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앵글을 찾아서 8, 서귀포 문섬 북사면 모래바닥에 핀 사랑의 아치
상태바
나만의 앵글을 찾아서 8, 서귀포 문섬 북사면 모래바닥에 핀 사랑의 아치
  • 이선명 발행인
  • 승인 2020.07.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사진 이선명

침묵의 바다, 그 깊은 곳에 가면

 

서귀포 문섬, 특히 새끼섬 주변은 우리나라 스쿠버 다이빙에 관해서는 메카이자 많은 다이버가 찾는 최고의 명소이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많은 로그횟수를 기록하고 있는 곳으로 어디보다 수중환경을 잘 알고 있다 하겠다. 하지만 수백 번을 찾아도 매번 다른 환경을 보여줘 역시 문섬이라는 말을 항상 되 내이게 될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함은 물론 전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장소이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수중생태계에 독특한 지형이 보여주는 경관은 가히 국보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 수중은 어지간한 바위 하나도 모두 외울 정도로 그야말로 손바닥같이 자세히 알고 있지만 갈 때마다 새롭게 느껴진다.

80년대 초반 공식적으로는 국내최초로 수면공급 혼합기체를 사용한 헬멧잠수로 70미터에 도달하여 수중촬영한 과정과 영상물을 방송에 내보낸 기억도 있어 남다른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가보지 않은 깊은 수심에 관심이 자주 가는가 하면 특히 요 몇 년 사이에 나이를 잊고 압축공기사용으로는 한계 수심으로 알려진 깊은 바닷속으로 들락거리는 일이 오히려 늘고 있어 내심이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이런 유혹에 빠지기 쉬운 장소도 역시 문섬이다. 수온이 따듯하고 투명도가 좋아 산호 같은 수중생물들이 햇빛이 드는 깊은 곳까지 분포하고 있다. 특히 북쪽 면은 외해로부터의 파도의 영향을 덜 받고 수심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간으로 수심이 깊고 지형도 복잡하여 다양하고 신비한 수중경관을 뽐내고 있다.

이번에도 수중 투명도가 15미터 이상 나오고 조류도 그리 심하지 않아 문섬 북쪽에서 입수하여 한계창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크게 자란 수지맨드라미 군락지로 향하였다. 이곳의 특징은 깊은 수심대에 그야말로 어린아이 키보다 더 큰 대형 연산호를 볼 수 있다. 조류도 강할 때가 많고 수심 40미터를 넘나들어야 하기에 여러 가지 조건이 허락하지 않으면 피하는 장소이다.  반면에 수중사진가라면 워낙 촬영소재가 우수하여 자주 도전하게 만든다. 아니 유혹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촬영욕심이 눈앞을 가려 때로는 장시간 감압정지에 걸리거나 감압병에 노출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실제로 그런 동료를 여러 번 보았다. 그리고 관광잠수정 운항구간을 곁에 두고 있어 이에 대한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많은 경험과 안전이 최우선시 돼야 할 장소이다. 좋은 구도 소개보다 촬영에 임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먼저 거론하는 이유는 이곳에서의 수중촬영이 자칫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게 만드는 확률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주기를 바라서이다.

 

일반적으로대형 수지맨드라미를 배경으로한 인물이나 모델사진을 많이보게 된다. 화려하지만 색다른구도라 보기에는 미흡한 것 같아,같은 날 같은 장소에 찍은 사진을비교삼아 소개해 본다.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일반적으로대형 수지맨드라미를 배경으로한 인물이나 모델사진을 많이보게 된다. 화려하지만 색다른구도라 보기에는 미흡한 것 같아,같은 날 같은 장소에 찍은 사진을비교삼아 소개해 본다.선택은 여러분들의 몫이다.

이번에도 보트다이빙을 기회로 대심도 잠수를 계획하고 입수 한 후 급격하게 떨어지는 절벽이 끝나는 지점에서 완만한 모래구간을 만나 조금 더 깊은 곳을 향하다 보니 처음 보는 낯선 환경과 마주치게 되었다. 보통 커다란 연산호가 많이 보이는 곳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백색의 긴가지해송 한그루가 육지 소나무와 달리 북쪽을 향해 가지를 뻗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지 끝 아래쪽에는 한 무더기의 붉은색 수지맨드라미가 화단으로 꾸민 듯 곱게 자라고 있어 단번에 눈길이 같다. 처음 가본 곳은 아니지만 처음 보는 구도가 펼쳐졌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볼 수도 있으나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심해의 세계로 이어주는 비밀통로, 아니 준비되지 않은 자의 출입을 막는 좁은 문같이 느껴졌다.

그런가 하면 결혼이나 여러 사랑관련 기억을 되살리고 싶은 날 누군가 일부러 꾸며놓은 아름다운 아치 같아 이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기에도 아주 좋아 보였다. 아치형태의 바닥은 모래로 이루어져 모델 잡는데 생태에 끼치는 영향이 덜 할 것 같아 더욱 마음에 든다. 다시 말해 자연적으로 생긴 아주 보기 드문, 처음대하는 앵글이 분명하며 수중사진에 명소로 자리 잡을 것 같다. 다만 이런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더욱 멋있어질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자연의 법칙이 알아서 하리라 본다. 그러나 경험상으로 볼 때 수중사진가나 다이버의 무분별한, 어선의 닻이나 통발 같은 무자비함이, 그리고 관광잠수정의 무리한 운항 등으로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잘 보존된다면 하나의 볼거리에서 신비한 꽃 대궐로 변할 수 도 있으며, 이를 잘 표현한 수중사진으로 그리고 아름다운 다이버들의 가슴에 많이 담겨졌으면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