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겨울 동해 [2020 11/12, 193호] 참복의 투어스케치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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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겨울 동해 [2020 11/12, 193호] 참복의 투어스케치 40
  • 수중세계
  • 승인 2021.02.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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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박정권

 

∷∷∷ 필자가 작년 이즈음 시작된 코로나가 이토록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을 줄 몰랐으며, 그 여파는 우리네 삶 여기저기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전세계 모두가 힘든 나날의 길 위에 있다. 하루빨리 바이러스가 퇴치되어, 부디 예전의 삶의 균형 잡힌 리듬을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만 가득하다. 다이빙 활동에 있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 단계 격상으로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되었다. 이러한 규율은 지키기에 모두가 힘들지만, 누구라 할 것 없이 앞장서서 지켜져야만 이 난국이 개선되어 가는데 강력하게 도움이 되는 방향일 것을 의심치 않는다.

2020년은 해외 투어가 불가능한 탓에 제주를 비롯해서 동해 등지에서 국내 다이빙이 활성화 되었던 해였던 것 같다. 여름 다이빙 시즌이 꽤나 북적였지만,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며 코로나의 기승과 영하권의 한파가 겹쳐지면서 동해안은 또다시 예나 다름없이 인적이 뜸해져 추운 바닷가의 겨울 기온만큼이나 유난히 힘겨움을 피부로 느껴지는 시간이다.

육상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잔뜩 몸을 움츠리게 하다가도 또 며칠씩 위안 삼아 포근한 날이 반복되는 요즈음, 동해의 수중수온과 속세의 어지러움과는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그곳으로 잠시 잠깐씩 여행을 해본다. 지난 겨울의 수온이 10도 내외로 지나쳐갔기 때문에 올겨울은 동해 본래의 수온대를 유지해줄 것인지 못내 궁금하기도 하다.
 

특이한 점은 통상 12월, 또는 빨라도 11월에나 들어서야 산란철을 맞이하는 동해의 터줏대감격인 쥐노래미들의 산란시기가 수온의 영향을 받아 혼란스러웠는지 올해는 초가을부터 여기저기 시작되는가 싶더니 때 이른 늦가을에 절정을 이루었다. 현재 동해의 남부에서 북부까지 온통 산란과 포란, 그리고 서둘러 산란을 마친 개체는 벌써 부화가 이루어진 것이 근 2년간의 특이한 생태적 관찰물이다. 또한 도치들은 동해 북부의 수온이 9도에서 12도로 높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계절을 어떻게 정확히 읽어내는지 낮은 곳으로 산란을 위해 긴 여행 중이고, 또 산란과 포란을 이어가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작년 이맘때의 동해 대왕문어들이 연안으로의 이동 개체수가 다소 작았던 반면에 올겨울은 벌써 동해안 일대에 고르게 관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바다가 살아야 한다는 분명한 이치 앞에서 날로 오염원의 증가와 그에 따른 수온의 변동 등 악조건 속에서 다행스럽게도 필자가 연중 내내 돌아보는 동해 수중의 변화는 아직까지 그리 위험스럽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이만큼의 수질과 기타 환경적 생태의 수준이 유지 또는 개선되어 더 나빠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따름이다.
 


벌써 12월이 마무리되어가는 즈음인데 동해 전반의 30미터권 수온은 12도를 가리키고 있다. 하여 수온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동해의 꽃 섬유세닐 말미잘들은 아직도 기나긴 움츠림의 연속이다. 초여름부터 벌써 5개월여를 마치 곰이 동면이라도 하듯이 잔뜩 움츠려서는 그 오랜 시간을 오로지 시원한 겨울을 그리워만 하고 지내온 것이다. 잠시 수온 약층이라도 지나는 날이면 그야말로 기다렸다는 듯이 온통 기지개를 펴고 하얀 꽃밭세상을 연출해내곤 하지만, 요즘은 그것도 3일 천하로 끝나고 마는 모습들이다.

말미잘이 움츠려들고 암반 골짜기들과 어초들 사이에 숨겨진 폐어구들이 흉물스레 드러날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다소 거칠고 수고스러운 수거 작업에 나서는 마음 착한 다이버님들이 많아졌다. 그것들이 방치된다면 유령어업으로 이어져 의미 없는 수중생물들의 무덤으로 변한 것이고, 또 수중세상을 즐기는 다이버들에게도 잠재적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다이버들이 자주 찾는 포인트 정도에서라도 수량 파악과 안전한 인양계획을 세우고, 조금씩이라도 폐어구가 주를 이루고 있는 수중쓰레기들을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다이빙의 일부 활동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겨울의 절정인 1월에 접어들면 과연 동해의 수온은 한자리수를 보여줄 것 것이지 또 궁금해진다. 다이버에게는 다소 짜릿한 수온으로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하겠지만, 수중생물들로써는 이 겨울이 진정 겨울다운 수온을 보여주는 것이 생태계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산란기가 집중된 이 겨울이 더 풍성해지고 생기가 넘쳐서 또 한해를 수많은 생명들이 노니는 살아있는 진정한 동해의 모습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기원해본다. 항상 즐겁고 안전한 다이빙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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