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동해 _ 박정권
상태바
한여름의 동해 _ 박정권
  • 수중세계
  • 승인 2020.10.05 1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 9/10, 192호] 참복의 투어스케치 38

글, 사진 박정권

∷∷∷ 지난겨울을 지나오면서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던 동해 평년수온의 영향인지 봄을 지나면서 수중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목격된다. 우선 냉수대에 주로 군락을 이루고 살아가는 동해의 대표종인 부채뿔산호들의 개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그 영향은 먼발치에서도 온통 암반을 붉은색으로 뒤덮었던 화려한 모습이 불과 5개월여를 지나오면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는 안타까운 현재의 모습들이다.

이러한 부채뿔산호의 변화는 강릉권에서 북단 고성권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조심스레 생각해보건 데 그간 동해안을 다이빙해오면서 올해처럼 평균 10도 안팎을 유지하며 지나간 지난겨울의 수중수온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심지어 12월부터 산란에 들어가는 도치들도 1월이면 거의 산란과 부화가 끝났어야함에도 올해는 3월 이후에도 뒤늦은 산란과 부화가 이어졌던 것을 보면 도치들도 수온에 산란시기를 맞추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매년 봄이면 5월경에 동해안을 가득 채워놓는 불볼락의 새 생명들은 다행히 올해도 초여름 바다를 가득 채우고 이제 하루가 다르게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쉽게 찾는 어초마다 작년에 태어난 불볼락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언저리에 연약한 치어들도 둥지를 틀고 앙증맞은 몸짓으로 건강한 성장을 해나고 있는 모습들이다.

 

작년에 비해 다르게 다가오는 여름의 모습은 우선 커튼원양 해파리가 많이 보인다는 점이고 이것은 다이버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성으로부터 안전을 요구하는 요소가 되며 이따금 커다란 노무라 해파리들도 올해는 동해 북단까지 올라오고 있는 여름을 지나고 있다. 강원 양양권 기준 현재까지 30미터의 수심대에 약 15~17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표층은 20도 이상을 나타내고 있으니 여름시즌을 즐기는 다이버들은 웻슈트 차림이 적절한 수온을 보여주고 있다.

 

 

 

낮은 연안 가까운 수심대에서는 요즘 베도라치류들의 산란철이다. 앞동갈베도라치와 청베도라치가 집중적으로 산란을 하고 있는데 굵은 따개비의 빈집이나 폐사한 굴 껍질들을 보금자리 삼아 그 작은 몸집에 수백 개의 알을 붙여놓고 주야를 가리지 않고 집지키기를 하고 있는 8월을 지나가고 있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쉼 없이 알돌보기를 하고 있는 베도라치를 관찰하고 있노라면 역시 지극한 자식사랑을 흠뻑~ 전해 받는 감동과 애틋한 느낌이 가득하다. 이 녀석들은 약 25~30일 정도의 부화기간을 보여주는데 그 비좁은 산란터안에서 애비는 알들을 깨끗이 털어내는 날갯짓을 멈추지 아니하며 가끔은 이물질을 입으로 물어서 밖으로 내버리는 방청소에 곡기를 잊고 그 오랜 시간을 난괴 곁에서 지켜내는 것이다.

부화가 임박하면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져서 필자가 조심스레 관찰하던 그 온순한 베도라치도 무척이나 경계심이 느껴지도록 위협적으로 변해가기에 부화가 임박한 시기에는 오래도록 촬영하기도 미안한 탓에 서둘러 비켜나곤 한다.

3군데 정도 산란과 부화까지 지켜본 바로는 약 25일 정도를 외출 한번 없이 지켜냈던 비좁은 산란 터를 부화가 온전히 마무리되면 아비 베도라치도 그곳을 미련 없이 떠나버린다는 사실이다. 또 어딘가에 아늑한 보금자리를 찾아야 살아갈 생태적 습성을 가진 녀석인데 왜 굳이 안주하고 2세를 길러낸 보금자리를 떠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그들만의 습성이다.

사진을 촬영한 수심대는 연안 2미터 남짓의 얕은 곳인데 그곳에 여러 마리의 베도라치들이 각각 수백 마리의 치어들이 부화되고 있지만 대부분 생존율이 희박한 탓에 또 강하고 운 좋은 녀석들이 적당한 숫자를 유지하며 동해안 연안을 터전삼아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계절별로 수중생물들의 산란과 부화 그 생명의 아름다운 관찰이 행복하며 그 건강한 생명들이 이 드넓은 동해를 더욱 건강한 바다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러우며 수중에서 만나보는 폐어구나 쓰레기한줌을 주워서 나오는 것들이 의미로운 일이며 자연을 즐기고 사랑하는 다이버로서 오래도록 깨끗한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더 이상 바닷속이 오염으로 얼룩지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