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12 193호] 윤혁순, 수컷 붕어 문살 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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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12 193호] 윤혁순, 수컷 붕어 문살 톱
  • 수중세계
  • 승인 2020.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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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문화박물관
글, 사진 윤혁순 다큐멘터리스트
작품 : 월리스라인의 원시 왕국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 방영, 프랑스 Motion pictour 판매, 요르단 MEM 판매, MBC 스페셜 판매
www.youtube.sea school 운영

 

∷∷∷ 한옥에서는 창과 문이 구별이 없는 그냥 창문이다. 그래도 굳이 구별하자면 사람이 드나들면 문이고 그 외 공기와 빛, 바람이 들면 창이다. 집에서 문을 열고 나가고 들어오는 경계에 문이 있는 것이다. 문을 열면 집 밖의 공간을 내다보며 해와 달, 자연을 아름답게 창출하는 심미(深美)도 돋보인다. 또한 한국 전통 조경의 원리인 차경(借景)이다. 그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가장 쉽게 경치를 즐기는 방법이고, 서양과는 정반대이며, 자연을 인간 중심주의 사고에서 자연중심주의 사상으로 정자나 마루에 앉아 창문 등을 그림의 액자 삼아 앞 산의 경치를 빌려(借景) 보았다.

경관을 빌려 쓰는 것이니 집 밖에 있는 경관을 직접 찾아가 즐기거나 집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았다. 그저 집안에서 조망으로 즐기는 것이다. 선조들은 집에 앉아서 창과 문을 여닫을 때마다 수없이 다양하게 변하는 풍경을 만들어 보는 놀이를 즐겼다. 그리고 한국의 문은 중국의 문처럼 현란하거나 과하지 않으며, 일본처럼 단조로움과 형식적이지 않아서 언제 보아도 균형미와 수수한 단순미로 볼수록 아름답고 편안하다. 특히 우리 전통 한옥의 창호는 과장과 허식이 없는 소박한 것을 최고로 생각하며 비례와 균형, 그리고 벽이나 집 주변 환경 전체와의 조화를 중시했다. 그래서 한옥에서 창문은 사람의 얼굴처럼 집의 표정이 된다.

문을 통하여 사람만 드나드는 것이 아니다. 공기와 빛이 그리고 귀신과 길흉 화복이 함께 드나든다고 믿는 것 이다. 창문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띠살문, 정자살문, 장지문 등으로 이런 문에는 문살무늬는 더욱 다채롭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오롯이 목수의 손에서 가는 나무를 꿰어 맞추어 서로 물리게 하여 가벼우면서 튼튼하다. 문살의 무늬 종류만도 수십 가지이다. 숫대살 무늬, 빗살무늬, 세살무늬, 완자살무늬, 아자살무늬, 등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지를 발라서 보온은 물론이고 방안에서는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효과와 달빛이 만들어 주는 나뭇가지나 대나무의 그림자는 한 폭의 수묵화이다. 또한 한지는 소리를 그대로 음향적으로 투과시켜서 귀뚜라미, 매미 소리 등 처마의 낙수소리, 새 울음소리들까지 들려주어 더욱 자연과 함께 하는 또 다른 멋스러움을 만들어 낸다. 유리 문화와는 전혀 다른 문화이다.

자연과 소통하던 이런 소중한 문을 만들어 내는 소목장들의 쟁기는 하나하나 모두 자신들이 만들어 사용하며, 대물림되는 것은 기술만이 아닌 것이다. 쟁기 하나에도 의미와 상징을 넣어 문의 소중함과 함께 한 것이다. 붕어 문살 톱은 암‧수 붕어톱이 있으며 물속에 사는 붕어로부터 건축물의 화재를 막아주고 알을 많이 낳는 연유로 다산을 기원해 주었을 것이다. 이제는 문을 만들던 소목장 장인들이 대부분 사라져 암‧수 붕어톱의 사용 용도와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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