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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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자리
  • 이선명 발행인
  • 승인 2020.10.0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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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이선명

지난여름 '마이삭' 에 이어 초대형이라 할 수 있는 '하이선 까지 연속으로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여 큰 피해를 입혔다. 게다가 최장기간 이어진 장마까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기상이변이 속출하였다. 특히 제주도는 이런 태풍의 길목에 놓여 있을 때가 많았고, 장대비도 그야말로 물 폭탄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지겹게 쏟아 부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로 인해, 휴일마다 제주도로 많은 다이버가 몰리기에 부지런히 서귀포 지역 수중세계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전해주기 위해 근래에 여러 번 드나들었던 문섬지역의 피해 상황이 매우 궁금하여, 급하게 태풍의 끝자락에 최악의 수중투명도를 감수하고 잠시 둘러보았다.

우선 요즘 들어 인기가 있는 침선 포인트와 한개창이라 불리는 곳의 산호군락지는, 태풍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들어가 보았다. 여건이 좋지 않아 단 1회 잠수로 두 군데를 모두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우선 문섬, 일명 만남의 광장에는 사냥하는 대방어가 간간히 보였지만 그리 활발하지 않았으며 새롭게 청소고기의 서비스를 받는 장소를 발견하여 방어를 좀 더 가까운 위치에서 볼 수가 있었다. 침선의 가시수지멘드라미 군락지는 깊은 수심 때문인지 양호한편이었다. 침선을 둘러본 후 상승하며 주변 산호를 더 관찰해보았다.

깊은 수심에 연산호는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은 듯 양호한 편이다.
깊은 수심에 연산호는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은 듯 양호한 편이다.

 

수심 20m가 안되는 구간의 많은 연산호들이 쪼그라 들어 있는 상태다. 
수심 20m가 안되는 구간의 많은 연산호들이 쪼그라 들어 있는 상태다. 

 

문섬 만남의 광장에서 사냥 중인 대방어
문섬 만남의 광장에서 사냥 중인 대방어

 

한개창 방향 직벽구간에 듬성듬성 붙어 있던 개체들은 모두 파도에 날아간 듯하였다. 수심이 20미터가 안 되는 곳의 구간은 거의 전멸 상태이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과 피해를 입은 구간의 경계가 뚜렷하게 나뉘고 있음이 눈에 들어왔다. 흙을 미처 털어내지 못하고 쪼그라들어 있는 상태로 지탱하고 있어 보기에도 안타까웠다.

다른 하나는 문어가 산란하여 알을 지키고 있는 장면을 지난 8월에 보았으며 이미 부화를 마치고 죽음에 이르렀는지 아니면 태풍에 못 이겨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직된 상태로 죽어있는 문어도 눈에 띠었다. 빠른 시일 내, 예전 제 모습을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을에는 뻥 뚫린 수중시야를, 아름다운 경관을 찾는 이들에게 선물 해 줬으면 한다.

산란을 마친 문어가 생명을 다했다. 
산란을 마친 문어가 생명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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