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앵글을 찾아서 11, 가장 제주다운 제주의 수중세계 서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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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앵글을 찾아서 11, 가장 제주다운 제주의 수중세계 서건도
  • 이선명
  • 승인 2021.03.31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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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도, 번잡스럽지도 않다. 그리고 단순함과도 거리가 멀다.
바위에 손을 대면 용암이 방금 식어 뜨거울 것 같고 파도라도 치면 석공의 망치질이 되어 여기저기 알 수 없는 조각을 남긴다.
서건도의 수중세상에서 제주의 태곳적 숨은 이야기를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듣는다.

 

*외면이라는 장막에 감춰진 보물 같은 서건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서건도라는 존재도 몰랐고 다이빙도 지난해에 처음 해 보았다.
아마도 서귀포 앞바다에 떠있는 섬들에 대한 편애와 타성이 그 원인 같다.

2년 전 가을 서건도를 앞에 두고 있는 다이빙안내점의 초대를 받아 그야말로 물어물어 찾아가보았다. 가끔 비치다이빙을 한다고는 하나 다이빙을 하고플 정도로 눈에 차지 않았다. 다만 일명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매달 보름과 그믐에 바다가 갈라져 관광객이 배를 타지 않고 섬에 오를 수 있고 문어를 비롯한 어패류를 맨손으로 잡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수심도 얕고 해안과 멀지 않기에 해녀들의 주로 활동하는 해역으로 다이빙은 할 수 없는 장소로 알았으나 수중에 동굴도 있고 여러 형태의 바위군 과 아치로 형성되어 있다는 말을 현지 다이버를 통해서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작지만 동굴이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하였고, 코로나로 인해 어떻게든지 국내 다이빙 포인트를 한군데라도 더 발굴하고 소개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기회가 닿을 때 마다 서건도 노래를 부를 정도로 법환리 소재 전문점을 귀찮게 하였지만 일부러 나서기 전에는 기회를 잡기가 힘들었다. 밀려드는 손님을 범섬과 주변 포인트로 안내하기 바쁜데다가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흔히 말하는 산호류가 많이 안 보여 일반손님들의 호응이 그리 크지 않아서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해녀가 작업 할 때가 많기도 하고 거리도 있어 결과적으로 숨은 보석이었지만 애써 외면되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짧지만 동굴이 있다는 점 한가지만으로도 수중사진가에게는 낙점을 받을 수 있어 서둘러 들어 가보았다. 사전에 자세한 정보와 설명을 듣기를 원했으나 정확한 안내를 받기가 힘들었다. 무조건 동굴근처에 입수하여 암반을 따라 진행 하다보면 아치도 만나고 작은 협곡이나 생김새가 특이한 지형을 만나기도 하고 그렇지 못 하는 경우도 있다하여 그만큼 자주 들어가는 장소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서건도 취재로 일반다이버에게 오히려 새로운 포인트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도 고유의 수중환경.

서건도에서의 첫 다이빙을 마치고 가진 소감은 오래전 서귀포 수중환경을 다시 마주하고 있다는 점과 생물학이 아닌 수중 지질학적으로 접근하면 새로운 연구 대상으로 관심을 가질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태곳적 분위기에 현재도 지형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젊은 생태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바위의 표면이 아직은 거칠고, 시루떡의 단면을 보는 듯한 단층과 파도에 의해 작은 구멍으로 시작하여 떨어져나간 돌이 끝없이 회전을 거듭하여 그 크기를 키우고 있는가 하면 이미 완성이 되어 포탄을 맞아 생긴 구덩이가 여기저기 생기고 있었다.

이런 기암괴석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고 산호나 해조류가 아직은 충분히 자리를 잡지 못해 독창적인 수중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심이 얕고 파도로 인해 범섬 주변 수중시야가 불량해도 오히려 이곳은 잘 나올 때가 많아 초보자 실습교육이나 대체장소로 가끔 안내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 어느 곳 못지않게 마음에 드는 매력적인 곳이다.

조류의 영향도 덜하고 차분하게 경관을 즐기며 돌아볼 수 있어 수중 조각공원이 연상되기도 한다. 지난 1년간 몇 번 못 들어가 봐 말로만 듣고 눈으로 직접 확인 못한 경관도 여러 군데 있어 앞으로 한동안 이곳을 찾을 것 같다. 그리고 눈여겨 본 장소에서 모델을 동반 하여 색다른 앵글도 구상하여 실천에 옮겨보고 싶은 희망도 가지게 되었다.

 

 

*나만의 앵글 찾기.

제주도, 특히 서귀포의 수중경관은 화려함과 생물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 그래왔다. 더구나 급격한 환경변화가 오히려 이런 점을 더욱 극대화 시키고 있다.

최근 들어 서귀포 근해에서 잠수를 할 때마다 예전과 많이 변화된 모습을 쉽게 알아차리게 되지만 금세 화려함에 취해 기계적으로 앵글을 들이대고는 한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생소함을 느끼고 진부한 마음까지 생긴다. 아무튼 코로나 덕분인지, 해외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해오던 근성 있는 수중 사진작가가 우리나라, 특히 제주에서 찍은 독특한 앵글의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어 신선함을 던져주고 있으며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이런 작품제작이 가능 하다는 점을 보여줘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왜 그동안 도외시 했을 까라는 후회도 생기고 이런 연유로 바로 코앞에 있었던 서건도 수중세상을 이제야 처음으로 문을 두드리게 된 이유라 하겠다.

서건도 다이빙은 나에게 있어 화려한 과일 바구니에 천혜향, 레드향, 그밖에 이름도 댈 수 없을 정도의 그럴듯한 과일 가운데 숨어있는 고유의 밀감 같은 존재이자 뚝배기에 제재로 끓여서 올린 된장찌개 같은 깊은 맛을 전해주고 있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겠지만 서귀포의 옛 정취와 순수함을 한번쯤 확인해 보겠다면 빠뜨려서는 안 될 명소이다.

수중 사진가에게는 보석 같은 나만의 앵글이 도처에 숨어있는 보물섬 바로 서건도이다.

 

서건도 안내를 도맡아준 타크라&다이브 김성일 대표
서건도 안내를 도맡아준 타크라&다이브 김성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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