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은 위기가 아니라 편협한 사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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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은 위기가 아니라 편협한 사고이다.
  • 이선명 발행인
  • 승인 2020.09.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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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여러 나라 바다 속을 어지간히 누비고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웬일인지 마지막 취재여행의 기억이 자주 떠오릅니다. 끝날 줄 모르는 어려운 시기가 계속되다보니 그때가 그립고, 곧 사태가 진정되면 기사화 하리라는 생각을 잊지 않기 위해 되새김 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은 해외를 못나간다는 사정으로 우리나라 다이빙명소, 특히 제주도는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다이버들이 휴일마다 몰리고 있습니다. 저 역시 어느 때보다 많이 바다를 찾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제약이 주는 효과로 서울 하늘에 무지개가 뜨는가 하면 온 나라가 청명한 하늘아래 있는 날이 늘어나 위로를 받습니다. 연중 맑은 하늘을 대하기 힘들었던 중국이나 인도에서도 믿을 수 없는 가시거리를 보여주는 영상을 해외토픽으로 전해오기까지 합니다.

아무래도 불확실성의 세상을 살아가야 하기에 그런지 요즘 들어 의지 삼아 SNS를 통해 이런 여러 가지 정보나 소식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시간이 부쩍 늘어 틈만 나면 거의 스마트폰에 매달리다시피 합니다.

친분이 있는 해외리조트 운영자가 전해오는 소식을 살피면 개점휴업상태가 아닌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기약 없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그동안 미뤘던 리조트 곳곳을 손보거나 대대적인 개축 등 오히려 어떤 투정도 없이 이런 소식을 소소히 올리는 업체도 있습니다. 아마도 하늘길이 다시 열린다면 많은 다이버들이 이런 리조트부터 먼저 찾을 것입니다. 위기 가운데 역발상의 차별화로 미래를 위한 현명한 마케팅이자 투자라 하겠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같은 상황이지만 다이빙 여행지로 유명한 다른 나라들 중에 우리나라 같이 갑자기 다이빙안내점이 호황을 이루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이런 나라와 달리 수많은 내국인 다이버가 해외 다이빙여행에 치중한 반면에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는 주된 목적이 스쿠버 다이빙인 경우는 극히 드물었기에 다행스럽게도 이 빈자리를 내수시장이 메워주고 있는 특이한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다이빙여행 목적지의 갑작스러운 축소로 장비나 교육시장의 매출은 당연히 줄어 들 수밖에 없겠습니다.

살펴보면 독도를 비롯한 동해, 제주도, 그리고 크고 작은 섬들이 산재해 있는 남해 등 삼면이 바다인 가운데 지역마다 수중환경의 독특함과 아름다움은 외국인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교기준에 차이가 있겠지만 열대지방의 수중은 물론 많은 돈을 들여 특정한 생물이나 광경을 보기위해 장도에 오르는 경우가 많으면 이런 곳에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은 여러 매체에서 쉽게 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웅장한 암초에 말미잘과 멍게가 어우러진, 붉은 산호로 뒤덮여 꽃대궐을 연상시키는 여러 형태의 인공어초와 침선, 어른 키만 한 가시수지맨드라미 군락지와 숲을 이루는 해조류사이를 누비는 돌고래와 거북이, 수중동굴과 아치,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살고 있는 고유종들과 함께 군무를 펼치는 열목어와 폭포의 실루엣, 계곡과 얼음밑잠수, 등 그야말로 이 모두를 노랫말로 만들어 부른다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수중관광자원은 풍부합니다. 물론 독도 처럼 가고 싶어도 쉽게 갈 수 없는 곳도 많습니다. 아무튼 이런 광경을 피사체로 삼은 사진은 물론 비슷한 사진도 외국작가가 운영하는 어느 매체에서도 찾기 힘들며 이점 하나만으로도 경쟁력은 충분하여 자연환경을 탓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국내유명작가들이 우리바다에서 찍은 사진을 많이 선보이고 있으며 수준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게다가 장기간 계속 관찰해야만 촬영이 가능 한 수중생물의 신비한 생활사까지 발굴해 멋지게 표현하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 찾기에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본지도 요즘 들어 해외취재 기사 하나 없이 무난히 잡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오히려 취재요구나 기사가 때로는 넘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이유로는 그동안 어느 누구도 외국인 다이버를 유치하여 정상적으로 다이빙을 진행하고 나아가 이윤을 남기기까지 자신할 수 없다는 점이 첫째입니다. 다시 말해 외국과 견주어 모든 기반구축의 수준이 낙후 돼 있고 법적인 문제부터 보험, 그리고 영업이나 손해배상 등 따지고 들면 합법과 불법의 줄타기로 마음 놓고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사고라도 난다면 관계당국은 물론 누구도 책임지지 않기에 하루아침에 파산하는 위험도 감수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어민들과의 마찰이나 이해관계 해결도 뒷짐 지고 지켜보는 행정력 역시 미덥지 못합니다. 심심찮게 일어나는 사고소식과 이를 바라보는 당국의 따가운 시선도 까닭 없이 움츠리게 만들고 때론 공정치 못한 언론이나 왜곡된 방송물로 스쿠버 다이버라 하면 문제나 일으키는 골칫덩어리로 보는 편협한 시각도 외국인 다이버의 방문을 뒷걸음치게 만들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들 스스로 해외로 나가는 게 국내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편하고 다이빙 여건이나 진행도 무리수가 적은데다 같은 곳이라도 상품 선택의 폭도 넓어 선호 해온 게 사실입니다. 언제일지는 요원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고 다시 해외여행이 재개된다면 해외리조트들은 다시 활기를 띠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과연 오지 않던 외국인 다이버가 대신 해줄까요? 아마도 저희 같은 우리 수중세상 예찬론자들이 얼마나 빈자리를 채워 줄지도 관건이겠습니다.

그전에 국내다이빙이 생소한 다이버, 진행경험이 전무한 수중가이드, 자격미달의 강사, 불편함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싸구려만 찾는 인솔자, 임시방편이나 특수만 노리고 뛰어든 섣부른 운영자, 품질을 무시한 바가지요금, 다이빙 비전문가가 운항하는 다이빙선박 등으로 인해 크고 작은 마찰과 사고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제주특별법이 존재하고 해외다이빙의 갈증을 어느 정도 풀어주는 효과로 갑자기 손님이 불어난 서귀포 지역에서 이런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예기치 못한 사고가 아니라 원인이 분명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실종이나 표류자신고로 해경의 출동은 잦아지고 민원역시 늘어난다면 결과는 규제와 제약은 물론 단속은 더욱 강화되어 그야말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놓듯 그 피해는 안타깝게도 현지 업계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전가될 것입니다.

해결책 찾기란 쉽지 않고 넘어야 할 난관은 많습니다만 우리나라 수중세상을 유난히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늘려나가고 이들이 꼭 다시 찾게 만들어야만 위기를 이겨내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입니다. 위기로 인한 호황이라는 좋은 기회를 결코 헛된 일로 만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한 내용으로 명실 공히 우리나라 다이빙포인트 1번지라 할 수 있는 서귀포 문섬의 수중로프 철거문제가 갑자기 회자 되면서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감히 말하면 그동안 설치되고 점점 그 길이가 늘어난 줄이 이곳을 찾는 모든 다이버의 안전을 보장하고 이로 인해 문화재보호법으로 보존되고 있는 연산호 군락지를 다이버로부터 보호해주는 안전 줄은 아닙니다. 그리고 보호를 철저히 하는 전 세계 유명포인트 어느 곳에서도 이런 목적으로 수중로프를 설치 한 것은 본적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이 장소에 들어가면 안 되는 교육이 덜된 초보자나 특히 체험잠수자, 그리고 경험이 많더라도 거친 환경을 이겨내기 힘든 노약자들을 뛰어들게 만들도록 유인하는 역할이 더 큽니다. 저 역시 오래전부터 수중로프 유무를 떠나 이곳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기상이나 특히 조류 등을 살핀 후 다이빙방법을 정하고 여의치 않으면 바로 포기해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도의 잠수기술을 요하는 테크니컬다이빙 교육 중에도 사망사고가 일어났고 다이빙보트 스크루로 인한 사고부터 일반다이버나 강사 할 것 없이 떠내려가 버리는 일이 수중로프가 있음에도 일어난 사고는 아닙니다.

얼마 전에도 이장소보다 훨씬 안전하고 수심도 얕은 지역에서, 물론 수중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강사 인솔하의 다이버가 어처구니없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섬도 현지 단체가 나서서 현상변경 행위를 위한 허가를 신청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설치주체나 관리, 그리고 앞으로 발생 할 수 있는 책임소재 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으며 공론을 통한 현명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다만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 하지 않고 개인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면서 불법행위 신고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설령 맞더라도 이런 신고자를 아니면 말구로 추측하면서 마녀사냥으로 몰아가 공분을 유도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이로 인해 본질을 훼손하거나 다른 의견을 차단 해버리게 한다면 공적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토론의 결과는 나올 수 없겠습니다.

힘든 시기가 길어져 우울한 가운데 쓴 소리만 늘어놓아 독자여러분께 죄송하지만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의 명구로 이번호의 편집을 마감해봅니다.
“막말 실력을 키우지 말고 세련된 언어력을 키워라. 꽃이 자라게 하는 것은 천둥이 아니라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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