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깊은 곳, 빛 가운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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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깊은 곳, 빛 가운데로
  • 수중세계
  • 승인 2021.06.0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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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국내 특집

어두운 밤에도 바다는 결코 잠들지 않았다.
검은바다를 곧게 뚫고 나가는 불빛은 마치
바다를 숨 쉬게 하는 혈관같이 보였다.
알 수 없는 수많은 입자는 끊임없이
바다에게 생명을 공급하는 유기물이자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하얀 백혈구이리라.
하나의 커다란 하나의 유기체인 바다의
구성원인 가장 작은 세포를 찾아
혈류에 몸을 맡긴 채 빛의 향연에
낯선 손님을 향해 무작정 초대장을
띄워 보았다.

The other side of Midnight Diving
WHITE WATER


바다의 혈류를 투영하다.

오래전부터 생각은 있었지만 실천에 옮기기를 미뤄오다 드디어 깊은 밤 깊은 곳을 찾아 빛의 축제를 펼쳐보았다. 일명 Blackwater Diving으로 다른 나라에서 여러 차례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어 보았다고 자평하고 싶다.

우주유영 (Phronima sedentaria 류) 사진_양승철
우주유영 (Phronima sedentaria 류) 사진_양승철


우선 우리나라에서 팔라우나 하와이, 그리고 필리핀 아닐라오 같은 수중환경을 찾기 힘들어, 아는 한 서귀포 문섬의 절벽구간이 그나마 급하게 70m 수심까지 떨어지고 잘 아는 지역에 수중생물상도 풍부하여 벌써부터 점찍어 놓았었다. 애초에는 달이 없는 사리에 밤의 생활상이 제대로 가동하는 일몰 후 3시간 뒤로 입수시간을 잡았었다. 조명등 설치도 절벽구간에 최소한 10개 이상을 밝혀 보려 하였다. 그런가 하면 오징어잡이 배를 동원해볼 생각도 있었으나 수중투명도가 이에 미치지 못할 것 같은데다가 안전이나 경비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포기하였다.

다른 하나는 여러 명의 수중사진가를 초대하여 아주 거창한 시도를 꿈꿨으나 이나마 코로나 사태로 물 건너가게 되었고, 경험과 결과물이 많은 작가를 주축으로 사전 세미나와 슬라이드 쇼도 겸하려 했으나 행사 직전에 일정이 맞지 않아 불발되기도 하였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지에 매달려 진행하려 하니 어려움이 많았으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위드빔의 강태욱 대표가 적극적으로 조명장치 제공과 자문을 해줘 힘을 얻었고, 블랙워터 다이빙 경험이 많은 양승철 작가가 주축이 돼 주겠다하여 어렵사리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이에 더하여 NAUI 박창수 CD가 운항하는 은성호가 다이빙진행과 안전을 맡아줘 그 첫 도전을 무사히 마치기에 이르렀다.

NAUI 박창수 CD가 운항하는 은성호
NAUI 박창수 CD가 운항하는 은성호

 

위드빔의 강태욱 대표가 적극적으로 조명장치 제공과 자문을 해주었다.
위드빔의 강태욱 대표가 적극적으로 조명장치 제공과 자문을 해주었다.

 

무모하거나 결과가 미비할지언정 가능성이라도 타진해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준비를 하다 보니 우선 안전에 중점을 두어 물때를 조금에다 정조 시간에 맞췄고 가능한 일몰 후 몇 시간이라도 지난 후 입수를 할 수 있는 날을 찾았다. 조명장치도 직벽구간 수심 20미터에서 5미터에 걸쳐 설치하려던 계획을 당일 의견을 모아 경사구간으로 급하게 변경하기도 하였다. 경사구간 수심 40미터지점에 더 깊은 곳을 향해 유인용 조명등, 그리고 다시 촬영장소로 관심을 보이게 만들기 위한 유도등 격으로 25미터 지점에 한곳, 그리고 주요촬영지로 삼은 15미터 구간에 나머지 조명등을 설치하기로 하였다.

마침 바다는 잔잔하였고 달빛도 사선으로 들어와 크게 영향이 없었다. 원래는 안전관리 다이버가 미리 들어가 조명등을 설치해 밝혀놓고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촬영에 임하려 했으나 동시에 들어가 함께 조명등을 거치하고 바로 촬영에 임했다. 조명등이 여기저기에서 곧게 뻗어나가는 모습이 한밤중 공습경보에 적기를 찾기 위한 서치라이트 같이 느껴졌다. 그래도 바로 어미를 밝히기 어려운 물고기 유생들이 조명 가까이 몰려들었다. 움직임이 너무 빨라 도저히 사진에 담아내기 힘들어 다른 생물을 찾아 다시 시도하고 포기하기를 여러 번 하니 시간이 그야말로 유수같이 지나가버렸다.

(Phronima sedentaria 류) 사진 _ 박찬용
(Phronima sedentaria 류) 사진 _ 박찬용

 

사진 _ 박찬용
사진 _ 박찬용

 

다른 다이버들은 신경 쓸 겨를도 없어 많이 아쉽지만 상승신호를 보내고 바로 조명등을 회수해 배로 올라 왔다. 그나마 갑오징어 치어와 분간이 어려운 몇 가지 생물을 찍었으나 초점도 나갔고 정말 엉망으로 허둥대다 만 것 같아 실망감이 앞섰다. 하지만 피사체에 대한 가능성은 충분함을 바로 느낄 수 있었으며 소기의 성과는 이뤄냈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조명등 설치방법과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바로 다음기회에 수정과 보강이 가능한 점이라 또 다른 욕심과 희망도 보였다.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바다에 맞는 그리고 쉽게 시도 할 수 있는 다이빙 방법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며 애초에 기대했던 특화된 다이빙 상품개발에 대한 길도 열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도 큰 성과라 하겠다. 함께 했던 작가와 진행요원도 같은 생각을 피력할 정도로 흥미만점의 뜻 깊고 유익한 다이빙
으로 받아들였다.
 

블랙워터 다이빙의 특징으로 설치조명등을 백 라이팅의 효과로 이용 할 수도 있다. 사진 _ 이선명
블랙워터 다이빙의 특징으로 설치조명등을 백 라이팅의 효과로 이용 할 수도 있다. 사진 _ 이선명

 

갑오징어가 웃는 듯한 모습으로 촬영되었다. 같은 오징어라도 먹이사냥을 위해 과감하게 빛의 언저리부분으로 진출 하는 장면 촬영은 블랙워터 다이빙에서 좀 더 손 쉽게 찍을 수 있다. 사진 _ 이선명
갑오징어가 웃는 듯한 모습으로 촬영되었다. 같은 오징어라도 먹이사냥을 위해 과감하게 빛의 언저리부분으로 진출 하는 장면 촬영은 블랙워터 다이빙에서 좀 더 손 쉽게 찍을 수 있다. 사진 _ 이선명

 

(Sagitta sp 류)  사진 _ 이선명
(Sagitta sp 류) 사진 _ 이선명

 

(Sagitta sp 류)  사진 _ 이선명
(Sagitta sp 류) 사진 _ 이선명

 

잡지 발간시점을 미루면서까지 시도한 보람이 충분함을 느끼며 다음에는 문섬에서 시작하여 섶섬이나 범섬 방향으로 표류하며, 같은 다이빙을 시도해볼 계획도 세웠다. 기대가 많이 된다.
이웃나라 일본인 경우 이런 다이빙만 만회 넘게 한 다이버도 있고 이런 작가를 따로 전문 기획사가 작품과 사진에 대한 저작권과 강의를 관리 해주고 있다. 여러명의 수중생물 학자가 이런 전문작가에게 그야말로 줄을 대어 동정보고나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전문 서적과 도감이 수십 종에 달한다. 물론 관련논문은 더욱더 많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팔라우에서 틈틈이 Blackwater 다이빙으로 찍은 사진만으로 책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다이버도 알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수 도 있다고 우리나라 학자들도 앞으로 이 분야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이런 다이빙에 대한 적당한 새로운 명칭까지 결정하여 기사화 하려 했으나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 몇 가지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여 그 답을 독자여러분들께 구하면서 일명 Blackwater 다이빙에 대한 보고를 마치려고 한다.

Black & Whitewater Diving
어둠과 빛의 경계를 넘나들며 하는 다이빙

Whitewater Diving
Bluewater,(밝은 대낮에 바닥이 안 보이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며 하는 다이빙.)
Blackwater Diving 이란 명칭은 존재하나 엄밀히 따지면 축구나 야구 등
야간경기는 조명을 켜고 어둠을 하얗게 밝히고 하는 경기로서
오히려 Whitewater Diving 더 합당하다고 보는 관점에서

그밖에
White Space Night Diving
Multiple Lighting System Night Diving
Multiple Lighting Supply Night Diving
을 약어로 MLS Night Diving.
국어로는 다중조명공급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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