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스의 스쿠버이야기 (울진 씨워드하우스에서 진짜 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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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스의 스쿠버이야기 (울진 씨워드하우스에서 진짜 보물찾기)
  • 수중세계
  • 승인 2020.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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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아네스 _ PADI 마스터 인스트럭터, 프리다이빙 강사

∷∷∷ 수색과 인양. 남의 일인 줄 알았다. 때는 바야흐로 3주전, 오랜만에 강사들끼리 펀 다이빙을 즐기자며 모인 울진 씨워드 스쿠바하우스. 사장님과 인연도 인연이지만, 사장님의 경영철학에 따라 소수인원제로 진행하고(다이빙리조트에서 소수인원제라니!!! 정말 획기적이다!) 오랜만에 좀 큰 난파선도 구경하고 싶어서 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하나 둘 멤버가 모인다. 강사만 7명인 기하학적인 모임. 요즘 들어 왜 이리 강사들이 신나서 다이빙하는지 각자 멋진 나만의 장비와 촬영도구들을 뽐내며 숙영정갈 준비를 마쳤다. 사장님께서 흘리듯 한마디 "오늘 물이 많이 가는데 강사들이라 괜찮겠지?"

 


우리는 이 말을 심도 깊게, 그리고 진지하게 들었어야했지만 강사들인데 괜찮다며 신나게 장비를 실었다. 밖은 좀 더워서 드라이슈트를 얼른 입고 찬물을 끼얹은 다음 항으로 이동해 배에 탑승했다. 숙영정은 배 위에 커다란 정글짐 같은 어초가 올려져있어, 안쪽에 볼락 떼가 항상 상주해 있다. 그리고 배 안쪽은 크게 터놓은 상태라 초보자도 쉽게 난파선 탐험을 즐길 수 있게 되어있고 하강라인도 있어서 신나게 내려갔다가 올려오면 되는 쉬운 코스다. 요즘엔 그 놈의 채집하는 사람들이 죄다 뜯어가는 바람에 좀 휑하지만 예전엔 멍게도 예쁘게 달려있었고, 해삼이나 여러 생물들이 그득그득한 예쁜 곳이었다.

각설하고 숙영정 입수를 준비하려고 입수지점을 바라보는데... 이게 웬걸?? 진짜 물이 계곡 같이 흐르고 있었다. 헐... 하지만 강사들이니까 다들 괜찮겠지 싶어서 일단 입수 시작. 열심히 팔운동을 하면서 숙영정에 다다르니 조류가 하나도 없었다. 와우 이렇게 좋을 줄이야. 시야가 좀 아쉽긴 했지만 ‘원래 난파선은 침침한 맛으로 다니는 거니까 신나게 돌아다녀볼까?’ 싶어 버디와 수신호를 나누는 순간, 다급한 핀킥과 함께 강사님 한분이 다가와 수신호를 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내려와, 없어, 봤니?”

처음에는 무슨 소린가? 하며 머리를 굴리는 순간 스쳐 지나가듯 번쩍였다. 분명 있어야할 자리에 없는 카메라. 그 커다란 카메라가 강사님한테 없었다. 와우. 저게 얼마짜린데? 그걸 어떻게 잃어버렸지? 언제?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강사님의 버디를 내가 맡고 그 분은 카메라를 찾으러 사라지셨다. 일단, 다이버가 우선이니 나는 슬슬 배 주변을 돌면서 영상도 찍고, 둘러보다 상승했다. 나중에 올라온 그 강사님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못 찾은 듯했다.

 

‘그래, 두 번째도 가보자.’ 멤버가 꾸려졌고, 수색방향도 사장님의 노하우를 듬뿍 담아 정해졌다. 남은 것은 찾는 것뿐. 스쿠터는 돌아다니며 광범위한 수색을 하기로 했고, 나머지 다이버들은 조류의 흐름에 따라 진행해 보기로 했다. 혹시라도 찾았을 때 영상을 담기 위해서 고프로도 두 대 같이 진행하기로 했지만 결과는 처참 그 자체였다. 방금 전까지 같이 찾고 있던 다른 강사님의 라이트가 출수 순간에 순식간에 사라진 것. 이제 저 숙영정엔 2000만원이 들어있다. 줍는 사람은 보물을 캐내듯 1600만원짜리 카메라 최고급 기종 세트와 400만원짜리 비디오라이트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공약도 제법 남발했다. 10%를 준다, 다이브컴퓨터를 주겠다는 둥 많은 말이 오고가며 대게를 먹었지만 남은 것은 씁쓸함 뿐….

다음날, 혼자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시야는 3-4미터, 깊이는 30여 미터. 내가 정말 작정하고 수색한다 하더라도 버디는 있어야 하고, 최대 20분정도 수색이 가능하다. 수색범위는 약 반경 20여 미터, 숙영정 북쪽 어딘가. 조류는 지속적으로 북으로 흐르고 있었고 내가 선택한 수색패턴은 지그재그였다. 첫 지그재그는 DPV와 함께 남에서 북으로, 동에서 서로 가는 패턴이다. 숙영정 북쪽 끝자락에서 시작해본다. 일단 북으로 쭉 가다보면 커다란 강제어초가 나오기 때문에 끝은 그쯤으로 정하고 가본다. 하지만 점점 NDL은 다가오고 공기도 점점 줄어들어가는 때… 아무리 찾아도 나오질 않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가는 순간!!!

카메라를 찾았다.
그때의 그 희열.
오~ 역시 수색과 인양은 찾는데 있었지.

마지막으로 남은 건 비디오라이트뿐. 영상말미에 잠시 찍힌 것으로 보아 잃어버린 지점은 분명 첫 번째 수색 때 출수 지점이었다. 난 그때 분명 계속 북으로 북으로 진행하며 일렬횡대로 갔었기 때문에 대충 어디쯤인지 유추가 가능했다. 다만 그 지점이 북쪽어초 너머인지 아닌지가 가늠이 안 되었을 뿐. 이번엔 직선항법으로 훑어보기로 했다. 눈에 익은 지형이 나오고 나서 옳다구나!! 여기 어디쯤에 있겠구나! 하는 순간 보이는 비디오라이트! 신나게 2000만원어치 보물을 찾았고 기증타임을 가졌다. 덕분에 고기도 실컷 먹고, 다이빙비도 무료로 받는 행운을 누렸지만 만약 내가 나침반을 보면서 계획한 다이빙이 아니었다면, 수색패턴을 신경 쓰지 않았다면, 버디와 함께 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 두 물건은 영영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이빙을 할 때 모두 중성부력과 핀킥이 최고라고 이야기하고 많이 신경 쓰지만 나침반과 DSMB, 그리고 수색패턴 등을 어느 정도 공부하고 숙지하지 않고 있다면 다른 돌발 상황에서 대처하기 힘들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본인의 나침반만 보고 버디와 함께 가지 않아 혼자 낙오된 분도 있었고, SMB를 쏘아 올리는 과정에서 릴에 몸이 감겨 올라가는 일도 보았다. 나 같은 경우 펀다이빙이니까, 라고 생각하여 SMB를 안가지고 오는 바람에 수색에 집중하지 못하고 버디만 신경 쓰는 다이빙도 했다. 돌발 상황은 언제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므로 항상 선장님의 브리핑에 귀 기울이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정말 좋았던 점은 비록 6회 다이빙을 모두 숙영정에서만 했지만 난파선 근처에도 멋진 포인트가 많았다는 점. 만약 난파선다이빙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도전해 볼만한 6회 다이빙이었다. 예전 코론을 가서도, 강릉에서도 항상 난파선 포인트를 가면 1회만 다녀오고 또 그 주위를 둘러볼 생각은 안했는데 이번 기회로 오히려 그 주변엔 더 볼거리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오게 되었다. 아귀가 지천에 널려있고 광어가 성게처럼 널어져 있고, 중간 중간 우리처럼 잘못해서 놓친 다이빙장비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고프로, 마스크 등등) 또 어떻게 보면 아예 다이버들조차 잘 가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수중환경이 더 아름다운 곳도 있었다. 이번 기회로 나와 같이 하는 모든 다이버들은 내가 느낀 이 감정처럼 다이빙동안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활동들을 많이 기획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침반은 이제 내 영혼의 동반자! 컴퓨터보다 소중히 가지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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