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반도 작은 어촌마을 다합블루홀에서의 COVID19 이후 첫 프리다이빙 대회[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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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나이반도 작은 어촌마을 다합블루홀에서의 COVID19 이후 첫 프리다이빙 대회[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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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3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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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1/02, 194호] 김선영 프리다이빙

글 김선영_프리다이빙 한국 여자 기록 17회 갱신(AIDA&CMAS대회) & AIDA, PADI freediving instructor
사진 Yolande Pauwels

∷∷∷ COVID19. 이집트 시나이반도 남동쪽의 작은 어촌마을 다합 역시 피해 갈 수 없었다. 약 5개월가량 블루홀 문이 닫혔다. 200여명의 한국인이 거주하던 인구 1만5000명 규모의 작은 마을 다합에 50여명의 한국인만이 남았다. 그것도 잠시, 2020년 12월 후반부터는 조금씩 한국인의 발길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 실정이긴 하다. 당시 블루홀에서 깊은 수심 트레이닝을 하기 위해 다합 프리다이빙 유학(?)길에 오른 이들에게는 더욱더 야속한 상황이었다.

2020년 7월, 드디어 블루홀에 다시 입장할 수 있게 되었다. 현지인 프리다이버 ‘후세인’은 대회 개최 허가를 정부로부터 받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그의 노력의 결실로 2020년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총 5일간 ‘AIDA 다합 압니아 대회’가 블루홀에서 개최되었다. 필자는 2013년 프리다이빙을 시작해 그리스, 터키, 도미니카, 바하마, 프랑스 등지에서 총 16번의 수심 대회에 참가했으나 이집트 다합에서 대회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여행 시작 후 한 곳에 1년 이상 정착한 후, 우리집 놀이터 같은 곳에서 대회가 열리니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선수로 대회에 참여했으나 앞으로 내가 지낼 곳에서는 어떻게 대회가 진행되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안전 여부도 숙지해 두고 싶은 동기가 더욱 컸다.



다합 블루홀의 대회는 다른 대회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이곳은 다이버들의 성지로 엠블란스는 1년 365일 블루홀 입•출수 입구에 항시 대기하고 있었다. 보통 대회는 플랫폼이나 보트에서 라인을 설치해 대회를 진행한다. 그러나 다합 블루홀에는 보트 진입과 플랫폼 설치가 블루홀 지형 보호를 위해 허용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카운터 웨이트 시스템을 부이(Buoy)에 연결해 대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선수들에게는 보트나 플랫폼이 없는 곳에서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온 유지를 위해 매우 치밀한 입수 시간 계산이 필수이다. 특히나 초가을이 끝나가며 계절이 바뀌기 시작하는 시기에 웜업 시간이 오전 8시쯤으로 이른 오피셜 탑(각자 선수들의 정해진 스타트 시간)을 배정 받은 선수들은 얇은 슈트를 입고 너무 오랜 시간 대기하다, 자칫 체온을 빼앗겨 릴렉스 유지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색적인 풍경은 해안에서 30미터 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리프 옆에서 대회가 진행되었다. 다합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샤름엘 쉐이크만해도 수심 제한은 없지만, 날씨 영향으로 대회가 오후에 진행되고, 때로는 대회가 취소되는 일이 발생한다. 반면, 블루홀은 1년 365일 날씨, 조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 축복받은 곳이다. 블루홀을 멀리서 바라보면 바다에 생긴 싱크홀 지형이 급격하게 깊어지는 탓에 마치 계란 노른자처럼 생긴 중앙은 짙은 푸른색을 띤다. 최대 수심은 92미터를 열어놓았고, 60여 미터 이상AP(타겟 수심 선언)를 한 선수들은 대회 중 ‘아치’라고 불리는 터널 감상을 하고 올라올 수 있는 특별한 곳이기도 했다.
 

 

 

 

또한, 아름다운 산호들과 물고기들, 무수히 많은 스노클링을 하고 있는 관광객, 스쿠버다이버 틈 속에서 대회가 치러지고 있었다. 그래서 다합 블루홀 대회 세이프티에는 스노클러들을 담당하는 세이프티 다이버가 따로 있었다. 특별히 이집션과 대화가 가능한 현지인 프리다이버 ‘밀리기’라는 친구가 대회장을 호위하며 이집션 관광객들에게 대회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을 하며 방해꾼이 아닌 관람객으로 돌아서게 설득시키는 일을 자원해주고 있었다. 늘 유머감각을 잊지 않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커피 숍 사장님, 바리스타이자 현지인 다이버인 이 친구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다합에서 열렸던 ‘프로 세이프티 교육’을 함께 받았던 이태리 프리다이버인 ‘로베르토’가 세이프티 팀장을 맡았다. 그는 투철한 사명감까지 더해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오리엔테이션에서 브리핑을 해주어 안정감이 더해졌다.
 


한국에서도 ‘프리다이버를 위한 응급처치 교육’을 담당했던 영국의 크로스랜드 부부 중 부인 ‘캐써린’이 메딕팀으로, 체크인 장소인 ‘구 아쿠아 마리나’ 레스토랑에 상주하고 있어주어 든든함이 느껴졌다. 프리다이버들의 장비를 보관해주던 알리와 모하메드가 이끄는 아쿠아 마리나 레스토랑이 부득이하게 코로나시기에 장소를 이동하게 되었다. 다이빙 중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응급처치키트를 들고 한 걸음에 달려오며 여러모로 프리다이버들에게 도움을 주는 고마운 레스토랑이었다. 의리의 프리다이버들은 여전히 알리, 모하메드와의 우정을 위하여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들의 레스토랑을 찾아주고 있었다.

 

 

 

 

 


대회 기간에도 그 곳에서 준비를 마치고 대회장으로 걸어오기는 마찬가지였다. 눈에 띄던 선수로는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몰디브에서 2달 전부터 이곳에서 트레이닝 하던 최초의 몰디브 선수가 있었다. 그리고 스위스의 기록을 갱신하고 기뻐하던 스위스 남,여 선수, 이집트의 CNF 남자 국가 기록 갱신을 위해 경쟁하던 두 선수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세이프티 다이버의 터치’ 사유로 화이트 카드가 레드카드로 바뀐 웃지 못 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너무 간절히 응원한 마음이 지나친 나머지, 같은 나라 세이프티 다이버 친구가 다이빙을 잘 마치고 올라온 절친한 친구인 선수를 심판의 판단이 나오기 전에 와락 껴안아 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는 필자를 포함해 한국인은 여전사 3인만이 참가했다. 먼 여정에 같은 뜻을 가진 이가 있다는 것은 참 든든한 일이다. 한 건물에 살고 있던 우리 셋은 트레이닝은 각자 따로 바다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회 신청 후, 떨리고 복잡해지는 심경 다스리기 트레이닝은 함께 했다. 다합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타들어가는 촛불을 바라보며 루프탑에서 티타임을 가지며 말이다. 함께 로그북을 공유하기도 하고 본인의 비슷한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또, 기분 전환을 위해 해질 무렵, 가볍게 사이클링을 하기도 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필자가 진행하는 선셋 요가 수업에도 모두 함께 했다. 수련이 끝나면 해변을 함께 걸으며 쥬스샵에서 레몬 민트 바질 쥬스잔을 부딪히며 기를 모아가기도 했다.

대회가 끝나고 여전사 셋은 아쿠아 마리나에서 지나 온 여정을 떠올리며 힘들고도 뿌듯했던 이야기를 나누다 잔잔한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대회가 마무리 되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다른 도약을 기약하는 뭉클한 시간이었다. 우리 셋은 세 마리의 배추흰나비가 번데기에서 아름다운 나비로 깨어 나오는 부화과정을 거친 듯 했다. 이를 통해 다이빙 뿐 만이 아니라 인생에서도 많이 성장한 듯 해 보였다. 중간에 포기하기도 쉬운 다 큰 어른의 대회 도전기는 지나고 나면 우리의 인생을 토실토실 살찌우게 해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렇게 이집트 시나이반도 작은 어촌마을 다합 블루홀에서, COVID19 이후 첫 프리다이빙 대회는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끝이 났다. 그리고 클로징 세러모니에서 모두가 자축하며 하나 되는 자리가 이어졌다.

최근에 블루홀 입장료를 징수하기 시작하면서, 블루홀 입구에 입, 출수에 편리한 계단과 정체불명의 제티(Jetty해상 토목 구조물)를 설치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부디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 블루홀 그리고 우리의 자연이 보존되어 후손들에게 잘 물려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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