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3/04 189호] 김선영 프리다이빙, (영국의 쿤달리니 요가 강사, 프리다이빙 월드 챔피언인 Sara Campbell 과 함께 한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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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3/04 189호] 김선영 프리다이빙, (영국의 쿤달리니 요가 강사, 프리다이빙 월드 챔피언인 Sara Campbell 과 함께 한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여행)
  • 김선영
  • 승인 2020.03.31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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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김선영
김선영_프리다이빙 한국 여자 기록 17회 갱신(AIDA&CMAS대회) & AIDA, PADI freediving instructor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프로그램 마지막 날 기념사진 _ Photo by Wendy Timmermans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프로그램 마지막 날 기념사진 _ Photo by Wendy Timmermans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적절한 사람을 만난다고 했던가.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했던, 나의 멘토가 될 것 같았던 느낌을 받았던 사라 캠벨. 이집트 다합에서 그녀와의 만남으로 나의 내면 세계는 한 층 깊은 여행을 하게 되었다.

사라 캠벨(Sara Campbell)은 영국의 쿤달리니 요가 강사이자 프리다이버이다. 그녀는 쿤달리니 요가를 통한 명상과 영적인 접근, 깊은 긴장 이완 수련을 프리다이빙에 적용해 빠른 시간 내에 프리다이빙의 성장 속도를 보였다. 2007년, 프리다이빙을 배운지 9개월 만에 3차례 세계 수심 기록을 달성했고, 2009년에 1번 더 추가했다. 그러던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고 힘들어하던 중, 숫자를 쫓는 다이빙이 아닌 오직 그녀에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수단으로 프리다이빙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회가 아닌 트레이닝에서 2011년 104m를 단 한 숨으로 다이빙 한 유튜브 비디오는 프리다이빙계에서 유명하다. 알레시아제끼니(AlessiaZechini)가 바하마 버티칼 블루 대회에서 달성한 세계기록과 동일한 기록을 그녀는 6년 전 트레이닝에서 기쁨을 위해 한 것이다. 그리고 2014년 프리다이빙 트레이너가 되었고, 개인 변화 프로그램인 “Discover Your Depths(DYD)”를 창설하게 되었다. 이는 그녀의 철학과 접근방법을 적용해 프리다이빙, 요가, 명상을 통해 각자가 가진 잠재력 능력을 개발하고 개인적 성장을 돕고자 만든 프로그램이다.

1주일 휴가로 온 다합은 15년 째 그녀의 새로운 둥지가 되었고, 이곳을 근간으로 DYD를 통해 국제적으로 가르치며 돌고래와 함께 하는 피정(Retreat), 프리다이빙을 위한 온라인 요가 트레이닝 프로그램, 코칭, 홀리스틱프리다이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라 캠벨 _ Photo by Michael Pitts
사라 캠벨 _ Photo by Michael Pitts

 

평소에 그녀의 요가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지만 번번이 내가 다합에 갔을 때 그녀는 세일링을 떠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와의 만남은 그녀가 가르치고 있는 이집트 다합의 어느 호텔과 연계된 웰빙 센터의 요가 스튜디오에서 나의 첫 요가 강사 커리어가 시작되는 행운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녀의 수업을 처음 들으러 요가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순간, 그녀는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작은 체구에 그러나 무한하게 넓고 커다란 온화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는 “다합에 많은 학생들이 이른 새벽에 이 곳 요가 스튜디오에 찾아와 요가를 배우게 만든 한국인 요가 강사가 있다고 들었어요. 당신이 바로 그 한국인 강사 비앙카죠? 반가워요.”하며 꼭 껴안아 주며 인사를 건넸다. 요가 수업이 끝나고, 가볍게 시작된 짧은 대화 속에서 그녀의 다정다감한 성격과 진실함이 느껴졌다. 요즘 프리다이빙 트레이닝은 어떠냐는 가벼운 질문에 말문이 막힌 나에게 그녀는 커피 마시자는 제의를 했다. 그렇게 처음 본 그녀와 긴 이야기와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다.

블랙아웃 트라우마 극복 과정은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4년 전 겪은 대회에서 BO 사고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나를 따라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계속 외면하려 했다. 2018년 모든 수심 종목의 트레이닝이 BO(blackout, 의식상실), LMC(Loss of motor control, 운동제어능력상실)로 마무리 되었다. 그래서인지 다시 트레이닝을 시작하는 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인도에서 요가트레이닝,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 라스 아부 갈룸에서 혼자 명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드디어 자연스럽게 나의 마음 속 문제와 마주 할 준비가 되어갔다.

 

블루홀에서 사라 캠벨 _ Photo by Michael Pitts
블루홀에서 사라 캠벨 _ Photo by Michael Pitts

 

 

문제는 이것이었다. 정작 BO를 당한 나 자신은 사실 기억을 못하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평온할 뿐이다. 그러나 나로 인해 받게 될 다른 다이버들의 고통이 두려웠다. 혹시라도 성공적인 구조 조치를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죄책감을 느낄 나의 버디 세이프티 다이버, 어색한 상황을 만들어 즐겁고자 하고 있는 다른 이들의 프리다이빙 시간을 내가 망칠까 하는 두려움. 좋은 취지로 대회를 마련했다가 결국엔 부담을 떠안게 될 대회 주최자, 등등 결국엔 실패를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걱정이 큰 걸 보면, 아직도 나에 대한 확신부족과 트라우마를 떨쳐버리지 못한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꿈속에서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올라오는 이 무의식의 세계는 참으로 통제하기 힘든 것이었다. 명상으로도 무엇으로도 할 수 없는 무의식의 세계인 듯했다. 그래서 더욱더 무기력해지고,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을 당시, 마침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것 깨달았고, 그 때 마침 사라 캠벨이 나의 마음을 두드려 주었다. 그리고 사라는 현재 다합에 있는 프리다이버 중 같이 트레이닝 하기에 좋은 버디로 해리(Harry)를 추천해 주었다. 또한 해리는 나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사라 캠벨 코칭을 추천해 주었다. 성장 배경부터 시작해 깊이 파고 들어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접근하는 독특한 스타일의 프리다이빙 코칭을 하고 있다고 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포기하지 않고, 두려움과 마주하려 마음먹은 순간부터 모든 일들이 척척 풀려 나가기 시작했다. 사라가 물 속 트레이닝으로 도와줄 사람으로 추천한 사라와 비슷한 프리다이빙 접근 철학을 가진 해리는, 나와 그리스 칼라마타 프리다이빙 센터에서 함께 일하며 4년 전부터 함께 알던 믿음직스럽고 기본 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다이빙하는 영국의 챔피언 다이버 친구였다. 그는 자신의 학생들과의 빡빡한 코칭 세션일정으로 나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나의 상황을 익히 잘 알고 있었던 그는 거기에 사라의 도움까지 더해져 결국 어렵게 나의 10세션의 트레이닝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아주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10세션의 여정이었다.

 

사라 캠벨 104m 다이빙 후_ Photo by Jacques de Vos
사라 캠벨 104m 다이빙 후_ Photo by Jacques de Vos

 

약간은 예상했던 일들이 트레이닝이 진행되는 동안 차례대로 일어나기 시작했고, 그 상황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나 둘씩 잘 해나가기 시작했다. 아름답기도 하고, 때로는 피곤하고 지칠 때, 도망가지 못하게 만들어놓은 이 세팅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래서 조력자로서도 코치가 필요한 듯하다.

 

<사라와의 프라이빗 코칭 세션>

드디어 해리와 해양 세션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사라와의 첫 번째 프라이빗코칭세션이 이루어졌다. 이는 나의 성장배경, 식습관, 명상, 요가, 프리다이빙 패턴 등등 11장의 긴 양식지를 며칠 전부터 작성 후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트레이닝으로 인해 극도로 행복감을 감추지 못하고, FIM(Free Immersion, 핀 없이 줄을 잡고 하강하는 종목)의 새로운 테크닉을 해리에게 배운 것을 자랑하며 기뻐하고 있었다. 사라는 여기부터 바로 잡기 시작했다. 나에게 극도로 기뻐하거나 실망하는 감정적 변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걸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그냥 내가 가진 본성이거니 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거기서 오는 것이었다.

걱정을 많이 하고 끙끙 앓던 중 그 일이 해결되면, 극도로 자신감이 넘쳐,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BO의 원인과도 연결이 되었던 것이다. 나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마음 교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좀 더 기뻐하되 그냥 바라보기로 했다. 다음 날 부이(Buoy, 다이버가 있음을 표시해주는 부표)에서 훨씬 더 편해진 다이빙 기분을 느꼈지만, 극도의 표현은 자제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점점 나의 감정을 추스르려는 연습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극도로 행복감을 나타내지 않는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실망감도 나타나지 않기를 기대해 보았다.

그렇게 며칠 동안 부이에 올라와 다이빙을 마친 나의 기분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었다. 나는 매일 1시간씩 명상을 하고 있었다. 사라는 다행이 알아차리기가 잘되고 있다고 하며, 중립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쿤달리니 명상법을 알려주었다. “와해 구루” 만트라를 칼로 자르듯이 입으로 반복하며, 감정을 떨쳐내는 명상법이었다.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프로그램 사라캠벨 코칭 모습 _ Photo by Wendy Timmermans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프로그램 사라캠벨 코칭 모습 _ Photo by Wendy Timmermans

 

그러나 그걸 왜 잘못 기억했는지, 나는 “삿타나마”로 10일을 진행했다. 11분부터 시작해 하루에 1분씩 31분까지 늘려나가 40일 동안 이어가는 방식이었다. 기존에 해오던 명상법과 병행하면 부작용이 있을까 우려했지만, 일단 해보고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지켜보기로 하고 시작했다. 물론 두 명상법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님을 나중에 깨달았지만, 그 또한 나에게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매일 주어지는 24시간 중 약간의 시간을 할애하여 과거의 잘못된 패턴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나의 노력을 기울이는 내 자신이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좀 더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마음가짐의 노력을 일상에서 더욱 자주 느끼게 되었다.

 

 

<해리와의 해양 트레이닝>

해리와의 해양 트레이닝은 마침내 FIM 55미터, 58미터 다이빙 세션에 다다르기 시작하며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바로 지난 FIM 61미터의 BO기억. 해리가 다음 세션에 61미터를 제안할까 미리 두려워하고 있는 나의 모습과 61미터 다이빙을 두려워하며 도망갈 합리적인 이유를 열심히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난 이미 행복하니 여기서 멈출래.’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마음속에서 들리기도 했다. 바로 이 순간이 두려워 트레이닝 시작하기를 망설이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나는 계속 60미터에 머물며 안정감만을 느끼며 다이빙을 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이를 털고 한 번 더 발전하는 다이버가 될 것인가. 이번 다이빙이 내 인생 마지막 다이빙은 아니지만, 4년 동안 해온 것처럼 계속 물러나고 싶지도 않았다.

곧 있을 EBS세계테마기행 촬영 일정으로 인해 그리스로 떠날 날이 곧 다가오고 있었다. 나의 마지막 결정을 내릴 시간이 왔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드디어 용기 낼 기회를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엔 58미터 이후 59.7미터, 그리고 60.7미터… 대체 이게 무슨 숫자인지 점점 숫자 계산이 흐려지면서, 숫자 감각이 사라지고, 이 61이라는 두려움의 숫자 또한 아무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약간의 숫자 속임수의 지혜를 써서 마침내 FIM 61미터를 2분 40초라는 다이빙 타임으로 마지막 세션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많은 가능성을 내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퀄라이징(귀 압력평형)도 충분하고, 몸이 피로 하지도 않고, 저산소증 문제도 아직 먼 듯했다.

그리고 예전에 깨우치지 못한 새로운 FIM의 기술도 깨우쳤다. 프리이머젼의 줄 당기는 효율적인 기술, 어깨와 오른 쪽 무릎을 줄과 정열 시킴으로써, 눈에서 새는 공기(눈에서 새는 공기가 점점 커져 이퀄라이징하는데 쓰이는 공기의 손실이 큰 문제점을 안고 있는 중이다.)를 막을 수 있도록 눈 감기 전략. 오른손으로 줄을 살짝 만지는 프리폴의 새로운 자세, 오른 손으로 줄에 감겨 있는 테이핑의 느낌을 느끼며 자연스러운 턴 준비를 하는 새로운 전략을 배웠다.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프로그램 _ Photo by Livio Fakeye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프로그램 _ Photo by Livio Fakeye

 

그리고 FIM 종목의 트레이닝으로 인하여 더욱더 편해진 물과의 교감을 살려 나의 저산소증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이 정도 발전이라면 내가 욕심으로 인한 도전이 아닌 이유 있는 합리적인 근거에 바탕을 둔 도전이라 결과와 상관없이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드디어 혹시라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감수할 마음의 여유가 생겨 있었다. 가장 큰 발전이었다.

인생은 우주의 무한한 가능성과 삶과 죽음 그리고 환생을 통해 돌고 도는 것이라는 진리를 명상을 통해 마음에 새기던 중이었다. 그러면서 그 어떠한 사건도 일생일대의 큰 사건으로 다가오지 않기 시작했고, 이 또한 모두 일어날 수 있고 사라질 수 있는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과 중립적인 마음이 견고하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었으나, 이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일어날 용기를 불어넣어준 많은 친구들이 너무 고마웠다. 나도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 본 계기가 되었다.

사라 캠벨의 요가 수업 _ Photo by Livio Fakeye
사라 캠벨의 요가 수업 _ Photo by Livio Fakeye
사라 캠벨의 요가 수업 _ Photo by Livio Fakeye
사라 캠벨의 요가 수업 _ Photo by Livio Fakeye
사라 캠벨의 요가 수업 _ Photo by Livio Fakeye
사라 캠벨의 요가 수업 _ Photo by Livio Fakeye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프로그램 레벨1>

이렇게 시작된 사라 캠벨과의 인연은 ”홀리스틱 프리다이빙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몸, 마음, 정신의 주제로 요가와 프리다이빙을 통합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오전에는 요가스튜디오에서 이론수업, 쿤달리니요가 그리고 다양한 쿤달리니 명상수련이 이어졌다. 그리고 오후에는 바다로 옮겨와 프리다이빙이란 도구에 오전에 배운 깨어있음, 알아차림, 자아(Ego)내려놓기 등의 이론, 요가, 명상 수련했던 내용을 적용해갔다.

 

사라와 JP 선생님 그리고 세명의 프로그램 참가자
사라와 JP 선생님 그리고 세명의 프로그램 참가자

 

나는 4년간의 세계여행 중 17개의 세계 프리다이빙대회에 참여했다. 그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나도 모르게 늘 뭔가 기술연습 등 목표를 가지고 바다를 만나고 있던 내 모습을 봤다. 사라의 도움을 받으며 그 모든 생각을 비우고, 단지 바다를 느끼려 노력하게 되었고, 하강하는 동안 내안의 에고가 컸음을 처음으로 알아차렸다. 잔잔한 충격이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내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깨어있지 않는 순간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점점 깨우치기 시작했다. 알아차림. 그 세계는 무한했다. 왜 사라캠벨의 로고와 브랜드 이름이 Discover Your Depth(당신의 깊이를 탐구해보세요.) 라는 이름이 나왔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프리다이빙의 수심세계보다 훨씬 깊은 차원의 수심을 다루는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바다 들어가기 전 브리핑
바다 들어가기 전 브리핑

 

서서히 내안에 또 다른 자아가 자리 잡고 앉아 나를 판단하기 시작했다. 순간순간 어떠한 상황을 마주할 때, 어떻게 대응할지 반응하기 전에 생각하는 시간이 생겼다. 그리고 5살짜리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에고가 발동하고 있는지, 아니면 진실 된 나의 자아에서 비롯된 상황인지 늘 나에게 묻게 되었다.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사고과정”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러면서 나의 마음의 변화를 관찰하게 되었다. 즉, 알아차림이 시작된 것이다.

서울에서 바쁘고 지친 도시일상을 청산하고, 지금은 4년의 세계여행으로 마음의 평화가 지속된 일상 중 마주한 프로그램이었다. 비온 뒤 땅이 굳어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었던 나는 더 이상 먼 과거의 기억을 들추고 싶지 않았다. 전반적인 나의 삶을 돌아보며 한동안 행복하다고 믿고 살아오던 중이었다. 더 깊은 나의 무의식속의 세계까지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다합이라는 바닷가마을에 와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난 것에 대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격에 겨워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라와 이 프로그램의 또 다른 강사 JP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깨우치는 동안 5일의 길고도 짧았던 HF 프로그램레벨1이 끝났다. 그러나 이는 단지 현재수면에 떠있는 상태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익힌 것에 불과했다.

레벨 1 끝나고 클로징 세레모니
레벨 1 끝나고 클로징 세레모니

 

 

 

사막에서 아침 요가
사막에서 아침 요가

 

 

<홀리스틱프리 다이빙프로그램 레벨2>

사라는 레벨1이 끝난 여유로운 일요일, 5명 모두 함께 라구나에 강아지들과 산책하고 수영도 즐기며 브레네 브라운의 취약성과 수치심에 관한 TED강연을 보며 브런치를 먹는 중, "레벨1은 준비단계에 불과했어요."라는 말을 흘렸다. 뭔가 폭풍전야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나의 삶이 평탄하기만 했다면, 지금 내가 이곳까지 흘러오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모든 힘들었던 시간을 덮고 나 스스로 바다와 자연과의 여행으로 힐링되었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 지금의 내가보였다. 그러나 레벨2는 그 힘들었던 최근의 기억을 끄집어 낼 거라는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5~7세 같은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가게 안내했다.

 

사막 캠핑 아침 티타임
사막 캠핑 아침 티타임

 

3일 꼬박 기억하려 노력해도 떠오르는 상처, 충격 받은 기억이 없었다. 이를 떠올려 기록하는 것이 레벨 2 시작 전 숙제였는데 진전이 없었다. 이때부터 다합에서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도 제한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참가생이 자신의 상처받은 충격경험을 공유하고 난 후, 모두에게서 잠시 침묵이 흐르던 순간이 있었다. 뭔지 알 수 없는 감정에서 비롯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내 마음의 문도 개업식을 시작했다.

이렇게 열린 문은 무엇이 쏟아져 나오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마냥 눈물이 계속 흘렀다. 나에게 어린 시절부터 형성 되었던 엄격한 교육방식과 가정환경,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고자 얻어진 허영심과 억압감, 자아 상실감 등이 교차하며 올라온 눈물이었던 듯싶었다. 명상시간 내내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바다세션에서 그 눈물은 계속 흘렀다.

사막 걷기 명상 후 각자 생각 정리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막 걷기 명상 후 각자 생각 정리 시간을 가지고 있다.

 

월러스니콜스(Wallace J. Nichols)의 “블루 마인드” 책에서 “공감과 향수, 책임감, 감사 몇 방울에 물에 대한 사랑 한 큰 술이 합쳐지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게 된다.”라고 한 것처럼 무엇인가가 한 꺼풀 벗겨지고 있는 순간임을 감지했다. 머리로만 이해되는 지적수준의 깨우침이 아닌,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바다와 나의 피부가 만나면서 세포 하나하나까지 깊이 파고드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사물, 사람자연의 존재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바다에 내 몸을 띄워놓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세상에 부끄러움 없이 감추는 것 없이 다들 추고 진실 되게 마주하고 싶은 용기가 올라왔다. 사라, JP선생님, 함께 참가하고 있던 두 아름다운 영혼은 사막하이킹, 캠핑, 사막명상, 요가, 라구나에서의 산책 등을 함께하는 2주의 시간 동안 이 모든 기적을 함께 만들어주고 있었다.

 

사막 석양 명상 photo by JP
사막 석양 명상 photo by JP

 

사막 걷기 명상
사막 걷기 명상
사막 걷기 명상이 끝나고 대화 시간
사막 걷기 명상이 끝나고 대화 시간

 

이렇게 레벨 2가 끝나고 진실 되게 용감하게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는 단지 프리다이빙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인생을 어떻게 진실 되게 살아갈 수 있는지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었던 듯싶다. 이는 바다에서도 진실 되게 나와 바다가 만나게 도와주니 더 나은 프리다이버가 될 수밖에 없는 원리였다.

나의사고, 의식변화를 더욱더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나 자신이 내 다이빙의, 그리고 내 삶의 코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사라는 바다와 나사이의 통역자 역할을 해주었다. 바다는, 또는 자연은 많은 것을 우리에게 주기위해 준비해두고 있지만, 우리는 깨어있지 못한 까닭에 그것을 받지 못 할 때가 많다.

사막 하이킹
사막 하이킹
사막 하이킹 현지인 가이드와 베두인 부자
사막 하이킹 현지인 가이드와 베두인 부자

 

 

이제는 어떻게 트레이닝계획을 세워야하고, 더 나아가 내 삶을 얼마나 사랑으로 보살펴 가야하는지를 배운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나에게 주어진 사랑을 공유할 수 있는 무한한잠재력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서 무한한 사랑과 기쁨 또한 배웠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여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마지막 날의 사람에게 감사마음을 담은 뜨거운 포옹
마지막 날의 사람에게 감사마음을 담은 뜨거운 포옹

 

미국의 뮤지션 린다 론스태트(Linda Ronstadt)는 “우리는 하지 않고는 못 견디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한다. 그것이 그 일을 하는 가장 좋은 이유다.”라고 말했다. 물뽕 맞은 여러분들이여, 바다를 사랑하는 독자여러분도겸손, 항복, 지혜, 진실을 바다, 자연과 함께 만나며 여러분 삶의 깊이를 용기 있게 탐험해 보시길!

 

사막 석양 명상 photo by JP
사막 석양 명상 photo by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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