장비들을 다시 카약에 선적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늘의 항해는 아마도 어제 보다 어렵고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대략 직선거리 28km이다.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출발과 동시에 보기 좋게 빗나가기 시작하였다. 짙은 해무로 앞은 보이지 않고 마지막 전체를 리더로 이끌어준 모닥불님의 출발 전 항해 브리핑부터 만만치가 않았었다.
"짙은 해무가 있으니, 모두들 전체가 가능한 한 횡대로 무리지어 갑니다. 뒤쳐지는 동료가 있으면 안 됩니다. 해무로 인하여 시야가 짧으니 지나치는 선박에 주의 합시다. 마지막 날이니 모두 힘냅시다."
출발과 동시에 해무는 잠시 옅어 지기도 하였지만 잔파도와 설렁설렁 밀어 대는 조류에 속도를 올릴 수가 없었다. 일정 내내 격렬비열도챌린저를 지근거리에서 지켜준 해경선이 해무로 인하여 보일 듯 말듯 하다.

카약 항해 중 가장 힘들고 두려운 부분은 자연의 환경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으뜸은 항해 중 항로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대형, 중, 소형 선박들과 조우하는 것이다. 선박의 항로를 피해 가야 하나? 기다렸다 선박을 보내고 가야 하나? 항해 리더는 언제나 신경이 곤두선다. 오늘은 해무로 인하여 해경 지원선도 가까이에서 단단히 주의를 기우려 주었다. 해경선은 다가오는 거의 모든 선박들을 미리 막아주어 항해 중 지나는 선박으로 인하여 한 번도 정지 하지 않았다. 정지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마도 평소의 항해처럼 모든 선박을 피하고 기다려야 했다면 대략 최소 1시간 이상은 지체 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날은 대체로 편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연일 항해로 고갈된 체력과 해무, 조류, 파도로 인하여 참가자 대부분 지쳐 갔다. 예정보다 출발도 늦었었지만 2시간30분 지체 도착한 가의도에서 꿀맛 같은 늦은 점심과, 휴식을 마치고 안흥항으로 향하는 항해 또한 무척 힘이 들었었다. 참가자 훈련 1일차인 6월 13일 훈련 시 무섭기 까지 하였던 관장목과 미친여를 근거리에서 지나 쳐야 했다.

멋진 모습으로 포효하는 듯한 사자바위를 좌측 멀리서 바라보며 항해의 마지막 종착지인 안흥항에는 예정이었던 오후2시30분을, 2시간40분나 늦은 오후 5시10분에 전원 무사히 도착하였다. 챌린지 참여자, 동료들은 환호하였으며, 서로를 격려 하였다. 가세로 군수께서는 모든 참여자에게 일일이 완주기념 메달과 증서를 주셨다. 참여 메달과 증서, 기념티셔츠 한 장, 사진 몇 장이 추억으로 남았다. 마지막 날인 오늘은 직선거리 28km를 7시간이나 걸려 도착하였다.

 

 

∷∷∷ "카약도 새로 장만 하셨으니 마지막 훈련같이 한번 합시다."
울산카약클럽의 정신적 지주이신 울산너구리님의 전화를 받고 7월9일 울산에서 30km를 마지막 훈련으로 완주 하였다. 카약에 관한 많은 의견을 나누었으며 6조 조장으로 추천 드렸었다. 늘 맑은 소년 같은 분이시다. 감사 하게도 이날 마지막 훈련으로 다소 자신감을 찾았다.

지난 6월21일 선미도 투어에서 생각지도 못한 부상으로 견인을 당하면서, 1차, 2차 훈련을 하면서 아마도 오기 아닌 오기가 발생 하였나 보다. 이번 챌린저를 위해 엑스트립 카약숍에서 REBLE JARA라는 카약과 윙패들을 새로이 구입했다. 걱정했던 엘보도 잘 견뎌주었고 6조의 조장인 울산 너구리님도, 또한 모든 조원들의 헌신적인 팀워크가 있었다. 사람은 격렬한 움직임 속에 고요한, 동중전(動中靜)이라 하였던가?

카약은 처음 만나는 동료들과 깊은 신뢰를 쌓아가는 운동이기도 하다. 이번 챌린지는, 주어진 정보 속에서 갈구하였던 나 자신에 대한 질문, 대답과 결과를 과연 얻기는 하였을까?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 뭐 대단한 삶을 살았을까 만은 그래도 오늘은 행복하고 뿌듯하였지 않은가? 휴지 한조각 남기지 않으려 모두들 노력과 협조를 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도 가능한 한 실천하려고 노력하였다.

 

 

기획 하신 박금수 박사님과 도와주신 분들, 물적 행정적 지원을 하여주신 태안군수님과 태안군 관계자님들, 멋진 호비세일링카약을 타고 오셔서 '쓰레기와 분뇨는 처음 실어 본다'는 지원조분들, 기타 수고하신 모든 분들, 지근거리에서 묵묵히 도와주신 해경 관계자 분들, 모든 일정을 영상에 담아주신 KBS '다큐3일'관계자 분들 이외의 모든 자원봉사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많은 자료, 사진들의 공유를 허락하여 주신 동료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도착지에서 고갈된 체력으로 간조로 인하여 멀어진 카약을 주차장까지 옮겨야 하는 일을 자진하여 도와주신 '고구려'님과 유일한 외국인 뉴질랜드 출신 '거제도민 데이브'께도 감사드립니다.

거제도민 데이브
거제도민 데이브

 

태안 안흥항에서 대구까지 299km, 자동차 운전 거리를 6번 쉬었고, 평균 예정시간 보다 1시간 20분 더 걸려 4시간 50분 만에 도착했다. 이틀 동안은 거의 누워 있었고, 그 후 며칠간 무병을 앓고 난 듯 공허 하였고, 이제 다음은 무었을 즐기며 도전해 볼까? 꿈꾸어 본다. 아마도 곧 또 다름을 찾아 나설 것이 분명하다. 
 

가세로 군수와 필자
가세로 군수와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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